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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신고제로 바뀐 드론 항공촬영…촬영법부터 구매가이드까지

서현우
  • 입력 2023.02.09 07:20
  • 수정 2023.02.17 11:00
  • 사진(제공) : 이건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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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오픈한 일산 쥬쥬테마파크 드론체험관 조종 프로그램 체험

일산 쥬쥬테마파크 고양드론체험관에서 19kg 농업용 드론 비행 조종을 체험하고 있다.
일산 쥬쥬테마파크 고양드론체험관에서 19kg 농업용 드론 비행 조종을 체험하고 있다.

드론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드론의 발목을 잡은 것은 각종 규제였다. 비행규제는 물론, 특히 촬영은 까다로운 조건을 지켜야만 했다. 과거엔 항공사진을 찍으면 드론원스톱 민원서비스에 올려 국방부 합참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한적한 시골 앞마당에서 촬영하려 해도 허가가 있어야 됐다.

이렇게 항상 사진을 검사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군사시설이 있는 지역에선 일정 기한 전에 사전 승인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으면 군인의 감시 하에 드론을 띄우고 촬영해야 했다. 이토록 드론 촬영이 제한되다 보니 드론에 대한 흥미가 급격히 식은 사람도 많았고, 애물단지처럼 집 창고에 보관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그런데 이러한 불필요한 행정소요가 지난해 12월부터 사라졌다. 촬영금지시설이 없으면 따로 민원 접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촬영 신청 확인을 받은 후에는 재신청 없이 1년간 자유롭게 드론 촬영이 가능하다. 국방부가 드론 항공촬영 제도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꿔주면서 일어난 변화다. 개활지 등 촬영금지 시설이 명백하게 없으면 아예 신고할 필요도 없고, 신고할 의무가 있는 지역에선 촬영 4일 전까지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이용해 신청하면 된다. 한국의 안보 상황 때문에 50여 년간 시행됐던 촬영 규제가 풀린 것이다.

그래서 평소 드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이 입문하기에 적기라고 한다. 황순용 드론아카데미 원장을 만나 드론을 직접 체험해 보며 드론에 입문하기 전 알아둬야 할 것들에 대해 들어봤다.

드론의 종류는 날개와 무게로 크게 구분된다.
드론의 종류는 날개와 무게로 크게 구분된다.

1 드론의 종류는?

드론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4개의 날개가 달려 있고, 손바닥 두 개를 합친 정도 크기의 비행체를 떠올린다. 실제로 이 정도 크기의 드론이 가장 보편적이긴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크게 무게와 날개의 수로 구분한다.

먼저 드론은 날개 수에 따라 각각 3개는 트라이콥터, 4개 쿼드콥터, 5개 펜타콥터, 6개 헥사콥터로 불린다. 물론 8개, 10개 이상인 경우도 있다. 기종에 따라 약간은 상이하지만 보편적으로 날개 수가 많아질수록 안정성과 기동성이 좋아진다. 다만 드론 자체 무게가 늘어나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진다는 점만 알아두면 된다.

또 하나는 무게다. 250g 이하, 250g~2kg, 2~7kg, 7~25kg, 25~150kg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드론의 무게를 카테고리로 묶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격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못 위로 드론을 날리자 마치 헬리콥터가 뜬 듯 물결이 요동친다. 기체가 무거워질수록, 높은 자격증 수준이 요구된다.
연못 위로 드론을 날리자 마치 헬리콥터가 뜬 듯 물결이 요동친다. 기체가 무거워질수록, 높은 자격증 수준이 요구된다.

2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가?

간단히 말하면 드론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더 높은 수준의 자격증이 필요하다. 드론 자격증은 1~4종으로 구성돼 있다. 250g 이하 드론은 자격증이 없어도 바로 구매해서 날려도 상관없으나 250g~2kg은 4종, 2~7kg은 3종, 7~25kg은 2종, 25~150kg은 1종 자격증이 각각 필요하다.

4종에서 1종으로 높아질수록 자격증을 따는 데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많아진다. 3종은 6시간, 2종은 10시간, 1종은 20시간의 비행경력이 증명되어야 한다. 실기시험에선 각종 이륙비행, 공중정지비행, 삼각비행, 착륙비행 등 각종 비행을 얼마나 원만하게 수행하는지 테스트한다.

황순용 드론아카데미 원장이 각 기체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순용 드론아카데미 원장이 각 기체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취미 영역에선 4종 자격증까지만 따둬도 무방하다. 2kg 이하 제품 중에서도 항공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적당한 비행 능력을 가진 드론들이 많다. 또한 4종의 경우 별도의 학과시험이나 실기시험 없이 온라인 이론시험만 합격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자격증 획득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드론을 먼저 구매하고 자격증 없이 날리다가 필요하면 자격증을 따면 되지 않을까? 물론 절대 안 된다. 적정 자격증 없이 드론을 운용하다가 적발될 경우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두개의 스틱으로 조종한다. 모드1~4 중 모드2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두개의 스틱으로 조종한다. 모드1~4 중 모드2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3 드론 조종하는 법은?

입문자 입장에서 드론 조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이 먼저 자격증부터 따고 수십만 원을 들여 드론을 구매해야 한다는 건 너무 가혹하다. 그러니 먼저 드론 조종을 체험해 보는 것이 좋다. 전국 각지에 드론체험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21일 일산 테마파크 쥬쥬에 드론비행체험관이 하나 열렸다. 황순용 원장의 협조로 직접 드론을 조종해 봤다. 완구용 팡팡드론이다.

“먼저 조종기에 대해 설명할게요. 스틱이 두 개죠. 이 두 개의 스틱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모드 1~4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모드2만 씁니다. 모드2는 왼쪽 스틱의 상하는 드론의 수직 움직임을 담당해서 위로 올리면 올라가고 아래로 내리면 땅으로 떨어져요. 좌우는 정지 상태 기준으로 드론의 좌회전, 우회전을 담당합니다. 또 오른쪽 스틱의 상하는 수평 상의 전진과 후진, 좌우는 수평 상의 좌진과 우진을 담당하죠. 말로만 들으면 어려워 보여도 일단 해보면 어렵지 않아요.”

말로만 설명 들었을 땐 뇌가 정지되는 느낌이었는데 일단 해보니 정말 쉬웠다. 일단 왼쪽 스틱을 위로 밀어서 드론을 위로 띄운 뒤 왼쪽 스틱을 핸들 삼아 좌우로 돌리며 오른쪽 스틱의 위아래 움직임을 마치 차량 액셀처럼 조절하니 수평 상의 움직임은 금방 통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쉽다고 생각하고 돌아다니다가도 막상 고리 통과 같은 과제가 부여되면 움직임이 급격히 삐걱거렸다. 가장 큰 문제는 기체의 앞방향이 내가 보는 시선과 일치하지 않는데 보는 시선을 정면이라고 생각하고 조종하다 보니 오작동이 생겼다. 차량을 운전하던 습관 탓이다.

“조종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눈이에요. 정확히 기체의 움직임을 따라 가고 있어야 하며, 또 시선을 드론에 일치시키는 게 중요하죠. 그 다음은 반량수정이라고 하는데 원하는 만큼 스틱을 미세조작해서 오작동한 범위를 수정해 주는 걸 말해요. 가령 10을 가야 한다고 할 때 정확하게 스틱을 조종해서 딱 10만큼 가게 조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8밖에 못 가거나 12를 가게 되는데 이때 2를 더해 주거나 2를 빼주는 조종 능력이 필요한 거죠. 마지막은 주의력 분배입니다. 드론만 쳐다보면 안 되고 드론 주변의 지형지물도 잘 살펴야 하죠.”

야외로 나가 완구용 드론에 이어 19kg에 달하는 기체도 조종해 본다. 애초에 소리부터 남다르다. 연못 위에 띄우자 마치 헬리콥터가 뜬 듯 물결이 요동친다. 그런데 육중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스틱으로 조종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 완구용 드론과 거의 흡사했다.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이 무척 중요했다.

아이들이 직접 드론 조종 체험을 하고 있다.
체험관을 찾은 아이들이 직접 드론 조종 체험을 하고 있다. 신경이 날카롭고 눈이 맑아 드론 조종의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 실제로 드론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4 입문용 드론 어떤 걸 사면 좋을까?

드론체험관에서 여러 기체를 직접 조종해 보니 각 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알고, 또 조종이 적성에 맞는지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다면 입문용으로는 어떤 드론을 사는 것이 좋을까?

먼저 정해야 할 것은 드론 사용의 목적이다. 단순히 비행체로 날리는 것이 목적인지, 사진을 주로 찍을 것인지, 아니면 기타 드론축구 등 레포츠인지 영리용인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적당히 비행하는 재미와 사진 찍는 것 정도를 기준으로 둔다면 자격증 없이 날릴 수 있는 250g 이하 드론 중에선 DJI의 메빅 미니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다. 무게가 딱 249g인데 GPS에 고성능 카메라도 달려 있어 어느 정도 전문적인 항공 촬영이 가능하다.

4종 자격증이 필요한 250g~2.5kg 사이 무게의 제품으로 입문하려면 가격대에 따라 가치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 너무 과한 지출을 삼가고 싶다면 중저화질 촬영이 가능한 10만~20만 원대의 드론을 고려해 볼 만하다. MUMN사나 METAVIZ, SYMA 등의 브랜드에서 적당한 제품을 판다. 이 제품들도 충분히 ‘드론 사진스러운’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다. 

괜히 값싼 제품으로 입문했다가 사진이나 비행 능력이 만족스럽지 못해 업그레이드할 바에 시작부터 중고가의 제품으로 입문하겠다면 아무래도 드론 시장 세계점유율 1위인 DJI 사의 제품들이 가장 무난하다. 가격대비 성능은 물론, 특히 한국에선 AS가 다른 해외 브랜드들에 비해서 편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일산 쥬쥬테마파크 고양드론체험관 내부 전경.
일산 쥬쥬테마파크 고양드론체험관 내부 전경.

5 지금 드론에 입문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항공사진 촬영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돼 드론을 갖고 놀기에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 외에도 지금 드론에 입문하기 괜찮은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가격이 과거에 비해 비교적 싸졌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완구용 드론인 팡팡드론을 예로 들자면 현재 가격이 3만 원선인데 과거엔 비슷한 스펙의 기체가 프랑스와 독일에서 30만 원에 팔았었다”며 “가격은 이렇게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성능은 평균적으로 비행시간이 3배가량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또한 드론 시장이 갈수록 급성장 중이란 점도 살펴볼 만하다. 황 원장은 “드론 시장은 매년 4~16배씩 성장하고 있다. 단순히 드론 생산 및 판매뿐만이 아니라 관련 산업과 기술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부업으로 드론을 활용할 여지가 있으니 지금 먼저 친해져 놓으면 좋다는 설명이다.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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