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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가을꽃산행 코스가이드 5선] 소백산

월간산
  • 입력 2007.09.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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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고도와 초원지대가 귀한 가을꽃을 키운다

소백산(1,439m·충북 단양-경북 영주)은 남한에서는 몇 안 되는 고지대 초원이 발달한 산이다. 백두대간의 장쾌하고 부드러운 능선 중간 중간에 형성된 고산초원은 많은 가을꽃을 키워내고 있다. 초원뿐만 아니라 백두대간 능선 곳곳에는 벼랑을 이룬 큰 바위들도 발달되어 있는데, 이 바위 주변에도 가을꽃이 많다.

가을 소백산의 개쑥부쟁이. 소백산 능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식물은 한해살이풀이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이곳에서 싹 틔우고 꽃을 피운다.
가을 소백산의 개쑥부쟁이. 소백산 능선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식물은 한해살이풀이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이곳에서 싹 틔우고 꽃을 피운다.

가을철 소백산 능선을 찾으면 개쑥부쟁이 무리에 넋을 잃을 정도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이 식물은 비로봉 주변의 바위지대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고지대여서 키가 작은 대신에 줄기 아래쪽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그 끝마다 꽃을 피우므로 저지대의 개체들보다 더욱 탐스러운 꽃들을 피운다. 능선에서 바위와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비로봉의 주목 군락은 가을철에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사방이 시원스레 트인 드넓은 정상 초원 북서쪽의 오목한 계곡부를 따라 둥글게 자리 잡고 있는 주목 군락에는 수령 200~500년 된 고목 1천여 그루가 붉은 줄기를 자랑하며 빽빽이 들어차 있다. 주변이 단풍으로 물들 때에도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가을철에는 이곳 주목 군락지의 규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소백산에 자라는 나무 가운데 특별한 것으로 노각나무를 꼽을 수 있다. 지리산 일대에 주로 자라는 차나무과의 큰키나무로서, 소백산에서는 희방사계곡 일대에만 분포하고 있다. 서해안을 따라 황해도 지역에도 분포하지만, 내륙쪽으로 희방사계곡이 분포의 북쪽 한계로 여겨지므로 분포상 주목할 만한 식물이다. 이 나무는 수피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발달해서 아름답기 때문에 수피 자체를 사진으로 찍어도 좋다. 희방사로 오르다가 희방폭포 부근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낙엽활엽수 단풍이 하나둘씩 떨어져갈 무렵, 어떤 단풍빛보다도 진한 빛깔로 숲속을 치장하는 나무가 참빗살나무다. 이 나무의 아름다움은 여름에 피는 꽃이나 가을철 단풍이 아니라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채 익어가는 늦가을의 열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때가 되면 열매껍질이 벗겨져서 씨가 드러나는데, 열매껍질과 씨 모두 선홍빛으로서 아름답다. 특히, 맑게 갠 가을날 파란 가을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은 큰 감흥을 준다.

참빗살나무는 천문대 옆의 연화봉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연화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비로봉쪽으로 가는 동안에 곳곳에서 발견된다. 떨기나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나무들이 무리를 지어 자라는 곳도 있다. 무리지어 자라는 참빗살나무가 열매를 익히는 모습은 소백산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드문 풍경이다.

소백산의 가을꽃을 대표하는 개쑥부쟁이나 가을철에도 볼 수 있는 특별한 나무 외에도 소백산 능선에는 많은 가을 풀꽃들이 핀다. 가을꽃은 해가 잘 드는 곳에 많다는 점을 고려해 높은 능선을 오래도록 따라갈 수 있는 꽃산행 코스를 잡으면 좋은데, 죽령에서 연화봉까지가 대표적인 코스다. 백두대간 능선이기는 하지만 차가 다닐 수 있는 관리용 도로가 나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산행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코스일 수 있지만, 가을철에는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여유롭게 가을꽃을 관찰하면 좋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 7km쯤 되는 능선을 걸어 오르며 꽃과 열매를 관찰한 후 희방사로 하산하면 적당하다.

[좌]까실쑥부쟁이.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과 줄기의 까칠까칠한 질감에서 우리말 이름이 유래한 듯하다. [우]산국.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소백산 자락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죽령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에도 많다.
[좌]까실쑥부쟁이.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과 줄기의 까칠까칠한 질감에서 우리말 이름이 유래한 듯하다. [우]산국.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소백산 자락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죽령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에도 많다.
죽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노란 꽃을 피운 산국이 많다. 산국보다 꽃이 더욱 큰 감국도 간간이 섞여 자라고 있다. 도로변에 개쑥부쟁이가 많고, 드물게 쑥부쟁이도 발견된다. 제2연화봉 부근에는 초원이 발달해 있는데, 용담, 물매화풀, 마타리, 정령엉겅퀴, 산비장이, 까실쑥부쟁이, 미역취, 이고들빼기, 두메고들빼기 등 여러 가지 가을꽃이 피어 있다.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참빗살나무와 구슬댕댕이도 만날 수 있고, 잎은 시든 채 빨간 열매만 달고 있는 천남성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1)용담. 전국의 산에 자라는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을꽃 가운데 하나이며, 숲 가장자리나 풀밭에서 볼 수 있다. 2)구슬댕댕이. 중부 이북 높은 산에 비교적 드물게 자라는 떨기나무이며,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잘 익은 것은 먹을 수 있다. 3)참빗살나무. 전국의 산에 자라는 작은 키나무로 녹색이 도는 흰 꽃보다 가을에 익는 빨간 열매가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다.
1)용담. 전국의 산에 자라는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을꽃 가운데 하나이며, 숲 가장자리나 풀밭에서 볼 수 있다. 2)구슬댕댕이. 중부 이북 높은 산에 비교적 드물게 자라는 떨기나무이며,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잘 익은 것은 먹을 수 있다. 3)참빗살나무. 전국의 산에 자라는 작은 키나무로 녹색이 도는 흰 꽃보다 가을에 익는 빨간 열매가 훨씬 화려하고 아름답다.

소백산 국립공원에 자라고 있는 식물은 880여 종류로 알려져 있다. 소백산 식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봄꽃으로는 모데미풀, 홀아비바람꽃, 미치광이풀, 금강제비꽃, 앉은부채, 노랑무늬붓꽃, 연령초, 나도제비난 등을 꼽을 수 있다. 여름꽃에는 도깨비부채, 구실바위취, 자주꿩의다리, 꼬리진달래, 자란초, 산꼬리풀, 냉초, 국화방망이, 개불알꽃, 왜솜다리, 자주솜대, 일월비비추, 중나리, 솔나리 등이 핀다. 가을철에 꽃이 피는 주요 식물로는 좀바위솔, 투구꽃, 물매화풀, 큰용담, 산구절초, 고려엉겅퀴, 참산부추 등을 꼽을 수 있다.

소백산의 귀한 봄꽃과 몇몇 여름꽃들은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 숲속에 주로 자라고 있는데, 이곳은 흙이 비옥하고 활엽수 그늘이 적당하여 습기도 많아 초본식물들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많은 여름꽃과 가을꽃들은 백두대간의 능선 가운데 초원이나 바위가 발달한 곳에 살고 있다.

늦여름부터 가을에 볼 수 있는 등대시호는 소백산의 희귀식물 가운데 하나다. 소백산에서는 1999년에야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 식물은 덕유산까지 분포하므로 소백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희귀식물임은 분명하다. 소백산의 백두대간 능선에 드물게 자라고 있는데, 등산객들에 의해 밟혀서 훼손되는 실정이므로 가을 꽃산행에서도 자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글 현진오

추천코스

죽령~연화봉~희방사 <꽃산행 소요시간 7시간>, 희방사~연화봉~비로봉~천동굴 또는 비로사 <꽃산행 소요시간 8시간>

관찰 포인트

용담 등의 가을꽃이 자라는 초원지대를 눈여겨 살펴본다. 죽령에서 천문대까지 넓은 도로를 따라가며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가을꽃들을 관찰하는 것도 좋다.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에서는 바위지대에 자라는 개쑥부쟁이 등을 피사체로 선택해 능선을 배경으로 넣어 사진을 촬영하면 좋다. 해발이 높은 곳에 참빗살나무가 많이 자란다. 10월 초순에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가 익는다.

관찰 대상

투구꽃, 물매화풀, 물봉선, 꽃향유, 향유, 구슬댕댕이(열매), 참빗살나무(열매), 용담, 큰용담, 마타리, 개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산국, 감국, 산구절초, 미역취, 정령엉겅퀴, 산비장이, 수리취.

교통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희방사, 비로사), 북단양 나들목(천동), 단양 나들목(죽령)을 거친다. 이들 고속도로 나들목까지는 서울에서 2시간에서 2시간30분쯤 걸린다.

숙박

단양과 풍기의 호텔, 여관을 이용한다. 단양에는 콘도미니엄도 있다. 등산기점인 천동굴 입구, 비로사 입구, 희방사 입구 등에는 민박집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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