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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마운틴 사이언스 <9>] 코로나바이러스는 산을 넘을 수 없다

글 박정원 편집장 일러스트 셔터스톡
  • 입력 2020.02.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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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난리다. 중국 외 필리핀과 일본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함으로써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는 확진환자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아예 외출자제령을 내려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공장이 가동되지 않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른다. 한국은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을 세계 3개국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한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의 공식 명칭을 ‘코비드-19COVID-19’로 결정했다. 우리 정부는 한글 표현으로 ‘코로나19’로 확정,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계기로 식당이나 행사장, 극장가 등이 죽을 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세먼지까지 극성이다. 사람들이 더욱 외출을 삼간다. 외출 시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죽을 쑤는 데가 있으면 덕을 보는 데가 있다. 배달업체와 게임업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집에 있거나 산에 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있으면 이해가 되나 과연 산에 가면 코로나19로부터 감염위험이 없고 자유로울까?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하면 이해가 되고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세균과의 차이점을 알아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세균은 자체 증식을 한다. 일정한 기온과 환경조건만 갖춰지면 어디든지 살 수 있다. 빙하에서도, 심해 속에서, 고산에서도 생존하는 게 세균이다. 생존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러스는 자체 증식할 수 없다. 반드시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그 매개체가 대개 사람이나 동물이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독감이나 사스, 메르스 등이 모두 바이러스에 의한 대표적인 질병이다. 바이러스는 자체 증식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에서 사람으로 접촉에 의한 전염의 경우 첫 번째 사람은 잘 안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야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첫 감염자가 바로 죽었다면 확산될 수가 없다. 대개 초기 감염군에서 전염력이 매우 높은 사람이 나와 질병의 확산에 일조한다. 왜 초기 감염자가 잘 죽지 않는지 알려진 바 없다.

바이러스는 또한 공기 중에 살 수 없다. 즉 공기감염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보통 기침으로 인한 비말 상태의 바이러스는 공기 중 2m 내에서 땅에 떨어져 죽는다. 따라서 일정 거리만 유지하면 전염될 가능성이 없다. 단 밀폐된 공간은 다르다. 공기의 움직임이 적기 때문에 공간 이동할 가능성이 개방된 공간보다 훨씬 높다. 이번 일본의 크루즈선이 좋은 사례다. 크루즈 같은 밀폐된 공간에 있는 사람은 근접거리에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전염되기 십상이다. 역설적으로 격리돼 있으면 바이러스는 확산 안 된다. 또한 바이러스는 산을 넘지 못한다. 감염된 사람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확산된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는 온도에 약하다. 서울 모 대학교수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난동異常暖冬 때문에 겨울에 죽었어야 할 바이러스가 살아 코로나19가 확산된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높은 온도에 약하다. 대개 겨울이나 이른 봄에 감염률이 증가해서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사라진다. 이상난동은 오히려 바이러스 성장에 더 좋은 생존조건일 수 있다.

산에 갈 경우 감염된 사람과 일정 거리만 유지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극장과 같이 밀폐되고 밀접한 공간이 전염되기 좋은 환경이다. 따라서 등산 가서 다른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맑은 공기 마시면 면역력이 높아져 바이러스에 전염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산이 이래저래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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