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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감동산행기] 평택의 ‘부덕고백’ 종주를 아시나요?

김낙호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 입력 2020.04.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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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산 정상에 선 필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고성산 정상에 선 필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평택은 비교적 높은 산이 없고 비옥한 평야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10년 전만 해도 웬만한 평지는 전부 논이었다. 그래서 평택의 쌀은 그 맛이 최고로 알려진 지역이지만 지금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농사짓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속된 산악회가 산행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있어 너무 답답했다. 더 이상 집에 있다가는 몸이 굳어버릴 판이라 산울림 산악회 이영우 부회장과 함께 ‘부덕고백’ 종주를 하자고 의기투합해 이른 아침 7시에 산행 들머리로 나아갔다.

부덕고백은 부락산(149.4m), 덕암산(163.9m), 고성산(298.1m), 백운산(189.6m)을 일시에 종주하는 26.3km의 코스다. 부락산은 송탄 시민이 이른 새벽부터 많이 오르는 산이다. 송탄복지관에서 약수터까지 약 2km로, 약수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한식집들이 식당가를 이루고 있어 산행 후 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또한 식당가를 지나 평택 국제대학교로 통하는 길로 계속 내려오면 원점회귀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산행 중 3.1운동 기념탑을 찾았다.
산행 중 3.1운동 기념탑을 찾았다.

흥선대원군 친필 있는 운수암도 지나

약수터를 지나서 덕암산으로 진행한다. 부락산에서 덕암산까지 이어지는 약 5km의 길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 선명하다. 예전에는 덕암산에서 부엉 바위로 가는 2km 남짓한 길이 무성한 나뭇가지로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등산로를 깨끗이 정비해서 산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갈림길에 이정표도 잘 설비돼 있어 길을 헤맬 위험성도 없다.

이제 고성산으로 향한다. 고성산으로 향하는 길은 백련봉(235.1m)을 거친다. 뚜렷하게 솟은 산이지만 평택 산꾼들은 흔히 ‘부덕고백’이라고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백련봉도 함께 헤아려 줘서 ‘부덕백고백’이 더 맞는 명칭이라고 생각될 만큼 독립적인 산이다. 

아무래도 나처럼 답답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산에는 무수한 인파가 오가고 있었다. 이 일대에서는 다양한 코스와 방법으로 산행을 한다. 3.1운동 기념탑에서 백련봉 정상에 오른 뒤 되돌아가는 코스, 안성고개 휴게소에서 고성산~운수암을 들른 후 되돌아가는 코스가 많이 애용된다. 또한 부덕고백을 자전거로 종주하는 사람, 마라톤으로 종주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덧 걸음은 고성산과 백운산 한가운데 위치한 운수암에 닿는다. 운수암은 흥선대원군(석파 이하응)의 친필이 놓여 있는 곳이며, 1986년에 대웅전을 다시 지은 곳이다. 특히 조선 말기에 유행한 경기지역의 대방 형식을 잘 보여 주는 암자라고 한다.

이제 마지막 백운산이다. 부덕고백 종주가 처음은 아니지만 늘 마지막 산인 백운산에 오를 때가 가장 힘들다. 정상의 해발고도는 190m 남짓이지만 4km 거리의 오르막이 계속돼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는 길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배나무가 많이 있어 즐겁다.

백운산에 오른 뒤에는 버스종점인 죽백동차고지까지 약 1km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한다. 송탄으로 가려면 조금 더 걸어서 용이동차고지까지 가야 한다. 작은 도전을 또 다시 성공하며 전국의 모든 산꾼들이 코로나19로 고통 받지 않고 건강하기를 다시 한 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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