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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해외 트레킹 가이드ㅣ뚜르드 몽블랑]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3가지 알프스 매력을 맛본다!

글 신준범 기자 사진 정정현 국장, 이영철, 박순희
  • 입력 2020.03.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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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둘레를 걷는 170㎞의 클래식한 트레킹

알프스를 제대로 즐기는 가장 검증 받은 방법은 뚜르드 몽블랑을 걷는 것이다.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의 아름다운 경치를 열흘 정도의 트레킹으로 모두 볼 수 있다.
알프스를 제대로 즐기는 가장 검증 받은 방법은 뚜르드 몽블랑을 걷는 것이다.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의 아름다운 경치를 열흘 정도의 트레킹으로 모두 볼 수 있다.

뚜르드 몽블랑Tour Du MontBlanc은 알프스 최고봉의 경치를 즐기는 클래식한 트레킹 코스다. 해발 4,807m의 몽블랑을 비롯해 그랑드조라스와 3,000m 이상의 주변 산군을 도는 ‘몽블랑 둘레길’이며 줄여서 TMB라고 부른다. 총거리는 170km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에 걸쳐 있다. 열흘 정도의 일정으로 알프스 핵심 3개국을 걸어서 둘러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Mont Blanc(4,810m)은 ‘하얀Blanc 머리의 산Mont’이다. 산 꼭대기에 사계절 내내 눈과 빙하에 쌓여 있어 유래한다. 뚜르드 몽블랑은 과학자이자 등산가였던 베네딕트 드 소쉬르와 자크 발머가 몽블랑 등반을 위해 개척했던 길에 기본을 두고 있으며,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정통 알프스 트레킹이다.

넓은 초원지대부터 만년설이 있는 첨봉까지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웅장하고 압도적인 풍경을  걸으며 보고 즐길 수 있다. 보통 프랑스는 알프스의 웅장한 모습, 이탈리아는 뾰족한 산봉우리들, 스위스는 목가적인 풍경을 보여 준다.

압도적인 경치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TMB. 가장 높은 봉우리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이다.
압도적인 경치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TMB. 가장 높은 봉우리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이다.

능선 종주가 아닌 둘레길이며, 지그재그로 오르내리는 방식이라 보통의 한국 등산인들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대중적인 코스다. 트레킹 적기는 눈이 녹는 6월부터 9월까지다.

트레킹 기점은 프랑스 샤모니다. 이곳은 알프스의 중심 도시이자 몽블랑 등반의 베이스캠프로 손꼽힌다. 트레킹 시작지점은 레우슈이며 샤모니에서 버스로 20분 거리다. TMB를 한바퀴 돌아 레우슈로 돌아오는 데 보통 10일 정도 걸리며, 발이 빠른 사람은 9일, 느긋하게 걸으면 12일, 버스·산악기차·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일부 구간을 생략하면 일주일 만에 완주할 수도 있다.

브레방전망대(2,526m)에서 레우슈로 가려면 3~4시간 동안 1,500m 고도를 낮춰야 한다.
브레방전망대(2,526m)에서 레우슈로 가려면 3~4시간 동안 1,500m 고도를 낮춰야 한다.

트레일에는 많은 산장과 캠핑장이 있으며, 백패커도 산장의 샤워시설과 레스토랑을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7~8월 여름휴가철 시즌에는 미리 예약해야 하고 대부분의 산장은 숙박과 석식·조식을 제공하며 미리 주문하면 도시락을 준비해 줘 짐을 줄일 수 있다. 산속에 있어 교통이 불편한 일부 산장을 제외하곤 산간마을이 인접해 있어 중간중간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다.

트레킹은 시계 방향과 반 시계 방향 모두 가능하며, 보통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TMB는 해발고도 최저 960m에서 최고 2,600m 사이를 매일 오르내리며, 반복되는 고도차를 합치면 1만m가 넘는다. 10일 일정으로 하루 평균 17km 정도, 8시간을 걷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6~9월까지 트레킹 적기이며 7월 초까지는 잔설이 있을 수 있다. 미끄러지면 실족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9월까지 트레킹 적기이며 7월 초까지는 잔설이 있을 수 있다. 미끄러지면 실족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일차 레우슈(1,007m) -> 레콩타민몽주아(1,167m) 17km

레우슈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도로 따라 500m 가면 TMB 출발점에 닿는다. 여기서 걸어서 오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벨뷔 언덕에서 시작한다. 이정표를 따라 벨뷔 트램역을 지나 계곡을 건너면 트리코 고개에 이른다.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내려서면 미야지 산장에 닿는다. 몽주아계곡의 트럭산장을 지나 6㎞ 정도 더 걸으면 레콩타민몽주아 마을에 닿는다.

2일차 레콩타민몽주아(1,167m) -> 크로와디본옴므 산장(2,444m) 18km

고도 1,300m 정도를 높여야 한다. 노트르담성당과 로마 다리까지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분위기 좋은 2층 건물인 낭보랑산장은 차를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기 안성맞춤이다. 페나즈봉을 보며 걷는 사이 발므산장에 닿는다. 조베 평원을 지나면 담 평원에 닿는다. 본옴므 고개를 지나면 길은 더 가팔라지고, 이날의 최고 고도인 크로와디본옴므 고개에 닿는다. 고개 아래에 산장이 있다.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전 프랑스의 마지막 숙소인 모테산장.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전 프랑스의 마지막 숙소인 모테산장.

3일차 크로와디본옴므산장(2,444m) -> 엘리자베타산장(2,195m) 19km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경로다. 전체적으로 고도를 내리다 세이뉴 고개에서 고도를 2,500m대까지 올라야 한다. 라자목장 양떼 사이를 가로질러 가면 레샤피유마을에 닿는다. 너른 캠핑장과 작은 마트가 있다. 포장도로와 산길이 번갈아 이어진다. 첨봉 에귀데글라시에 풍경에 감탄하며 걷다 보면 모테산장에 닿는다. 다리가 없는 계곡을 지나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면 세이뉴 고개다. 여기서 이탈리아 땅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고개를 내려와 평원을 지나면 엘리자베타산장에 닿는다.

4일차 엘리자베타산장(2,195m) -> 베르토네산장(1,988m) 23km

고도를 1,200m(돌로네마을)까지 내렸다가 2,000m까지 올려야 한다. 거리도 긴 편이므로 일찍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콤발 호수를 지나면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힘든 만큼 미아지빙하 전경이 장관이다. 고도 2,400m대인 몽테파브르 중턱에 닿으면 몽블랑 남벽을 중심으로 한 고산들이 힘 있게 펼쳐진다. 메종비에유산장에 닿으면 점심시간쯤 된다.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돌로네마을을 지나면 쿠르마예르에 닿는다. 마을보다는 산악 도시에 가깝다. 시내를 지나 산길을 오르면 베르토네산장이 나온다.

해발 2,685m 높이의 프루언덕 오르는 길.
해발 2,685m 높이의 프루언덕 오르는 길.

5일차 베르토네산장(1,988m) -> 엘레나산장(2,060m) 16km

베르토네산장은 TMB에서 경치가 화려한 산장 중 하나이다. 충분히 주변 경치를 음미하는 것이 좋다. TMB에서 가장 트레킹이 쉬운 구간으로 고도차가 적은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보나티산장에 닿으면 바로 앞에 유명한 그랑드조라스 남벽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산악인 월터 보나티를 기리며 지은 산장이다.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가면 페레계곡산장을 지나고, 이어 엘레나산장에 닿는다. 

6일차 엘레나산장(2,060m) -> 라풀리마을(1,600m) 13km

스위스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걸어 해발 2,500m의 프티페레고개를 넘으면 국경을 통과해 스위스 지역으로 바뀐다. 고개를 넘어 내리막을 따라 가면 라필라목장에 닿는다. 평화로운 스위스 초원을 통과해 레사르페레마을을 지나 라풀리마을에 닿는다.

리코고개(2,120m)에서 내려다보이는 미야지산장(1,559m) 일대. 거대한 분지를 이루고 있다.
리코고개(2,120m)에서 내려다보이는 미야지산장(1,559m) 일대. 거대한 분지를 이루고 있다.

7일차 라풀리마을(1,600m) -> 샹페스당오(1,440m) 16km

버스로 이동해 생략하기도 하는 구간이다. 거리에 비해 완만해 트레킹은 쉽다. 드문드문 포장도로를 따르지만 스위스의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볼 수 있다. 특히 목적지인 샹페스마을은 호수와 짙은 녹음이 아름답다.      

8일차 샹페스당오(1,600m) -> 사라미옹산장(1,920m) 22km

완만한 능선을 따라 8km를 걸으면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보빈목장에 닿는다. 고산평원을 따른 길로 알프스 설산과 스위스 특유의 초원이 조화롭다. 토크클라 고개에는 점심을 해결하기 좋은 레스토랑이 있다. 르프티마을을 지나면 해발 1,000m 정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발므고개를 지나면 프랑스 땅으로 넘어오게 된다. 내리막을 1.5km 가면 사라미옹산장에 닿는다.

수려한 알프스 산세와 자연미 넘치는 야생화를 감안하면 열흘간의 트레킹은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다.
수려한 알프스 산세와 자연미 넘치는 야생화를 감안하면 열흘간의 트레킹은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다.

9일차 사라미옹산장(1,920m) -> 라플레제르산장(1,875m) 15km

알프스 설산을 오르내리는 곤돌라를 보며 걷는 구간. 샤모니 계곡 최상류 지역을 지난다. 트레르샹 마을을 지나 테테오벵 돌탑에 이르면 몽블랑 산줄기가 한눈에 드러난다. 이어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두 개의 호수 락블랑에 닿는다. 호수 옆에 산장이 있어 체력에 맞게 숙소를 택할 수 있다. 해발 2,352m의 락블랑에서 거친 너덜을 따라 4km 내려서면 라플레제르산장에 닿는다. 

10일차 라플레제르산장(1,875m) -> 레우슈(1,007m) 17km

라플레제르에는 샤모니로 곧장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있다. 일정이나 체력을 감안해 여기서 트레킹을 끝낼 수 있다. 그러나 만년설산, 그랑드조라스와 당뒤제앙, 몽블랑이 웅장하게 뻗은 풍경을 놓치긴 아깝다. 비탈을 올라 브레방고개(2,368m)에 이르면 ‘몽블랑(하얀산)’이란 이름을 붙여 준, 오라스 소쉬르가 감탄해 바라보다 산이름을 붙였다는 전망 터다. 벨리샤산장을 지나 급하게 고도를 내리면 계곡을 지나 레우슈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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