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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Hot People] “미완성의 설악산둘레길, 직접 개척하세요”

글 신준범 기자 사진 한준호 차장
  • 입력 2020.02.0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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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둘레길 개척하는 다움숲 박승기 소장

“설악산둘레길은 내가 만들면서 가는 미완성의 길입니다. 함께 걸으면서 더 분위기 좋은 길을 찾는 거죠. 찾아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사실 요즘 걷기길은 이정표가 너무 많아요. 설악산 둘레길은 만들어진 길이 아니라서, 내가 최초로 만든다는 의미와 개척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사단법인 다움숲 생태문화숲길연구소 박승기(64) 소장이 ‘설악산 둘레길 65㎞ 개척 청소년 겨울캠프’를 2월 2일부터 7일까지 5박6일간 진행한다. 강원도 고성 화암사를 출발해 설악산 국립공원 경계를 따라 속초와 양양 오색약수를 잇는 외설악 쪽 둘레길이다.

청소년과 일반인이 참가비를 내고 둘레길 개척 작업을 6일간 함께하는 것이다. 박승기 소장은 “두 번의 답사를 통해 노선을 대략적으로 잡았으나 개척 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걸으며 최종 둘레길을 확정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국립공원이나 지자체가 참여하는 공식적인 걷기길이 아닌, 사단법인 다움숲에서 진행하는 비공식적인 최초의 설악산둘레길 만들기다.

“완전한 라운드형 설악산둘레길을 만들려면 환경부, 지자체, 국방부의 협조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요. 군부대만 해도 이미 ‘절대 불가’ 통보를 받았어요. 일단 군부대와 국립공원 구역은 모두 우회할 계획이에요. 또 길을 확정 지은 다음에도 표지기나 이정표를 달지 않고 유튜브와 GPS트랙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박 소장이 미리 답사한 외설악 쪽 둘레길은 “흙길이 60%이며 논두렁길과 임도 같은 농촌 마을길이 많다”고 한다. 참가비를 내고 개척 작업을 하는 것이 생소한데, 그는 “최초로 설악산둘레길을 만들었다는 보람을 얻을 수 있다”며 이미 10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최종적으로 완전한 라운드형 설악산둘레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색약수 이후에는 양양을 거쳐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국립공원 밖 둘레길이며, 곰배령을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국립공원과의 협의를 통해 새이령과 고성 화암사를 잇는 길을 통해 인제 방향 둘레길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박승기 소장은 1974년 우정산악회에 입회했으며, 1985년 코오롱등산학교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독도법 강의를 맡고 있다. 한국등산학교 독도법 강의도 맡은바 있으며 생활체육협회에서 전국 25개 지자체 독도법 강의를 7년간 진행했다.

사단법인 ‘다움숲’은 그를 비롯한 숲해설가와 숲길등산지도사 24명이 만든 산림청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올해 안에 숲해설가와 숲길등산지도사 양성 인증을 받아, 공식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30년 넘게 독도법 강의를 해온 박승기 소장이 ‘이정표 없는 설악산둘레길’을 성공적으로 개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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