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정책 해부 8] 매표소와 매표원 늘이며 입장료 인상 타령

[407호] 2003.09
입력 2003.12.01 11:58 | 수정 2003.12.01 11:58

인건비와 운영비로 공원 입장료 탕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현 1,300원인 공원 입장료를 30% 정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 1,7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왜 올리려고 하는 걸까? 적지 않은 공원 입장료 수입이 있고, 국고지원금도 적지 않은데, 왜 또 올리려고 하는가? 관리공단 예산을 들여다 보자.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산은 일반예산과 특별예산으로 구분된다. 특별예산은 전액 국고지원이므로 입장료 수입 등으로 운용되는 일반예산의 사용처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일반예산의 지출은 운영비와 인건비(봉급)로 구분된다. 그 비율은 대략 65:35이다. 운영비 부문부터 보자.

늙은 말 관리비로 연간 1억 지출

입장료를 받기 위해 매표소를 해마다 신축하고 있다.  2001년도 매표소 13동 신축 예산은 10억 원이며, 97~2000년도 매표·관리소 설치비는 28억2천6백만 원이다. 매표원들의 말에 의하면 실내 면적이 넓어져 난방비가 두 배나 든다고 한다. 미관을 좋게 한다며 멀쩡한 매표소를 헐고 외양을 통나무로 치장한 건축물을 신축하고 있어서 뜻 있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러한 매표소에서부터 정상까지 온통 입간판과 현수막으로 도배하고 있다. 탐방객을 범죄시하는 경고판 등 불필요한 안내판 약 10만 개가 늘어서는 바람에 국립공원은 안내판 전시장으로 변했다. 2001년도 입간판 설치비는 349개 2,443만 원, 행사 현수막은 240개 960만 원 등 총 10억9백만 원이다. 97~2001년도 안내표지판 정비사업비는 36억6천8백만 원이다. 도심지나 유원지 시설물인 전광판을 북한산에 이어 속리산 등 전 국립공원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공단 홍보실의 홍보예산을 보자. 국립공원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내장산과 속리산의 기마순찰대 말 9필은 마사회에서 기증했는데,  98년도에 축사건립비 3,350만 원을 들였고, 늙은 말이어서 인건비, 약품비, 사료비, 보험료, 승마장구, 승마복 등 관리비가 연간 1억 원이나 들고 있다.

또한 홍보실은 계곡 최상류에 위치한 송어양어장 겸 식당을 소개하고, 개인 조경공원을 홍보하고 분재와 수석을 연재하는 등 자연공원과 거리가 먼 시중 잡지에나 실릴 내용들을 계간 「국립공원」지에 실어왔다. 휴지가 보이지 않는 등산로에서 공단과 환경부가 휴지 줍기 행사를 열고는 등산로를 살리고 있다고 국민을 기만했고, 조류 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새집 달기 행사를 자연보호운동이라 홍보, 역시 국민을 기만했다.

공단의 자연생태계 보전사업 항목을 보면 가관이다. 야생조수 먹이 주기는 생태계를 오염·약화시키는 일인데도 2001년도에 1,420만 원을 들여 오염사료 4.16톤을 살포했다. 이렇게 자연훼손을 유도하는 기사를 실어온 계간지의 발행비는 연간 약 1억3천만 원이다.

또한 홍보실은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한다며 방치했다가 풀꽃을 심어 조경한 지리산 노고단 복원사업을 홍보하느라  2001년 6월14일 「훼손지에 대한 복구방안 세미나」를 지리산 자락에서 열었다. 전날인 13일 서울에서 방송·신문 기자, 환경부 직원, 공단 임직원 등을 버스 한 대에 실어 전남 구례까지 수송, 점심식사는 과천에서, 저녁식사를 남원에서 했는데, 남원 ㅊ식당의 식사비는 219만 원이다.

그리고 당일 지리산 남부관리사무소(화엄사 입구) 2층 소장실에서 사업설명을 했는데, 참석자는 기자와 공단 직원이다. 그런데 토론 참가비라며 방송·신문 관련자 11명에게 30만 원씩 330만 원을 영수증도 받지 않고 지급했다. 게다가 공단 홍보실은 이 날 저녁 언론팀을 구례의 ㅍ유흥주점에서 접대했는데, 영수증 상의 봉사료는 40만 원이며 자정을 넘긴 14일 오전 2시에 술값을 계산했다. 그리고 세미나 참가자용으로 표고버섯 28,000원 짜리 35개 98만 원도 지출했다. 공단 홍보실은 자연 관련 세미나를 치르면서 식비, 토론참가비, 술값, 기념품 등 예산을 검소하게 지출했는지 의문이다.

봉급 외에 별도 연구비 1억씩 지급

자연보호사업이나 홍보사업 뿐만 아니라 연구사업에도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공단은 부실한 연구보고서 생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월간山 2003년 6월호 「국고낭비 부르는 부실 연구보고서들」참조). 그런데 봉급을 받고 있는 공단 연구원들에게 건당 수천만 원에서 1억5천만 원, 1억8천만 원씩의 조사연구비를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게다가 내용이 조작되거나 부실해 무용지물인 보고서들도 있다. 2002년도 공단 직영 조사연구비는 생태계 모니터링을 제외하고도 5건으로 6억9천만 원이다. 반면 외부용역비는 4건 1억6천만 원으로 직영연구비에 비해 1/3 정도다.

임직원 봉급은 어떤가 보자. 공단 임원의 98년도 판공비는 이사장이 1억1천8백만 원, 감사 1천6백만 원, 부이사장 1천8백만 원, 기획이사와 운영이사가 1천4백만 원이다. 판공비는 최근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2000년도 급여 내역을 보면 이사장은 월기본급 260만 원에 직책보조비 월 230만 원, 600%의 상여금, 100%의 명절휴가비, 125%의 가계지원비, 100%의 월동보조비 외에 가족수당, 공원관리수당, 급식비 등 1년간 수령액은 약 7천만 원이다. 부이사징, 감사, 이사는 약 5천5백만 원이다.

이들이 자연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사실 관리공단 임원직은 낙하산 인물들의 간이역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 임원이 근 2년만에 공단을 떠났는데, 이유는 인천시장 후보 출마다. 공무원 출신 조 모씨도 93년에 입단했다가 2년도 채우지 않고 95년 4월 군포시장에 출마한다며 떠났다. 초대 이사장 박운영씨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자연이나 군과도 거리가 먼 건설회사 상임고문직으로 발을 옮겼다. 이런 이들에게 전문 지식이 필요한 생태계 관리를 맡겨온 관례 자체가 문제다.

공단 수익금으로 봉급 지불 가능

탐방객이 낸 입장료 중 10~30%를 문화재가 있는 15개 사찰에게 문화재 보수비(문화재 관람료와는 별개임)라는 명목으로 떼주고 있는데, 1983~2001년 사이에 130억6천만 원을 지불했다. 문화재 관람료를 문화재 볼 사람에게만 징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드높고, 예산이 부족하다며 입장료를 또 올리려고 하는 상황인데 문화재 보수비를 입장료에서 또 떼어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공단은 국고지원금이 총예산의 30%여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엄살 부리고 있다. 거짓말이다. 2001년의 국고지원금은 527억9천만 원으로 공단 총예산(일반예산과 특별예산) 872억1천만 원의 절반이 넘는 65.5%다. 2001년도 일반예산의 수입 내역을 보면, 자체 수입은 입장료 수입이 242억2천5백만 원, 사용료와 직영사업 등 수입이 101억9,741만 원으로 344억2,241만 원이다. 여기에 국고지원금 131억5천2십만 원이 추가된다. 그래서 일반예산 수입총액은 475억7,261만 원이다.

지출은 인건비(계약직 일부와 매표·검표원 제외) 166억1천5백만 원, 공원사업비 246억3백2십만 원, 기관운영 및 예비비 63억5,441만 원으로 지출총액 역시 475억7,261만 원이다. 공단은 입장료 징수 이유를 임직원 봉급과 공원 관리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IMF 한파로 구조조정 등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있던 2001년도에 입장료를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렸다. 그런데 2001년도의 인건비는 전해 2000년도에 비해 11억514만 원이 증가했다(증가율 7.1%).

공단 직원수는 본부 100명, 관리사무소 900명 등 약 1,000명이다. 이들 중 휴일 매표 종사원은 약 300명이다. 매표·검표원의 봉급과 부이사장 등의 불필요한 직책을 없애고, 낙하산 인사의 봉급과 판공비를 줄이고, 자연보호에 역행하는 사업을 중단한다면, 입장료를 받지 않아도 공단 자체 수익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다.

공원 입장료를 징수하고 정부가 국고를 지원하는 것은 국립공원의 자연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입장료와 국고지원금이 엉뚱하게도 탐방객 인권 훼손과 자연 훼손사업에도 쓰여지고 있으며, 공단 본래 임무인 공원 관리보다 매표하는 데 인원과 시간을 터무니없이 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립공원을 무료 개방하는 게 오히려 국립공원의 자연을 보호하는 길이자 세금을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이장오 국립공원시민연대 사무국장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