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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가을 오니 없어진 '돌발해충', 내년 여름 또 올 수도

글 월간산 편집진
  • 입력 2020.09.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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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붙은 알집을 방재 담당 공무원들이 제거하고 있다. 사진 충주시.
나무에 붙은 알집을 방재 담당 공무원들이 제거하고 있다. 사진 충주시.

매미나방, 대벌레, 깔따구 유충, 작은빨간집모기, 노래기 등 올여름 평년에 비해 유독 유해성이 우려되는 돌발해충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날씨가 서늘해지며 한결 숫자가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여름에 다시 이들이 대량으로 출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따뜻한 겨울’이 되풀이된다는 전제다.

이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에선 해충 방재 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 단양군 소백산에선 환경부와 산림청,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 단양군청 관계자들이 모여 긴 장대를 들고 매미나방의 대규모 번식을 막기 위한 알집 제거 작전을 벌였다. 충주시도 매미나방 확산방지를 위해 지난 7월 27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매미나방 알집 제거 골든타임으로 선포하고 생활권 주변 알집 제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매미나방은 접촉 시 피부병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매미나방이 출몰한 지역의 면적은 전국적으로 61.83㎢(여의도 면적의 21배)에 달했다고 한다.

매미나방 뿐만 아니라 대벌레, 노래기도 집단 출몰했다. 지난 7월 서울 은평구 봉산에는 나뭇가지처럼 생긴 대벌레가 떼를 지어 나타났다. 경기도와 충북 남부지역 등엔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노래기도 개체수가 급증했다.

이처럼 벌레들이 잇따라 창궐한 건 지난겨울의 이상 고온 현상 때문이다. 매미나방과 대벌레는 가을 무렵 한 마리가 수백개의 알을 낳으며, 상당수의 알은 겨울 추위에 폐사되고 살아남은 알만 부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1973년 이래 가장 따뜻한 3.1도를 기록하며 부화율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따른 해충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김동언 연구원은 “이상 고온 현상으로 곤충이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규모 확산 현상은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맞는 방제 기술, 약재 등을 개발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7월 17일 오후, 지난 겨울 이상고온 등으로 나방 유충이 증가한탓인지 충북 제천시 청전동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 가로등 스피커에 알을 깐 나방이 빽빽히 들어찼다.
2020년 7월 17일 오후, 지난 겨울 이상고온 등으로 나방 유충이 증가한탓인지 충북 제천시 청전동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 가로등 스피커에 알을 깐 나방이 빽빽히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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