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정책 해부 57] 탐방객만 잘 감시하면 공원이 살아난다?

[457호] 2007.11
입력 2007.11.18 10:08 | 수정 2007.11.18 10:08

기동단속팀 내년 창설…공단의 불법 자행·묵인이 더 심각

1)국유지를 차지한 도선사광장 전경. 불법노점상과 뒤편에 공단이 세운 불법 탐방지원센터가 보인다. 2)국유림에 설치중인 천불전. 북한산 정릉 보덕사. 3)북한산사무소가 정릉과 구기동 계곡휴식년제 구역에 사육 중이던 보신탕용 개사육장.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 기동단속팀을 ‘국립공원지킴이’란 이름으로 내년 3월 신규직원을 공개모집하고 4월부터 운용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드카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도시의 경찰순찰대와 겨룰 만한 기동단속팀을 창설하겠다는 것이다.

기동단속팀 목적은 ‘입장료 폐지 이후 탐방객 증가로 인한 불법행위의 기승으로 발생하는 자연훼손 예방과 불경기대책의 일자리 창출’이다. 현장을 순찰하면서 흡연, 무단취사, 금지구역 출입 등 불법행위 단속과 안전사고발생시 구조활동, 그리고 국립공원 홍보를 그 기능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공단은 흔하게 사용되는 ‘지킴이’란 명칭 대신 멋진 명칭을 공개모집한다며 공고하고 있다.

공단은 “기획예산처가 67억 원을 확정, 내년 예산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총 576명을 계약직으로 모집, 전 국립공원에 배치하는데, 주로 북한산에서 활동케 한다는 것이다. 이중 일부는 50~60세를 대상으로 실버지킴이로도 운용할 계획이다. 


과태료 부과액 12,641건에 24억9,944만원

도봉산 회룡사 진입로 확장공사 현장. 폭포를 절반이나 메웠는데도 공원관리사무소는 묵인했다.

공단의 불법행위 단속실적을 보자. 18개 공원에서 지난해 단속건수는 2,223건이다. 올해(1~9월)는 3,333건으로 지난해보다 벌써 1,000여 건이 더 많다. 과태료 부과액도 지난해 2억90만 원인데 비해 올해(1~9월)는 이미 5억8,187만 원으로 지난해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 2003~2007년 9월까지의 단속건수는 12,641건이며, 과태료 부과액은 24억9,944만 원이다(표1, 2 참조).

공단은 올해부터 약 900명에 달하는 입장권 매표인원이 남아돌자 단속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모자라 신규 공채하겠단다. 공단이 벌인 그동안의 단속사업을 살펴보자. 

공단 창단 이듬해인 88년부터 쓰레기 줍기운동에 이어 자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운동을 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공단은 공원 고지대 곳곳에 쓰레기를 대량으로 묻었다. 당시 매립쓰레기가 현재도 묻혀있다.

그후 몰려온 탐방객으로 인해 등산로 바닥이 훼손된다며 여론이 시끄러워지자 공단은 91년부터 입산통제를 시작했다. 자연휴식년제, 입산예약제, 종주산행 억제, 대피소 이용 억제, 야영장 폐쇄, 백두대간 종주 금지, 특별보호구 등 모든 반등산적인 정책을 펼쳐왔다(표4 참조).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특별보호구 정책을 보면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시행지역이 54개소이며 면적은 209㎢, 거리는 41㎞로서 식물군락지, 동물서식지, 습지, 계곡, 휴식년제 구간인데, 이미 등산객 출입이 금지된 곳을 새로이 지정하는 것처럼 꾸며 특별 보호한다는 모양새를 내고 있다.
단속하겠다는 공단이 불법행위를 벌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야영장의 경고판에는 엠프시설과 음주소란, 고성방가, 모닥불을 금지한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공단이 올해 ‘국립공원 40일 도보순례단’을 운용했을 때를 돌아보면 가관이다 환경부 차관도 참여한 이 행사는 기동단속팀이 단속하겠다는 내용과 합치되는, 한 마디로 불법을 동반한 난장판이었다.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주왕산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대형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 췄다. 공단 이사장은 야영장 가설무대에서 한 손엔 촛불을 들고 한 손엔 불법 엠프와 연결된 마이크로 자축 인사말을 했다.

공단의 불법 사례는 또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덫으로 야생동물을 밀렵했는가 하면, 휴식년제 계곡인 구기동에서 버들치 약 200마리를 뜰채로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고, 나머지 약 60마리를 탐방안내소로 보내 전시했는데, 전부 굶어 죽었다. 북한산의 한 관리사무소와 분소에서는 개 사육장을 계곡휴식년제 구역에 만들어 보신탕을 끓여 먹고 일부는 공원 내 식당에 팔았었다.
 
자연발효 화장실은 공단이 91년부터 설치했지만, 자연발효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을 숨기고 17년 동안 오물(고체)을 땅속에 파묻고 오줌을 비밀배출구를 통해 계곡으로 방류했다. 버들치 보호구역이라는 계곡휴식년제 구간의 계곡으로 묻혀있는 오줌배출 파이프가 땅속을 약간만 파보면 드러난다. 관리사무소 전용진입로를 확포장하면서 불법으로 천연림을 베어버린 경우도 있다.

공단은 불법 건축물도 세웠다. 북한산 우이동 도선사광장 위 백운대로 오르는 코스에 시인의 마을이란 간판이 붙어 있는 탐방지원센터가 지난해 새로 생겼다. 국유지이며 그린벨트구역인데도 공단은 법적인 절차 없이 임의로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소, 분소, 매표소에 부속시설로 식당용도 등으로 가설건축물을 세운 곳들도 있다. 자연공원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사찰 진입로 확포장 방치는 극치

불법 산림훼손. 베어내거나 껍질 벗기거나 줄기에 구멍을 뚫고 약을 주사, 고사시키고 있다.

공단 스스로 이렇게 현행법을 어기고 있는가 하면, 불법을 묵인함으로써 자연훼손을 부추기고 있는 경우도 있다. 도봉산 다락능선 코스의 녹야원(사찰)은 2002년경 약 150그루의 나무를 벌채했다. 도봉산 관리사무소 앞 약 50m 거리에 있는 대원사의 거목 10여 그루도 말라 죽었다. 나무밑둥 껍질을 벗겨내 고사시킨 대원사는 고사목을 지난 봄에 베어냈다. 그런데도 도봉산 관리사무소는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를 베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소 바로 앞에서 벌어진 불법을 모른 척하다가 현장을 보여줬더니 변명이나 하고 있다.

심원사도 사찰 경내의 나무들을 벌채했으며, 이외에도 매표소 부근 고목들의 밑둥 껍질이 고의로 벗겨지고, 오동나무 줄기에 약물을 주입, 고사시키는 등 산림훼손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현장이 깊은 산속이라서 관리사무소가 모를 수도 있는 곳이 아니라 관리사무소나 분소, 매표소 부근, 그리고 등산로변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불법 묵인은 또 있다. 사찰 진입로의 확포장이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데도 방치하고 있다. 북한산 승가사와 청학사는 올해도 진입로 일부를 확포장했다. 도봉산 회룡사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을 동원, 오솔길을 확장하면서 폭포를 절반이나 메웠으며, 지금은 차량이 오르내린다. 관리사무소에 물어보았더니 공사허가(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국립공원 내 불법 건축물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북한산 도선사는 2층 건물로 허가받아놓고 4층으로 올렸고, 4층까지 오르내릴 엘리베이터를 불법 신축했다. 도선사광장은 국유지다. 이곳의 2층 건물은 본래 불법 건축물인데 71년도에 그린벨트 내 기존 건축물을 양성화할 때 양성화되어 내 불법 건축물 관리대장에 올라있다. 광장에서 도선사 직원들이 16개의 파라솔을 펴고 등산객을 상대로 노점영업을 하고 있으나 관리사무소는 단속하지 않는다.

도선사 마당에 있는 쓰레기 수거 대형 박스에 등산객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면서도 관리사무소는 도선사가 사용하는 이 박스를 매주 운반 처리해주고 있다.

정릉의 청학사는 국유림에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을 불법으로 공사 중이다. 정릉의 보덕사는 천불전을 국유림에 조성 중이며 길까지 냈다. 수유동 칼바위능선 입구의 화계사 대적광전은 건축허가는 2층인데 3층으로 짓고 무단사용 중이며, 대남문 옆 문수사는 신증축 공사시 자연암반을 대거 훼손시켰다. 주민들이 산나물, 희귀식물을 불법채취해도 눈감고 있다. 이렇게 관리사무소가 여러 경우를 묵인하고 있는데, 나중에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경우도 있으나 복원되지 않고 벌금을 내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공원 관리도 엉망이다. 한 예로 우이대피소(현재 철거함) 앞 샘터 위 6m 지점의 계류에서 화장실 걸레를 행궈 왔으며, 오염으로 결국 샘터를 폐쇄시켰다. 화장실 안쪽 잠금장치가 부서져 있거나 휴지가 미비된 화장실은 주로 관리사무소, 분소, 야영장 관리소가 가까운 곳이다. 산에선 화장실 안에 배낭을 놓을 ‘배낭받침대’를 비치해야 한다. 그런데 배낭받침대는커녕 손가방을 걸 고리조차 없는 곳이 적지 않다.

공단이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거나 불법을 묵인하는 바람에 공원관리는 있으나마나 하며, 불법을 눈감아주는 바람에 공원 밖보다 공원 안에서 생기는 자연훼손이 오히려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이미 오래다.

등산객들로 인한 자연훼손은 이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런데도 국립공원 훼손의 주범은 등산객이라며 등산객을 단속하면 국립공원이 살아난다고 홍보하고 있다. 남아도는 인원에다 또 신규로 채용하는 인원으로 기동단속팀을 운용하면서까지 가벼워진 국민들 지갑을 노릴 것이 아니라 출입금지 등산로 앞에 계도요원을 배치해 미리 들어가지 못하도록 예방하고, 규모 큰 훼손을 막는 데 전념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정책일 것이다.


/ 이장오 아름다운산하(전 국립공원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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