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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축제산행] 순천만 갈대축제

월간산
  • 입력 2005.11.15 10:06
  • 수정 2005.11.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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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이용한 갯벌탐사…용산에서 보는 일몰은 황홀

▲ 용산 전망대를 찾은 사진작가들이 순천만 낙조를 찍고 있다.
▲ 용산 전망대를 찾은 사진작가들이 순천만 낙조를 찍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질이 좋은 갯벌을 거느리고 있는 순천만은 이 땅 최고의 ‘갈대왕국’이기도 하다. 호남정맥에서 발원한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펼쳐진 갈대 군락은 무려 15만 평에 이른다. 또 순천만 동쪽의 용산에서 바라보는 순천만 일몰은 지금껏 봐온 낙조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만큼 아름답다. 11월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갈대축제가 펼쳐지는 순천만을 구경한 후, 조선시대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낙안읍성의 진산인 금전산 산행을 즐겨보자.

“워메, 참말로 대단하구먼!”

▲ 순천만에서 갯벌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사진=순천시청 제공
▲ 순천만에서 갯벌체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사진=순천시청 제공

순천만 갯벌을 뒤덮은 광활한 갈대숲을 내려다보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누구나 할 것없이 감탄사를 터뜨린다. 갈대숲에 파묻힌 대대동 마을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군락을 형성하고 있고, 갯벌을 따라 길게 방죽이 있어 넓은 순천만에서 갈대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1990년대 후반 여러 조사에서 ‘순천만은 한국에서 가장 질이 좋은 습지’로 밝혀졌듯이 다양한 갯벌 생물과 희귀 철새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순천만에서는 흑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11종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모두 140여 종이 넘는 조류가 서식한다.

이들 개체수도 풍부해 순천만은 람사보존지역 후보지로 첫손에 꼽히고 있다. 또 순천만 갯벌은 바다가 육지화해 가는 염습지가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남은 곳이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일곱 가지로 색이 바뀐다는 칠면초는 염습지의 대표적인 식물이다. 순천만에선 자줏빛 칠면초와 하얀 갈꽃이 어우러진 갯벌 풍경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 순천만으로 날아든 두루미.<사진=순천시청 제공
▲ 순천만으로 날아든 두루미.<사진=순천시청 제공

늦가을의 이른 아침에 낀 짙은 안개는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 1964년 10월 ‘사상계’에 발표될 때 비평가들에게 ‘감수성의 혁명’이란 극찬을 들었던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霧津紀行)’의 배경지가 바로 이곳임은 우연이 아니다. 소설의 무대인 무진은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공간이지만,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김승옥은 ‘순천만 대대포 앞바다와 갯벌’이라고 밝혔다. 바로 이곳 대대포구 안개가 ‘무진기행’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 순천만 갯벌은 우리나라 최고의 갈대밭 군락지로 꼽힌다.<사진=순천시청 제공
▲ 순천만 갯벌은 우리나라 최고의 갈대밭 군락지로 꼽힌다.<사진=순천시청 제공

올해부터 순천만 축제를 주최하는 곳은 순천시가 아니라 갈대밭을 관할하는 도사동사무소다. 행사는 갈대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순천만 대대포구와 자연생태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전시 및 체험, 공연행사 등 40종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주요 체험행사는 탐사선을 이용해 순천만을 탐조하는 순천만 생태 탐사, 갈대 사잇길을 걸어 보는 순천만 갈대속 생태체험,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는 환경기원 연날리기, 갈대 원두막 체험을 비롯해 새끼꼬기, 떡방아찧기 체험 등 다양하다.

이외에도 갈대 공예품과 황포돛배, 그리고 각종 농기구들을 상설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남도 김치 특산품 전시장선 남도젓갈, 순천만 갈대쌀, 순천단감 등 순천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갯강 풍광이 일품인 순천만 일몰.<사진=순천시청 제공
▲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갯강 풍광이 일품인 순천만 일몰.<사진=순천시청 제공

이렇듯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 축제기간 중에는 볼거리는 많으나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살펴야할 게 자연생태관이다. 1~2시간쯤 둘러보면 갯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순천만 생태계에 대해 눈이 트인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동행했다면 반드시 들러야할 곳이다. 요금은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이후 대대동 선착장으로 간다. 목교를 넘어 갈대밭을 걷기 전에 즐길 거리는 순천만 탐사선을 타는 것과 갈대밭 자전거 하이킹이다. 부두에서 출발하는 탐사선은 두루미호와 순천만1·2·3호 4대의 배가 있다. 뱃길로 4km 정도 떨어진 별량면 장산 근처까지 가는데 왕복 30~40분 정도 걸린다.

배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순천만 가장 안쪽의 갯벌과 붉게 물들어 가는 칠면초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일곱 가지로 색이 바뀐다는 칠면초는 만추 무렵이 제일 예쁘다. 단풍 못지않은 붉은 색에 가까운 진자줏빛 칠면초와 포실포실한 갈꽃이 어우러진 갯벌 풍경은 순천만의 자랑이기도 한다. 잘 살피면 구멍으로 숨어드는 짱뚱어의 우스꽝스런 몸짓도 구경할 수 있다.

▲ 순천만을 뒤덮은 자줏빛 칠면초. 계절에 따라 일곱 가지로 색이 바뀐다는 칠면초는 염습지의 대표적인 식물이다.<사진=순천시청 제공
▲ 순천만을 뒤덮은 자줏빛 칠면초. 계절에 따라 일곱 가지로 색이 바뀐다는 칠면초는 염습지의 대표적인 식물이다.<사진=순천시청 제공
탐사선을 타고 가는 도중에 선장의 설명이 곁들여지지만, 너무 간단한 게 조금 아쉽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축제기간만이라도 해설사가 동승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 뱃삯은 대인 5,000원, 어린이 3,000원.

▲ 순천만 탐사선이 대대포구 선착장을 막 벗어나고 있다.
▲ 순천만 탐사선이 대대포구 선착장을 막 벗어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순천만 갈대밭 둑을 한 바퀴 도는 것도 해보자. 운동도 되고 시원한 둑도 달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잠시 세워놓고 활짝 핀 갈대를 감상하는 맛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1시간에 성인용 3,000원, 어린이용 2,000원이고, 연인들이 즐겨 타는 2인용은 5,000원이다.

탐사선과 자전거를 탔다면 드디어 순천만 갈대밭을 걸을 차례다. 갯강이 가로막고 있어 예전에 갈대밭 탐사가 어려웠으나 최근 생태공원을 가꾸면서 목교를 설치하면서 수월해졌다. 갈대숲 사이의 목교를 10분쯤 걸으면 농로로 이용되는 둑이 나온다.

이 둑길을 5분쯤 걸으면 일몰 감상지로 유명한 용산(용머리) 아래에 닿는다. 여기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순천만 일몰을 감상하지 않으면 순천만 갈대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순천만 갈대밭의 아름다운 풍광은 노을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 갯벌의 생성 과정과 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순천만 자연생태관.
▲ 갯벌의 생성 과정과 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순천만 자연생태관.
예전엔 최고의 포인트인 용산 일몰 포인트로 가려면 승용차로 순천만을 30분쯤 빙 돌아가서 해룡면 농주리 마을로 접근해야 했으나, 최근 대대동에서 용산 일몰 전망대로 이어지는 산길을 널찍하게 잘 닦아놓았다. 30분쯤 걸리는 가벼운 산행코스라 생각하면 된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명품으로 다가오는 순천만 일몰 전망대인 용산 전망대는 한반도의 명풍경을 찾아다니는 사진작가들의 단골 명소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일반인들도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쉴 새 없이 누른다.

굽이도는 갯강은 금가루라도 뿌린 듯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그 갯강을 따라 망둥어를 낚기 위해 떠났던 배들이 거슬러 올라올 때면 누구라도 감탄사를 풀어놓게 마련이다. 해가 넘어가고 대대동으로 돌아갈 때도 랜턴은 필요치 않다. 여명으로 충분히 되돌아갈 수 있다. 대대동 선착장에서 용산까지 다녀오는 데 걷는 시간만 왕복 1시간30분쯤 걸린다.

숙박

순천만민박 : 대대동 선착장 근처의 숙박시설은 아쉽게도 순천만민박 단 한 집밖에 없다. 선착장과 가까워 밤늦게까지 산책하거나 이른 새벽 안개를 감상할 때 아주 편하다.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다. 4개 객실이 있는데 객실마다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다. 2인 1실에 30,000원. 전화 061-741-0302, 016-659-0302.

순천시티관광호텔 : 순천의 번화가인 남내동에 위치한 호텔로 1급 호텔이다. 52개 객실은 VIP를 위한 로얄 스위트룸을 비롯해 특실과 일반실로 나눠 가격층을 다양화했고, 인테리어 또한 고품격 공간 연출을 통해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쉬고 갈 수 있게 했다. 객실요금은 65,000~32만원. 전화 061-753-4000, www.cityhotel.co.kr

맛집

강변장어구이집 : 대대포구 선착장 근처에 자리 잡은 장어구이 전문점으로 순천만에서 나는 자연산 장어와 양식한 장어를 맛볼 수 있다. 순천 토박이인 조순임씨가 대대포구 선창가에 연 지는 15년쯤 되었는데, 한번 이 집의 장어구이를 맛보고 간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이 될 정도로 솜씨가 좋다. 쫄깃한 참꼬막과 자연산 돌멍게 등이 나오는 밑반찬도 풍성하다. 양식장어 1인분 15,000원, 자연산장어 1kg 13만 원. 전화 061-742-4233.

순천만 짱뚱어탕
: 늦가을 순천만 갯벌은 짱뚱어 세상이다. 갯벌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사는 짱뚱어는 물고기로는 흔치 않게 겨울잠을 잔다. 따라서 겨우내 지탱해야 할 영양분을 한창 채우는 가을 짱뚱어가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다. 단백질이 풍부해 강장식품으로도 좋다. 대대포구의 식당들은 대부분 짱뚱어탕을 내놓는데, 4~5인분 분량으로 해서 30,000원을 받는다. 순천만갈대회관은 짱뚱어탕을 1인분씩 판매한다. 1인분에 7,000원. 전화 061-741-8431.

금빈회관 떡갈비 : 대대동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순천시청 바로 앞 골목에 자리한 금빈회관은 떡갈비로 소문난 집이다. 떡갈비를 살코기만을 납작하게 다져서 굽는다. 널찍한 시루떡처럼 납작하고 두툼해서 먹기도 수월하고 입안에서 씹히는 연한 맛이 아주 좋다. 갈치속젓, 전어젓갈, 홍어무침, 고사리, 버섯, 참나물 등 전라도 특유의 깔끔한 밑반찬 20여 가지가 곁들여진다. 돼지떡갈비 정식은 1인분에 10,000원, 소떡갈비 정식은 15,000원. 전화 061-744-5553.

교통

서울→순천 강남터미널에서 매일 30~40분 간격(06:10~18:00)으로 수시 운행. 5시간 소요. 요금 일반 17,600원, 우등 26,200원. /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4회(09:00~16:40) 운행. 5시간 소요, 요금 21,700원.

용산역→순천역 무궁화호가 매일 1시간 간격(06:50~22:50) 운행. 5시간 소요, 요금 22,000원. 새마을호는 매일 3회(07:50, 13:50, 17:50) 운행. 4시간20분 소요, 요금 32,600원.

순천→대대동 공용정류장 앞에서 67번 버스가 수시(06:00~23:35) 29회 운행. 30분 소요, 요금 890원.

자가운전의 경우, 호남고속도로 순천 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이후 17번 국도를 타고 순천 시내를 통과해 2번 국도로 갈아탄다. 벌교 방면으로 가다가 순천청암대를 지나자마자 좌회전해 818번 지방도를 타고 10분쯤 달리면 순천만 자연생태관 건물이 보이는 대대포구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생동감 넘치는 갯벌의 생성과정과 생태관찰

순천만 자연생태관 1층의 메인홀엔 커다란 흑두루미 가족이 관람객을 환영하듯 우아한 자태로 서있다. 바로 옆 정보검색실에선 컴퓨터를 통해 순천만 생태계와 관련된 퀴즈식 문답풀이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이곳에선 CCTV를 통해서 순천만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새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갖춰져 있다.

2층의 제1전시실엔 ‘흑두루미의 갯벌탐험’이라는 주제로 해양문화와 갯벌에서 생성되고 변해가는 과정들이 도표·사진·그래픽으로 현장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또 흑두루미·수리부엉이·큰올빼미 등 천연기념물과 보호조수의 박제품을 만날 수 있다. 특이하게 바닥은 투명한 통유리로 설치했는데, 바로 갯벌의 생성과정과 생태에 대해 생동감이 넘친 갯벌을 자세히 살필 수 있다.

제3전시실은 두루미의 분포와 특징, 이동경로와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서그래픽 패널을 통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부대시설로는 수산물판매소, 잔디광장, 생태연못, 조류보호장 등이 갖춰져 있으며, 아울러 초·중학생을 위한 단체 체험학습실과 조류의 치료 모습을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세심한 시설까지 갖추어져 있어 꿈나무들에게 산 교육장으로써의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전화 061-749-3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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