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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핫이슈] 코로나19 영향 SC아시아선수권 무산될 듯

글 서현우 기자 사진 조선일보 DB
  • 입력 2020.03.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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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C도 총회 연기, 선수선발 룰 변경… 천종원·서채현 올림픽 출전 잠정 확정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아직 취소되지 않았으며, 올림픽 출전권 배당도 결정된 바 없다. The Asian Championships have not been canceled yet and the Olympic quota places have not been decided’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라일리 론드레스 언론 담당관

‘올림픽 출전권 배당 확정 공문을 받은 적 없고, 선수 선발방식 변경 승인문서를 받았을 뿐이다. 변경된 문서에 따르면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천종원과 서채현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대한산악연맹(이하 대산련) 권상수 사무처장

코로나19가 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출전권을 놓고 혼선을 초래케 하고 있다. 당초 올림픽에는 남자 20명, 여자 20명 총 40명의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이하 IFSC)은 2019년 세계선수권과 몇 개 대회를 통해 남자 14명, 여자 14명 총 28명의 출전선수를 확정했다. 나머지 출전권은 3월 말~4월 초 개최할 대륙별 선수권 대회를 통해 배분할 예정이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남녀 각 1장씩 두 장의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일본은 개최국으로 국내 사정상 중국에 양보했고, 중국은 원래 4월 말 개최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않았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회 개최를 취소했다. 중국은 한국에 개최를 요구했으나 한국도 지금은 개최할 상황이 전혀 못 된다. IFSC는 지난 3월 13일 아시아선수권을 대체해 진행할 만한 대회로 거론됐던 5월 8~10일 IFSC 서울월드컵을 9~10월로 공식 연기했다. 따라서 아시아선수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졌다. IFSC는 일단 6월까지 아시아선수권과 유럽선수권 대회의 개최를 미뤄두고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IFSC는 ‘대륙별 선수권대회를 개최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쌓은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에게 출전권을 준다’는 내용의 올림픽 출전 선수선발방식 변경 승인 공문을 한·중·일 등에 발송했다. 이 기준으로는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남자부 20위와 여자부 13위를 차지한 천종원과 서채현이 출전권을 자동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취소됐을 경우에 한해서 출전하게 되는 조건이 붙어 있다. 사실상 확정인 셈이다. 만약 코로나19가 4월까지 진정된다면 언제든지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그러면 누가 출전권을 획득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 언론에서 섣불리 천종원·서채현 올림픽 출전권 획득, 암벽여제 김자인은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대산련 권 처장은 “IFSC 개정된 룰에 따르면 출전권을 획득한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언론에서는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아시아선수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IFSC는 3월 13~14일 총회를 열어 모든 상황을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림픽 이후 11월로 연기했다. IFSC 언론 담당관이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선수권대회나 출전권 배당이 최종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으나 그렇다고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은 건 아니다. 변경된 룰에 따른 출전 선수는 확정했다.

IFSC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된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 아직 천종원, 서채현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IFSC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된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 아직 천종원, 서채현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연기·취소론 솔솔

한편 도쿄올림픽 자체의 개최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점차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될 경우 올림픽을 연기·취소하거나 무관중으로 치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1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후 올림픽 연기·취소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3일에 올림픽 개최 1년 연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2월까지만 해도 ‘올림픽 개최를 응원한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 1년 연기를 언급한 까닭은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내 스포츠 관련 사업들이 대거 중단되거나 연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농구NBA, 프로축구MLS, 아이스하키NHL는 리그가 중단됐고, 프로야구MLB는 개막이 연기됐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농구 토너먼트도 취소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가을로 연기됐으며, 매년 4월 19일에 열리는 보스턴 국제마라톤 대회도 9월 14일로 연기됐다. 미국개조자동차경주협회NASCAR가 주최하는 경주 대회도 애틀랜타 대회는 중단됐고, 마이애미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문화 사업도 대거 중단·연기된다. 브로드웨이의 대형 뮤지컬 공연장들은 4월 13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으며, 세계 게이머의 축제인 E3 게임쇼도 취소됐다. 미국 LA에 위치한 디즈니랜드도 3월 28일까지 폐쇄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무기한 폐관됐으며, 뉴욕 최고의 공연장인 카네기홀도 3월 말까지 공연을 중단했다.

미국이 올림픽 연기를 강력히 주장한다면 7월 말 8월 초 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된다. 올림픽 광고시장은 미국의 글로벌 기업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미국이 불참한다면 글로벌 기업들도 광고를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개최국 일본은 올림픽 연기·취소론을 차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3월 14일 직접 기자 회견을 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감염 확산을 극복하고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바람과는 별개로 올림픽 일정 변경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IOC에 있다. IOC는 3월 22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진행한 뒤 성명을 통해 "IOC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과 협력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 보건 상황과 올림픽에 대한 영향 평가를 완료하기 위해 올림픽을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연기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OC는 앞으로 4주 안에 해당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결국 오로지 코로나19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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