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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3월호
  • 653호

[백년가게] 전북, 청년 사장이 할아버지 됐지만… 그 맛이 어디 가나요

월간산
  • 입력 2021.02.23 09:30
  • 수정 2021.11.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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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박 

3대째 대물림하는 이탈리안 돈가스

경양식 레스토랑 ‘함지박’은 1989년 익산역 근처에 문을 열었다. 창업 초기, 박정수 대표는 모친 황혜숙씨와 밤낮 없이 일했다. 오전과 오후에는 어머니가, 대학생이던 아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가게로 와 저녁 손님을 맞았다. 인기 비결은 단연 훌륭한 맛이다. 

경양식이 귀하던 때, 돈가스 속을 치즈로 가득 채운 함지박 이탈리안 돈가스는 흔치 않은 별미였다. 그 맛과 분위기를 잊지 못한 이들이 지금도 얼굴을 내민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상에 올리는 음식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한다. 고기 손질부터 수프, 소스 제조까지 손수 챙긴다. 박 대표는 “최선의 가치는 꾸밈없는 음식”이라 말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아내 우숙희 대표가, 최근에는 둘째 딸이 합류해 3대째 손맛을 대물림하고 있다. ‘백년가게’로 선정된 식당답게 “앞으로도 변치 않겠다”는 약속이 반갑다. 

주소 전북 익산시 동서로63길 60

문의 063-841-3211

메뉴 이탈리안 돈가스 1만6,000원 이탈리안 함박스테이크 1만7,000원

한양불고기 

새벽부터 밤 11시까지 43년을 지켜온 불고기 맛

‘한양불고기’는 1978년 전국구 식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야심 찬 첫발을 디뎠다. 6년 뒤 창업주인 부친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박홍래 대표는 크고 작은 경영 위기를 성실함 하나로 버텨 냈다. 그의 하루는 여전히 일분일초가 모자랄 만큼 분주하다. 새벽 6시에 기상해 장을 본 후 재료를 손질한다. 밤 11시까지 요리, 서빙, 주차 관리, 청소 등 대부분의 일을 도맡는다. 

가족을 대한다는 생각으로 정직하게 일하는 그의 진심은 얼굴 사진을 내건 간판에서도 드러난다. 국내산 최상급 돼지고기에 성심성의껏 제조한 양념장을 더한 이곳 불고기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정갈한 맛이다. 돼지불고기뿐 아니라 낙지나 한우를 넣은 메뉴도 꾸준히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아버지의 염원대로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이 박 대표 손맛을 느끼고 간다. 43년간 올곧게 가꿔 온 마음이 빛을 발하고 있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우전2길 6

문의 063-228-8011

메뉴 옛날돼지불고기 1만 원 낙지불고기 1만3,000원

유정초밥 

매일 새벽 고른 싱싱한 식재료의 힘

1977년 당시 29세였던 청년이 군산에 일식집을 차렸다. 44년째 초밥명가 타이틀을 거머쥔 ‘유정초밥’이다. 어려서부터 일식을 즐겨 먹은 김진환 대표는 깐깐한 입맛을 십분 활용해 최상의 요리를 낸다. 식재료는 신선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매일 새벽 장보기에 나선다. 그간 쌓은 노하우로 척 하면 척, 최고의 재료를 고른다.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 구매할뿐더러, 설령 남더라도 미련 두지 않고 폐기하니 언제 방문해도 싱싱한 식감에 반한다. 

진가를 알아본 이들이 문턱이 닳도록 즐겨 찾고 있다. 그 사이 청년은 흰머리 희끗한 할아버지가 되었고 “오랜 단골이 건네는 안부가 고맙다”고 얘기한다. 주인장과 손님의 삶이 오래도록 어우러진 유정초밥은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일식집이자 맛집으로 우리 곁에 머물 것이다.

주소 전북 군산시 대학로 6-4

문의 063-445-9844

메뉴 모듬초밥 2만 원 사시미정식 4만 원(점심 특선)

한일관 

67년간 전주 지킨 따끈한 콩나물국밥!

1954년 문을 연 ‘한일관’은 배고프던 시절, 전주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 주던 곳이다. 아침이면 따끈한 콩나물국밥으로 하루를 열려는 이들로 문전성시였으며, 불판엔 30개의 뚝배기가 펄펄 끓었다. 큰어머니, 아버지에 이어 3대 경영자가 된 이호준 대표는 “미세한 차이가 큰 변화를 이끈다”며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 방앗간에서 짠 참기름, 최상급 고춧가루, 균일한 품질의 육수 등으로 그리운 맛을 찾아오는 이에게 보답한다. 

콩나물국밥과 함께 전주식 비빔밥도 선보인다. 한일관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이 곧 전주의 전통이 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이곳을 오간 이 대표는 한일관의 역사를 몸으로 익힌 산증인이다. 그가 내놓는 한 그릇의 요리가 소중한 이유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어은로 48

문의 063-226-1569

메뉴 콩나물국밥 7,000원 전통전주비빔밥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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