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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시즌 특집 | 서울 북부 4대 명산_북한산 베스트 걷기 길] 소나무 숲과 애국지사 순례… 3월에 걷기 딱 좋은 북한산둘레길

월간산
  • 입력 2016.03.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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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구간, 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 9.5km
소나무숲, 애국지사 묘소 거쳐… 구름전망대 조망 으뜸

1구간 소나무숲길의 종점이자 2구간 순례길의 시작점인 우이동솔밭공원. 주민들의 산책길로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1구간 소나무숲길의 종점이자 2구간 순례길의 시작점인 우이동솔밭공원. 주민들의 산책길로 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북한산둘레길은 북한산 주변을 공원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모두의 길’이다. 북한산둘레길은 북한산과 도봉산으로 이루어진 북한산국립공원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걷기(트레일) 길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에 걸쳐 21개 코스에 전체 길이는 71.5km에 이른다. 이 중 북한산 코스는 13개 코스에 44km다.

북한산 코스 중 1~3코스에 속하는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은 북한산둘레길의 베스트 구간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가장 인기가 좋은 코스다. 소나무숲과 3·1절을 맞아 둘러보기 좋은 열사들의 묘역, 계곡과 어우러진 숲을 걸을 수 있다.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숲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 쪽 우이령계곡 입구에서 시작한다. 북한산에 자라는 나무는 대부분 참나무지만 이 구간만은 유독 소나무가 많이 자란다. 대략 1,000그루가 넘는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코스는 대부분 평탄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이 코스가 인기가 좋은 또 다른 이유다.

우이동 입구에서 600m쯤 올라가면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분소가 나오고 여기에서부터 숲과 마을을 드나들며 길이 이어진다. 1코스는 원래 근처 동네 주민들이 산책 삼아 다니던 길이었다. 둘레꾼들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산책하는 주민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1 둘레길 1~3구간 곳곳에는 나무데크와 계단을 만들어 두어 남녀노소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1 둘레길 1~3구간 곳곳에는 나무데크와 계단을 만들어 두어 남녀노소 걷기에 어려움이 없다.
소나무숲길은 소나무를 보고 걷는 것만으로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지만 도중에 봉황각과 손병희 선생 묘소를 볼 수 있어 더욱 뜻 깊다. 우이령길 입구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면 손병희 선생 묘역과 봉황각에 닿는다. 묘역은 길가에서 멀지 않고 봉황각은 숲 안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봉황각은 의암 손병희(1861∼1922) 선생이 3·1운동을 구상한 곳이다. 1912년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의 교육기관으로 건립했으며 기와를 얹은 2층 한옥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보존가치가 높다. 봉황각에선 이준용, 문병석, 안찬복 등 애국지사가 교육을 받았고, 483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이들 중 15명이 3·1운동 민족 대표 33인에 포함돼 있다. 봉황각은 3·1운동 이후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가 1957년 ‘의창수도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소나무숲의 풍광을 즐기며 솔밭근린공원에 당도하면 1코스가 끝난다. 거리는 3.1km,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공원에는 삼각산 돌탑이 볼거리다. 삼각산은 북한산의 옛 이름으로, 백운대와 만경봉(국망봉), 인수봉을 일컫는다. 삼각산 돌탑은 솔밭공원 조성을 기념하고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을의 협동 의례와 천재지변 등의 액을 막기 위해 마을 어귀에 돌탑을 쌓았던 의미를 되새기고자 쌓은 것이다.

2 흰구름길의 고즈넉한 장소에서 아마추어 화가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화폭에 담고 있다.
2 흰구름길의 고즈넉한 장소에서 아마추어 화가들이 아름다운 경치를 화폭에 담고 있다.
2구간인 ‘순례길’이다. 이름처럼 역사적인 장소를 두루 거쳐 3·1절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 딱 좋을 길이다. 이 일대는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던 곳이며 손병희 선생의 묘역도 있다. 말하자면 독립운동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 코스에는 헤이그밀사인 이준 열사와 초대부통령 이시영 선생의 묘소, 조국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17위의 광복군 합동 묘소 등 모두 12기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4·19국립묘지도 이 코스에서 볼 수 있다.

솔밭공원 상단 아치형 입구에서 5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 서면 4·19국립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1960년 이승만 정부에 반대했던 민주열사 237위가 여기에 잠들어 있다.

소나무숲길과는 달리 이곳부터는 참나무가 대부분이다. 보광사를 지나 신숙 선생 묘역, 김도연 선생 묘, 김창숙 선생 묘 등을 지나 유림 선생 묘소 앞 계곡에서는 섶다리를 볼 수 있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가지, 진흙으로 만든 임시다리를 말한다. 강을 사이에 둔 마을 주민들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든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의해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된다. 섶다리를 지나면 태극기의 변천사를 설명한 안내판 등을 볼 수 있다.

북한산둘레길지원센터를 지나 대동교를 건너 190m 지나면 광복군합동묘에 닿는다. 이 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으로 중국 각 지역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 순국한 애국선열 18위의 합동묘소다.

애국선열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선생 묘를 지나면 이준(李儁·1859~1907) 열사 묘에 닿는다. 이준 선생은 1907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 등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헤이그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되었다. 하지만 일제의 방해로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1907년 7월 14일 숙소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그의 시신은 헤이그 서쪽 외곽에 있는 니우 에이컨다위넌(Nieuw Eykenduynen) 시립공동묘역에 묻혔다가 1963년 우리나라로 운구해 지금의 위치에 안장되었다. 묘역 입구에는 위훈비와 홍살문이 서 있고 묘역으로 올라가는 숲속 오솔길 곳곳에 이준이 남긴 말을 적은 비석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준 열사 묘를 끝으로 순례길도 끝난다. 순례길은 2.3km 거리에 1시간 정도 걸린다.

북한산둘레길 최고의 조망처

3구간인 흰구름길을 걸을 차례다. 이준 열사 묘역 입구를 시작으로 냉골지킴터를 지나 북한산생태숲에 이르는 코스로 4.1km 거리에 2시간 정도 걸린다. 1, 2구간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흰구름길은 조망이 좋은 길이다. 울창한 숲과 아담한 오솔길을 걸으며 화계사를 지나 15분쯤 가면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에 닿는다. 타워 모양의 원형계단을 통해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 만경대와 영봉을 비롯해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 등과 서울 도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 좋은 날엔 양평의 용문산과 유명산도 바라다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 10분 정도면 빨래골터에 닿는다. 이 계곡은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대궐의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면서 ‘빨래골’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계곡길을 계속 잇다가 북한산생태숲이 나오고 정릉초등학교에 이르러 흰구름길도 끝난다. 세 개 구간의 총거리는 9.5km에 넉넉하게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걷기 가이드

북한산둘레길 1∼3구간은 경사가 평탄하고 나무데크도 깔려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2코스 순례길이 끝나는 지점에 북한산둘레길 탐방안내센터가 있다. 둘레길 관련 팸플릿과 책자 등을 제공한다.

1구간 들머리인 우이령계곡 입구는 지하철4호선 수유역 3번 출구에서 120, 144, 153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5분만 걸어 들어가면 된다. 흰구름길 종점 근처에는 1014, 1114번 버스 종점이 있다. 문의 북한산둘레길 탐방안내센터 02-900-8086, ecotour.knps.or.kr/dule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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