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Special] 10월에 갈 만한 산

글 신준범 차장대우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0.09.29 09:51


거리두기 시대에 내장산 같은 단풍명산을 추천했다간 몰매를 맞을 수도 있겠다. 어떤 산을 추천하더라도 코로나 감염을 염려하는 대중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이런 정보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이도 분명 있기 마련이다.

10월에 갈만한 산을 추천한다. 누구나 아는 단풍명산 내장산·설악산 같은 곳보다는 좀 덜 알려진 산을 추천코자 한다. 단풍 산행지로 새이령과 주금산을, 억새산행지로 각흘산과 무장봉을 소개한다. 유명하지 않고 산의 크기는 조금 작은 편이지만, 아름다움의 깊이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 조금 한갓진 산을 추천한다. 이 산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월간<山> 홈페이지 san.chosu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주금산
비단 펼친 듯 고운 단풍
‘주금산’은 ‘불릴 주鑄’에 ‘비단 금錦’자를 쓰는 ‘산세가 비단이 펄럭이듯 결이 고운 산’이란 의미다. 주금산은 서울에서 가까운 듯 먼 산이다. 포천, 가평, 남양주 경계에 걸쳐 있는데, 어느 지자체의 중심과도 가깝지 않아서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포천 내촌면 주민들은 ‘독바위산’이라 부르는데, 능선에 장독처럼 생긴 큰 바위가 서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유래한다. 이 독바위가 산행의 백미다. 독바위에 올라서면 경치가 빼어나 일대의 능선이 단풍에 물들어가는 걸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주능선이 북에서 남으로 뻗어 있어 원점회귀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지만, 국민관광지인 수동계곡에 자리잡은 몽골문화촌에서는 원점회귀산행이 가능하다. 예부터 수동계곡의 근원이 되는 계곡 중에서 가장 이름 높은 계곡이 주금산 비금계곡이었다. 옛날 선비들이 이곳에 놀러왔다가 거문고를 숨겨 뒀다 해서 비금계곡이라 불린다.

산행은 몽골문화촌(현재 휴관 중)에서 비금계곡을 따라 난 임도에서 시작해 767m봉 헬기장을 지나 독바위와 독바위봉에 올랐다가 비금계곡으로 원점회귀하는 9㎞이며 4~5시간 정도 걸린다.
2 각흘산
명성산에 가려진 억새명산

각흘산角屹山(838m)은 잘 알려진 산은 아니다. 38선 이북인데다 군사지역이 인접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 산이 숨겨진 산이라는 건 포천과 철원의 경계에 있지만 두 지자체의 홈페이지 모두 이 산에 대해 소개하지 않는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각흘산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과 강원도 철원군의 갈말읍과 서면에 걸쳐 있다.

각흘산은 명성산의 매력에 가려진 산이기도 하다. 명성산을 지척에 두고 능선이 이어져 있어 두 산을 연계한 종주산행도 많이 한다. 47번국도가 지나는 고갯마루인 자등현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각흘봉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자등현에서 각흘봉까지 2.7㎞ 능선길이 그리 가파르지 않고 정상의 조망이 빼어나다. 특히 명성산으로 이어진 능선은 황금 억새밭을 이뤄 가을엔 경치의 황홀함이 극대화된다.

각흘산은 정상과 능선에서의 조망이 빼어나며, 동쪽의 각흘계곡도 호젓하고 순박해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품고 있다. 단풍 구경도 겸한다면 계곡을 들머리나 날머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어느 산이든 볕이 넉넉히 드는 계곡의 단풍이 능선보다 고운 법이다.
3 새이령(대간령) 
설악산 북쪽 고요하나 화려한 단풍
 
가을 설악산은 거리두기가 어려울 정도로 주말이면 인산인해가 된다. 대안은 설악산과 가까워 산세가 화려하면서도, 국립공원 밖이라 불법 산행을 면할 수 있는 곳. 바로 새이령(대간령)이다.

설악산국립공원 백두대간 북쪽 경계가 새이령이다. 대간 주능선에 있는 새이령은 강원도 고성과 인제에서 각각 오르는 길이 있는데 단풍철에는 그 빛깔이 실로 곱다.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어 한갓진 것도 장점. 다만 산행 거리가 짧지 않고, 국립공원 구역 밖이라 정비된 산길이나 이정표가 없다.

고성 방면은 ‘고성 갈래 구경길 제8길 새이령 가는 길’이 있다. 동해안 바닷가의 천학정에서 출발해 도원저수지를 거쳐 새이령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이다. 천학정에서 도원저수지까지 10㎞, 산길 5㎞로 새이령에 올라서는 데만 15㎞에 이른다. 도원저수지를 지나 산행을 시작하면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제 방면에서는 미시령터널 입구의 박달나무쉼터를 출발해 소간령과 마장터를 지나 새이령에 이르는 ‘인제 천리길’이 있다. 거리 7㎞에 이른다. 인제에서 출발해 새이령을 넘어 고성 도원저수지에서 산행을 마치는 12㎞ 코스가 인기 있다.
4 무장봉
김춘추 무기 감춘 억새 명산

무장봉(624m)은 경상권에서는 나름 유명한 억새명산이다. 경주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그리 높지 않지만 주능선에 닿으면 펼쳐지는 너른 억새밭은 무장봉을 영남의 새로운 억새 명산으로 떠오르게 했다. 또 산행이 수월하면서도 경치가 좋아, 초보자나 가족을 동반한 억새산행지로 영남권에서 인기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통일을 이룬 후 무기를 이 산에 숨겼다고 한다. 투구 무鍪, 감출 장藏 자를 쓰는 무장사鍪藏寺와 산 이름의 유래다. 무장봉은 경주와 포항의 경계에 있으나 산행은 경주시 암곡동에서 무장골을 따라 오르는 원점회귀 산행이 대부분이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산행 가능하다.

산행은 암곡지킴터에서 계곡을 가로지르며 시작된다. 과거 일대가 목장 터였기에 초원이 많고 정상 언저리까지 임도가 나있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무장봉의 진짜 보물인 억새초원에 닿는다. 주릉에 닿으면 딴 세상처럼 시야가 트인 부드러운 굴곡의 억새밭이 산객을 맞는다. 억새길은 신라 왕실의 기품을 갖춘 금빛처럼 부드럽게 물결친다. 암곡 기점 원점회귀 산행은 10㎞이며,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많이 본 뉴스

  • 월간산
  •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