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사우나 있다가 영하 55℃ 알몸 질주… 남극300클럽을 아시나요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1.11.19 09: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뉴스]
화씨 300도 차이 왕복하는 이색 도전

‘300클럽’ 참가자. 사진 블라디미르 살만
‘300클럽’ 참가자. 사진 블라디미르 살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남극 최저 온도가 경신됐다. 지난 4~9월 남극점에 있는 미국의 아문센-스콧 연구소에서 관측한 평균 기온은 영하 61℃로 기온 기록이 시작된 1957년 이래 최저치다. 지구상에서 남극이 가장 추운 곳은 아니다. 지난 10월 초에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보스토크 관측소에서 영하 79.4℃가 관측돼 10월 기준 사상 최저점에 거의 근접했다.

최저 기온이 관측됐다고 하여 남극 기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건 아니다. 최근 그랬듯 남반구 여름에 접어들면 급격히 기온이 올라 남극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린다. 지구 평균기온이 2021년 6~8월은 사상 네 번째로 높았다고 한다. 극지방 기온이 낮아지는 이유는 극소용돌이와 오존 감소로 인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한편 극지의 맹추위를 이용한 이색 챌린지가 눈길을 끈다. 1959년부터 있었던 ‘300클럽’으로, 화씨 300도 차이를 남극점에서 왕복하는 도전이다. 이는 일단 영하 55℃(화씨 영하 200도) 이하인 날이어야 가능하다. 남극점의 아문센-스콧 연구소에서 영상 38℃(화씨 100도) 사우나에서 머무르다가, 뛰쳐나와 남극점에 설치돼 있는 금속 구체 조형물까지 100야드(90m)를 알몸에 신발만 신고 달려서 터치하는 것이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늘어서서 횃불을 들고 응원하는 의식도 진행한다.

남극점에 있는 미국 아문센-스콧 기지. 사진 메사스튜디오
남극점에 있는 미국 아문센-스콧 기지. 사진 메사스튜디오

당연히 무척 위험한 챌린지다. 남극은 초저온과 낮은 기압으로 해발 3,000m 이상 올라와 있는 듯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심각한 동상에 걸릴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서 꼼꼼한 계획과 복잡한 팀워크가 요구된다고 한다.

아베는 2019년 남극점에 도달한 바 있는데, 당시 중간 지원을 받고 완주했었다. 사진 마사타츠 아베
아베는 2019년 남극점에 도달한 바 있는데, 당시 중간 지원을 받고 완주했었다. 사진 마사타츠 아베

한편 코로나 확산세가 백신으로 감소하면서, 남극점 탐험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중에 한 일본인이 주목된다. 아문센과 스콧이 경쟁을 벌이던 1911년 당시 남극점을 노리던 일본인 노부 시라세는 개썰매를 끌고 도전했지만 남위 80°까지 전진하고 돌아서야 했다. 2021년 말에 일본의 탐험가 마사타츠 아베가 노부 시라세가 못다 이룬 완주를 이어서 한다는 목표로 준비 중이다. 즉 남위 80°부터 시작해 남은 1,200km를 65일 내에 무지원으로 완주한다는 계획이다.

본 기사는 월간산 11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