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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구름다리 산행 코스가이드 | 통영 연화도] 출렁다리 밑으로 옥빛 바다가 춤춘다

월간산
  • 입력 2014.04.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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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험준한 협곡 사이에 세워진 44m 현수교

연화도 출렁다리는 바다를 조망하는 즐거움이 남다른 곳이다.
연화도 출렁다리는 바다를 조망하는 즐거움이 남다른 곳이다.

경남 통영 앞바다의 작은 섬 연화도(蓮花島)는 통영 8경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북쪽에서 보면 한 떨기 연꽃처럼 탐스러운 모습을 간직해 연화도라는 이름을 갖게 된 섬이다. 통영의 섬 가운데 최초로 사람이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살기 좋고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져 있다.

연화도는 동서로 3.5km, 남북으로 1.5km가량의 작은 섬이지만 수려한 해안 풍광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인기가 있다. 특히 봄맞이 트레킹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연화도에는 본촌, 십릿골, 동두 세 개의 마을이 있다. 정기 여객선이 닿는 본촌 포구 뒤편을 나지막한 산줄기가 감싸고 있어 분위기 아늑하다.

섬 최고봉인 연화봉(212.2m)으로 연결된 산줄기를 타고 걸으며 해안 절벽을 가까운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바다와 함께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이야말로 연화도 산행의 백미다. 그런데 몇 해 전 산 위에 구름다리가 개설되며 연화도를 찾는 등산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2011년 말 개통된 이 ‘연화도 출렁다리’는 연화도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다.

출렁다리는 총길이 44m로 일명 ‘돼지목’으로 불리는 험준한 협곡을 잇는 현수교 형식의 시설이다. 이 다리에서 통영 8경 중 하나인 용머리를 볼 수 있어 조망의 즐거움이 크다. 발아래로 펼쳐지는 깎아지른 절벽과 바다의 성난 파도를 감상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연화봉 능선의 억새밭.
연화봉 능선의 억새밭.

연화도 산행은 본촌마을 서쪽 끝의 산길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산로에 설치된 계단을 따라 산으로 오르면 넓은 숲길이 시작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비탈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서면 165m봉 정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주변이 빼곡한 숲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봉우리다. 등산객들이 쉬어가기 좋도록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나무 사이로 본촌마을 포구와 우도 사이의 잔잔한 바다가 펼쳐지며 눈길을 끈다.

계속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직진하다 보면 능선 위에 쉬어가기 좋은 정자 하나가 서 있다. 그 주변에 널찍한 공간이 있어 여러 명이 머물 수 있다. 이 곳에서 보는 연화도 남쪽 망망대해의 조망이 시원스럽다. 계속 이어지는 주능선의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400m쯤 오르면 연화봉 정상에 서게 된다.

바위들이 쌓여 있는 연화봉 정상은 연화도 최고의 전망대라 할 수 있다. 섬 동쪽 끝의 비경인 ‘용머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다. 용머리는 동두마을 부근의 네 개의 바위섬인 ‘네바위’를 포함한 해안절벽 지대의 이름이다. 용머리와 연결된 남쪽 해안에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바위 군상이 펼쳐진다. 연화도 제일의 절경이라 할 수 있다.

정상에서 시작된 지그재그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연화도사 토굴 터와 사명대사 토굴 터 앞을 지난다. 산길을 걸으며 계속 넓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긴 비탈길이 끝나면 주능선 한가운데 5층 석탑이 솟아 있다. 이곳에서 산길은 도로를 건너 계속 주능선을 타고 이어진다. 하지만 석탑 옆을 지나는 포장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서면 보덕암이 나온다. 가파른 연화봉 남쪽 사면에 자리한 이 사찰은 네바위의 절경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연화봉 최고봉에서 본 용머리 일대.
연화봉 최고봉에서 본 용머리 일대.

석탑을 지나 둔덕처럼 넓은 능선을 통과하면 길은 왼쪽의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500m쯤 이동하면 다시 오른쪽으로 산길이 나타난다. 이정표의 방향 표지를 따라 산길로 접어들면 바다가 가까워진다.

해안 절벽을 크게 돌아 다시 고도가 뚝 떨어진 뒤 도로와 다시 만난다. 하지만 산길은 곧바로 건너편의 봉우리로 올라선다. 산길은 점차 험난해지며 바위지대로 올라선다. 경사도 급해지고 좁은 바위 구간의 암릉지대도 있다. 양 옆으로 아찔한 절벽이 형성된 곳에는 계단과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암릉지대를 지난 산길은 아찔한 절벽 사이에 개설한 ‘연화도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허공에 서서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아찔한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다리와 계단을 통과해 118m봉 정상에 오르면 용머리 일대의 조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후 산길은 서서히 아래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급경사로 변한다. 지그재그로 이어진 산길을 타고 동두마을 직전의 도로로 내려서면 실질적인 산행은 끝난다.

연화도 주능선에는 물을 구할 곳이 없어 사전에 충분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5층석탑 남쪽의 보덕암에 잠깐 들러 물을 보충할 수 있다. 본촌에서 동두마을까지 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돌아오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3~4시간 남짓이다. 하지만 배가 다니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급할 것이 없다. 도시락을 준비해 경치 좋은 곳에서 쉬어가며 여유 있게 풍경을 즐기는 것이 좋다. 본촌마을에서 동두마을까지 전체 탐방로의 길이는 약 5km. 돌아오는 포장도로 약 3km를 합하면 총 8km 거리다. 

연화도 개념도
연화도 개념도

교통(지역번호 055)
서울→통영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6회(07:10~00:3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일반 2만1,800원, 우등 3만2,400원, 심야우등 3만5,600원.
통영→여객선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 (644-0017~8) 앞에서 시내버스(도남동, 봉평동 방면)를 이용해 서호동 비치호텔 앞 하차. 여객선터미널까지 도보로 5분 정도 소요.
통영→연화도 여객선터미널(642-0116)에서 1일 5회(06:50, 09:30, 11:00, 13:00, 15:00) 카페리 운항. 1시간 소요. 성인 편도요금 카페리 8,300원.
연화도→통영  1일 5회(08:20, 11:45, 13:20, 15:30, 17:00) 운항. 성수기에는 운항횟수가 늘고 요금도 할증될 수 있다. 사전에 동해해운(641-6181· www.yokjishipping.co.kr)에 문의 필수.

숙식 연화도 본촌마을에 우리민박(642-6717), 화원민박(645-2242), 용머리민박(643-6915) 등 10여 가구가 민박을 친다. 대부분 민박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문의 욕지면사무소(642- 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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