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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구름다리의 산 新구름다리 가이드② | 강진 만덕산] 만덕산~석문산 잇는 ‘사랑+구름다리’ 명소로 부상

월간산
  • 입력 2018.11.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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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강진 만덕산萬德山(408.6m)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리 인기 있는 산은 아니었다. 동네 뒷산처럼 높지도 않고 크게 도드라져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덕룡산(433m)과 주작산(428m)이라는 빼어난 명산이 곁에 있어 더욱 그랬다. 다산초당과 백련결사로 유명한 백련사를 품고 있어 문화유적지 답사를 겸한 산행지 정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몇 년 전 개설된 구름다리 덕에 만덕산은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산줄기의 아기자기한 암릉과 함께 바다와 인접한 조망 또한 걸출해 탐방객이 몰리고 있다.

2016년 7월 2일, 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하는 110m 구름다리가 개통됐다. 이 다리 덕분에 만덕산~덕룡산~주작산~달마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구간으로 떠올랐다. 구름다리를 건너며 종주 산행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덕산은 지네처럼 긴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산과 골산이 혼합된 형태지만 작은 암봉들이 톱날처럼 능선 위에 솟아 있어 제법 험하다. 봉우리들의 고도 차이가 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쉽게 지친다. 도상거리도 만만치 않아 산행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곳이다.

만덕산 등산로는 뚜렷해 알아보기 쉽지만 그 흔한 나무계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이정표가 곳곳에 있으나 깃대봉 이후부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요지점마다 선답자들이 달아 놓은 산행리본을 잘 찾아야 한다.

산행들머리는 옥련사玉蓮寺다. 이 사찰은 약 70년 전에 창건된 비구니 절이다. 가람의 배치가 아늑한 맛은 떨어지지만 대웅전에 안치된 목조여래좌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88호)이 볼거리다.

옥련사 담장 끝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가면 곧장 숲으로 들어선다. 0.15km 진행한 지점에 넓은 공터가 나오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옹달샘까지 5분가량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필봉(옥녀봉)까지 10분 정도 오르는 길은 사방에 자라는 칡넝쿨 때문에 시야가 꽉 막혀 있다. 하지만 일단 필봉에 올라서면 강진만 간척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멀리 장흥 부용산, 천관산까지 조망된다.

이정표는 ‘깃대봉 1.39km’를 가리킨다. 싸리나무와 철쭉이 무성한 길을 내려서면 ‘강진광업’ 이정표 옆 넓고 비스듬한 바위 위쪽에 ‘구시골창봉’이 있다. 광물을 채취한 후 복원하지 않고 방치된 직벽이 흉물스런 모습으로 서 있다. 봉우리 하나가 통째로 잘려나간 모양새다.

별 다른 특징이 없는 듬북쟁이봉(301 m)을 지나 왼쪽으로 강진만과 넓은 간척지가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걷는다. 이후 ‘통샘거리봉(337m)’과 무명봉을 오르내리며 전진한다. 옥련사에서 깃대봉까지 1.39km 구간에 4개의 암봉과 무명봉 2개가 솟아 있다. 여러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정상 직전에 만나는 넓은 암반지대의 전망이 탁월하다. 북서쪽의 월출산, 흑석산을 시작해 북쪽으로 국사봉과 화학산이 조망된다. 동쪽으로 일림산과 천관산이, 남쪽으로 상황봉이 보인다.

산불감시탑이 있는 깃대봉은 잡목이 무성해 시야가 막혀 있다. 정상석 옆에는 ‘청렴봉’이라는 표지석이 함께 서있다. 정상에서 동남쪽 방향에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백련사는 통일신라 말기(839년)에 창건한 사찰로, 고려시대 때 원묘국사가 천태법사종의 새로운 불교종파를 만들어 80칸에 이르는 거찰의 면모를 갖추었고, 고려 후기엔 8명의 국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바람재 방향으로 느긋한 오솔길이 계속된다. 20여 분이면 다산초당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협곡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만덕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거벽이 있는 곳으로 바위들이 죽순처럼 솟아 있다.

바람재(240m)는 헬기장처럼 넓은 공터 사거리에 위치하며 기도원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이정표는 ‘용문사 4.51km’를 가리킨다. 잠시 동안 평지 같은 길을 걷는다. 안테나와 폐 초소가 있는 곳부터는 임도처럼 길이 넓어진다. ‘용문사 3.67km’ 이정표에서 10분 정도면 능선을 벗어나 원시림 같은 숲으로 들어선다. 30여 분 후 나타나는 암릉지대는 바위를 비집고 건너가야 한다.

왼편에 폐광산 절개지가 보이면 하산지점이 가까워졌다는 표시다. 286봉을 지나고 촛대처럼 보이는 바위를 지나면 ‘용문사 0.48km’ 이정표에 닿는다. 이후 애매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면 구름다리와 팔각정 방향이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용문사 방향이다. 어느 쪽으로 내려가든 석문계곡에서 만나게 된다.

그동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만덕산과 석문산이 마주보는 형국이었지만 얼마 전 놓인 구름다리 덕분에 이제는 한 달음에 산을 이을 수 있게 되었다. 도열한 바위들을 배경으로 서있는 구름다리의 모습이 장관이다. ‘사랑+구름다리’라는 이름은 석문산 바위에 전해오는 사랑을 이어 준다는 전설에서 따온 것이다.

옥련사~필봉~통샘거리봉~깃대봉(정상)~협곡~바람재~안테나~암릉지대~용문사~석문공원~구름다리 산행코스는 약 7.9km 거리로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교통(지역번호 061)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강진까지 하루 6회(07:30, 09:30, 11:25, 13:30, 15:25, 17:40) 일반·우등버스가 운행한다.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강진터미널에서 옥련사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문의 강진택시 434-4140.

숙식(지역번호 061)

도암면 현대식당(432-0333) 갈낙탕은 국물 맛이 진하고 푸짐하다. 강진 읍내 해태식당(433-2486), 명동식당(433-2147), 청자골식당(433-7403) 등 한정식집은 1인당 2만5,000원 이상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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