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섭·김윤희·김재효 셰르파가 말하는 대간 종주의 즐거움

산불방지 입산통제 기간에는 BAC 인증이 중단된다. 인증지점이 입산금지 구역인 경우, 해당 기간에 한해 인증이 이뤄지지 않는다. 명산 100의 경우 하루에 하나의 산만 인증 가능하다. 다만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명지산과 연인산 등 특별히 허용된 산을 제외하곤 1일 1산만 가능하다.

반면 백두대간은 1일 3곳까지 인증 가능하다. 대간 종주 특성상 하루에 장거리를 가기 때문이다. 산행 속도가 빠르다면, 하루에 3곳 이상도 인증포인트를 통과할 수 있겠지만 하루에 3건만 인증 신청을 할 수 있다. 야간에 찍은 사진도 인증 가능하지만, 인증장소가 분명히 확인 가능해야 한다.

한겨울에는 사진을 찍으려 장갑을 벗는 것이 고역이다. 백두대간 인증지점은 대부분 능선이라 칼바람 부는 곳이므로, 인증하는 사람은 최대한 빠른 동작으로 정확하게 인증용품이 드러나도록 자세를 잡는 것이 예의다. 버프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려 식별이 어려워 인증이 거부되는 사례도 많다. 인증 사진을 찍을 땐 모자는 쓰더라도, 코와 입술이 드러나게끔 보온 장비를 잠깐 내려 얼굴을 드러내고 찍어야 한다. 행여 흐릿하게 찍혔거나, 오류로 촬영이 안 되었을 수도 있으므로, 사진을 확인한 후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이번 산행에는 단골 멤버인 허영섭, 김윤희, 김재효 셰르파가 함께했다. 특히 허영섭 셰르파는 백두대간만 세 번을 완주했으며, 현재 4번째 구간 종주를 시작했다. 그에게 대간을 타는 즐거움은 무엇인지 물었다.

“대간 일반산행과 달라서 능선을 오르내리는 묘미와 장거리 산행의 쾌감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반도의 등줄기를 탄다는 자부심도 있으니, 100명산을 어느 정도 올랐다면 백두대간에 도전해 보길 권합니다.”

초보자라고 해도 55개 구간으로 나눠, 산행 거리를 짧게 하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발이 빠른 산꾼들은 35구간 정도로 나눠서 하루에 20㎞ 정도를 산행하는 것이 알맞다고 한다.

김윤희 셰르파는 속초 국립등산학교에서 ‘찾아가는 등산학교 백두대간 탐험대’란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직접 찾아가서 지도를 보여 주며 백두대간의 의미와 역사를 알려 주는 수업을 하고 있는 것. 그녀는 “대간을 타면서 산에서 봤던 풍경을 아이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있어서 좋다”고 산행의 즐거움을 얘기한다. 

강원소방본부 직할구조대 환동해 특수재난대응단 소속인 김재효 셰르파는 “민족의 정기가 서린 곳이고, 모든 명산들이 대간에서 결국 뻗어나간 것”이라며, “특히 강원도 동해권 대간은 바다와 산을 모두 볼 수 있어, 장쾌한 맛이 일품”이라 말한다.

백두대간 종주대장을 맡고 있는 허영섭 셰르파는 36구간으로 나눠, 당일 산행 갈 때의 일정을 알려 준다. 아침 6시에 버스가 출발해서 아침 9시 산행지에 도착, 7시간에 걸쳐 20㎞를 걷는 게 보통이다. 평속이 3.2㎞라 전체 휴식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걷는 데 집중한다.

산행지가 멀 경우 전날 밤 10시에 버스가 출발해서, 새벽 3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8㎞ 정도 걸으면 해가 뜨는데 오후 2시쯤 산행이 끝난다. 버스에서 몇 시간 쪽잠을 자고, 11시간 산행을 하는 것. 구간에 따라서 긴 코스는 33㎞를 걸어야 하므로 12시간 이상을 걸을 때도 있다. 선두와 후미의 하산 시간 차이는 2~3시간까지 나는데, 초보자도 포기하지 않으면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윤희·김재효 셰르파는 “36구간 종주는 초보자에겐 버겁다”며 50개 이상으로 구간을 나눠 산행할 것을 권한다. 선택은 도전자들의 몫이다.

50~51구간 진고개~두로봉, 응복산~구룡령~갈전곡봉~조침령

동대산 정상석 위치 37.774479, 128.598774

두로봉 표지목 위치 37.820676, 128.582689

응복산 정상석 위치 37.875624,128.566874

갈전곡봉 안내표지 위치 37.893099, 128.481721

조침령 백두대간 표지석 위치 37.996251, 128.50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