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나이라는 틀에 절대 꿈을 가두지 마세요!”

글 서현우 기자 사진 권성환 제공
입력 2020.09.28 09:40
일흔의 나이로 알프스 GR5 종주 성공한 권성환씨

유럽 알프스 지역에 위치한 수많은 아름다운 트레일 중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GR5 트레일이 있다. GR5는 프랑스어 ‘그랑드 랑도네Grande Randonnee’의 약자로 ‘그레이트 하이킹Great Hiking’, 즉 위대한 여정을 뜻한다. 원래는 네덜란드·벨기에·독일·룩셈부르크를 거쳐 프랑스까지, 북해에서 지중해로 가는 남북선상의 2,600km의 장거리 하이킹 코스지만, 보통은 레만호수Lac Leman(혹은 제네바호수Lac Geneve라고도 불림)에서 프랑스 남부의 니스Nice까지 약 660km 코스를 말한다. 
매년 1만 명 가까운 하이커들이 이 길을 걷지만 모든 노선을 완주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매일 백패킹으로 2,400~2,700m 높이에 위치한 고개를 1~2개씩 넘어야 하기에 체력과 정보를 충분히 갖춰야만 전 구간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드문 GR5 완주자가 국내에 있다. 심지어 일흔의 나이 노익장, 권성환씨다. 그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7월 17일 여정을 시작해 8월 11일까지 26일간 전 구간을 걷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완전 단독 백패킹으로 운행했다.

“여행 차 방문했던 알프스에 한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이후 투르 드 몽블랑도 걸어보고 샤모니와 체르마트, 마터호른 등지도 다녀봤죠. 특별한 트레일을 찾다가 투르 드 몽블랑은 사람이 너무 많아 조금 더 길고 사람이 적은 곳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GR5였습니다. GR5 종주 직전에 몽블랑을 17일간 트레킹했기에 실제 걸은 기간은 총 43일인 셈입니다.”

경남 밀양 출생의 권씨는 부산대를 졸업한 후 종합상사에서 근무하고 이후 무역회사를 경영한 바 있어 해외 산행 경험이 많은 편이다. 미국과 일본에 파견돼 근무할 땐 애팔래치아 트레일 일부와 일본 북알프스 종주도 했다.
“본격적으로 긴 산행을 즐기게 된 것은 55세 이후입니다. 그 전에는 대학교 산악부나 산악회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어요. 나이가 들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등산, 오토캠핑, 백패킹, 장거리 트레킹으로 조금씩 영역을 확장시켜 갔습니다. 열심히 다니다보니 나이를 잊게 되고, 작은 꿈을 이루자 더 큰 꿈을 꾸게 되더라고요.”

또한 권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장거리 트레킹을 완주해 낸 비결을 “꾸준함”이라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관악산을 중심으로 서울 근교산과 경기·강원 인근의 산을 매주 25~35시간 정도씩 산행합니다. 꾸준히 작은 산이라도 지속적으로 올라야 다리도 튼튼해지고 몸도 건강해지면서 점점 산행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겨요. 그렇게 100명산부터 정맥·지맥, 대간으로 점차 목표를 높게 설정해 나가다 보면 장거리 해외 산행도 손쉽게 해낼 수 있게 됩니다.”

권씨는 “내 경우가 누군가에게 모종의 계기나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며 “백패킹으로 해외 산행을 즐기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등산부터 맛 기행, 여행 등을 즐길 수 있다. 노년층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도전을 거듭해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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