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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해외뉴스] 영국 중증 시각장애인 5.10d 루트 선등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0.10.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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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자 아내의 설명만 듣고 등반 성공

시각장애인 제시 더프톤이 5.10d급 포크드 라이트닝 크랙을 선등으로 오르고 있다.
시각장애인 제시 더프톤이 5.10d급 포크드 라이트닝 크랙을 선등으로 오르고 있다.

영국의 중증 시각장애인 제시 더프톤이 난이도 5.10d급 암벽등반 루트를 선등해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오로지 확보를 보는 아내의 설명만 듣고 이뤄낸 기적이다.

더프톤은 태어날 때부터 퇴행성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나 점차 시력을 잃게 됐다. 더프톤의 부모는 장애로 기죽지 않도록 두 살 때부터 더프톤에게 암벽등반을 가르쳤다. 더프톤은 11세에 처음으로 암벽등반 선등을 성공했다. 당시 시력은 20% 정도 남은 상태였다. 

더프톤은 대학 진학 후 산악부에 가입해 등반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빙벽과 고산등반도 접했고, 2017년에는 그린란드에서 2개 미등봉을 초등하기도 했다. 산악부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 몰리 더프톤은 늘 더프톤의 든든한 등반 파트너로서 확보를 봐주며 말로 어떻게 동작을 취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제시 더프톤.
제시 더프톤.

더프톤이 지난 8월 1일 선등으로 완등한 루트는 잉글랜드 북부의 요크셔 사암 암장에 위치한 ‘포크드 라이트닝 크랙’이다. 온사이트 방식(후등으로 올라보지 않은 루트를 선등으로 추락 없이 오르는 것)으로 올랐는데 더프톤은 “온사이트on-sight가 아니고 사실상 보지 않고 오른 ‘논사이트non-sight’였다”며 “특별한 어려움 없이 완등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더프톤은 8월 15일엔 다른 지역의 5.10d급 루트를 또다시 논사이트 방식으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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