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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ㅣ백범영 교수의 산행 갤러리] 아스라한 금강산…언제 북녁의 대간 걸을 수 있을까?

글 그림 백범영 한국화가 용인대 회화과교수
  • 입력 2020.03.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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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등령~미시령~진부령
촘촘히 걸어온 2년 여 만감이 교차… 불러도 대답없는 산하, 실루엣으로만 남아

마등봉과 황철봉, 그리고 향로봉과 아스라한 금강산.
설악산에서 보면 아스라이 금강산이 보인다. 마등령 너머 황철봉, 저 멀리 칠절봉과 향로봉이 가로놓이고 그 위에 금강산의 실루엣이 아련하다. 백두대간은 향로봉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백두대간 종주는 금강산을 지향한다.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백두대간의 수두룩한 고수高手들, 그 대간꾼들은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금강산을 그린다.
마등봉,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마등봉과 황철봉, 그리고 향로봉과 아스라한 금강산. 설악산에서 보면 아스라이 금강산이 보인다. 마등령 너머 황철봉, 저 멀리 칠절봉과 향로봉이 가로놓이고 그 위에 금강산의 실루엣이 아련하다. 백두대간은 향로봉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백두대간 종주는 금강산을 지향한다.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백두대간의 수두룩한 고수高手들, 그 대간꾼들은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금강산을 그린다. 마등봉,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내·외설악을 넘나들었던 미시령彌矢嶺(826m).
조선시대에는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 했다. 황철봉과 신선봉의 안부鞍部에 해당하는 고개로 남북으로 백두대간을 잇고 동서로 교통하는 곳이다. 지금은 터널이 뚫렸으나 예전에는 대관령, 진부령, 한계령과 함께 내·외설악을 통과하는 주요 교통로였었다. 지형이 험하나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수려하다. 서울에서 가다가 터널을 나서면 우뚝 솟은 울산바위가 반긴다.
미시령,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내·외설악을 넘나들었던 미시령彌矢嶺(826m). 조선시대에는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 했다. 황철봉과 신선봉의 안부鞍部에 해당하는 고개로 남북으로 백두대간을 잇고 동서로 교통하는 곳이다. 지금은 터널이 뚫렸으나 예전에는 대관령, 진부령, 한계령과 함께 내·외설악을 통과하는 주요 교통로였었다. 지형이 험하나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수려하다. 서울에서 가다가 터널을 나서면 우뚝 솟은 울산바위가 반긴다. 미시령,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우뚝 솟은 상봉탑.
상봉은 그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라는 뜻으로 전국 곳곳에 흔히 쓰인다. 미시령을 지나 북진하면 맨 먼저 상봉을 만난다. 이 구간에도 너덜이 여전하다. 신선봉 쪽 사면에도 기다란 너덜이 비스듬히 누워 있다. 멀리 설악산 준봉들과 울산바위가 병풍 역할을 한다. 상봉에는 돌무더기로 쌓은 상봉탑이 우뚝 서있다.
상봉,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우뚝 솟은 상봉탑. 상봉은 그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라는 뜻으로 전국 곳곳에 흔히 쓰인다. 미시령을 지나 북진하면 맨 먼저 상봉을 만난다. 이 구간에도 너덜이 여전하다. 신선봉 쪽 사면에도 기다란 너덜이 비스듬히 누워 있다. 멀리 설악산 준봉들과 울산바위가 병풍 역할을 한다. 상봉에는 돌무더기로 쌓은 상봉탑이 우뚝 서있다. 상봉,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오랜 시간으로 긴 공간을 극복하다.
미시령보다 낮은 대간령을 지난다. 한때는 이곳까지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었었다.
대간령을 지나 천치봉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 지나온 신선봉과 상봉이 점점 멀어져간다.
2년 전 지리산에서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가 막바지에 와 있다. 두 발로 밟아온 그 길바닥에 2년의 시간이 촘촘히 깔려 있다. 지금껏 걸어온 백두대간, 그 길을 회고해 본다.
회고,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오랜 시간으로 긴 공간을 극복하다. 미시령보다 낮은 대간령을 지난다. 한때는 이곳까지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었었다. 대간령을 지나 천치봉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 지나온 신선봉과 상봉이 점점 멀어져간다. 2년 전 지리산에서부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가 막바지에 와 있다. 두 발로 밟아온 그 길바닥에 2년의 시간이 촘촘히 깔려 있다. 지금껏 걸어온 백두대간, 그 길을 회고해 본다. 회고, 45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국내 최대의 암괴류 황철봉 너덜겅!
너덜은 지름 30cm 이상의 바윗덩어리들이 넓게 집적된 지형으로 암괴류岩塊流라고 한다. 대부분 지중화학적 풍화를 받은 핵석이 노출되어 경사를 따라 흘러내려 암설사면岩屑斜面을 형성한다. 비슷한 현상으로 애추崖錐, talus와 토르tor가 있다. 황철봉은 국내 최대의 너덜지대로 자성磁性이 강한 자철磁鐵이 많아 나침반의 오작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너덜지대, 70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국내 최대의 암괴류 황철봉 너덜겅! 너덜은 지름 30cm 이상의 바윗덩어리들이 넓게 집적된 지형으로 암괴류岩塊流라고 한다. 대부분 지중화학적 풍화를 받은 핵석이 노출되어 경사를 따라 흘러내려 암설사면岩屑斜面을 형성한다. 비슷한 현상으로 애추崖錐, talus와 토르tor가 있다. 황철봉은 국내 최대의 너덜지대로 자성磁性이 강한 자철磁鐵이 많아 나침반의 오작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너덜지대, 70x70cm, 한지에 수묵담채, 2020
황철너덜, 삶의 미련을 버리고 굴곡을 넘는다.
산지에서 너덜은 이색적인 지형이다.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레 딛고 오르며 그 틈을 훌쩍 건너뛰고 거친 바위를 온몸으로 부여잡고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난이도는 몇 배로 높고 산행속도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내 삶에서의 굴곡이 저 바위투성이 같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너덜산행은 인생의 미련조차 내려놓아야 한다.
황철너덜, 70x70cm, 한지에 수묵, 2020
황철너덜, 삶의 미련을 버리고 굴곡을 넘는다. 산지에서 너덜은 이색적인 지형이다.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레 딛고 오르며 그 틈을 훌쩍 건너뛰고 거친 바위를 온몸으로 부여잡고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야 한다. 난이도는 몇 배로 높고 산행속도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내 삶에서의 굴곡이 저 바위투성이 같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너덜산행은 인생의 미련조차 내려놓아야 한다. 황철너덜, 70x70cm, 한지에 수묵, 2020
가야 할 산하, 그리운 금강산. 그저…
종착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니다. 종착지는 아직 멀었다. 더 가야 한다. 진부령을 목전에 두고 북쪽을 멀리 바라본다. 가야 할 산하, 그리운 금강산. 마산봉 너머로 칠절봉, 향로봉 줄기가 길게 뻗어 있고 그 너머에 얹혀 운무 속에 그저 다소곳이 앉아 있을 뿐. 아무리 불러도 금강산은 말이 없다. 아스라한 실루엣을 한없이 당겨본다.
전망, 45x70cm, 한지에 수묵, 2020
가야 할 산하, 그리운 금강산. 그저… 종착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니다. 종착지는 아직 멀었다. 더 가야 한다. 진부령을 목전에 두고 북쪽을 멀리 바라본다. 가야 할 산하, 그리운 금강산. 마산봉 너머로 칠절봉, 향로봉 줄기가 길게 뻗어 있고 그 너머에 얹혀 운무 속에 그저 다소곳이 앉아 있을 뿐. 아무리 불러도 금강산은 말이 없다. 아스라한 실루엣을 한없이 당겨본다. 전망, 45x70cm, 한지에 수묵,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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