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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한겨울산행] 적설기산행 ABC

월간산
  • 입력 2008.02.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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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 눈 구경에는 왕도가 없다!
적설기 산행채비·운행요령·운행구 가이드

눈구경은 겨울 산행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적설기 산행은 바로 그 눈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깊게 쌓인 눈길은 많은 체력을 요구하고, 습한 눈은 옷과 장갑을 적시며 몸 곳곳을 파고든다.

적설기 산행은 요령 있는 운행과 보행법으로 체력소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철저한 방수장비로 위험요소를 제어해야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 멋진 설경은 준비된 자들에게만 허용되는 한시적 천국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달에는 적설기 산행에 앞서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특히 눈이 많은 곳에서 필요한 의류와 장비 등 반드시 챙겨야 할 목록을 꼼꼼히 살펴본다. 또한 평소와 다른 환경을 이겨내는 방법도 짚어본다. 심설에서의 운행방법과 보행법은 물론, 눈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방법도 알아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겨울산행의 묘미로 꼽을 수 있는 심설에서의 막영법과 장비도 체크해본다.

◆적설기 산행 채비
방수기능 뛰어난 옷과 소품 갖춰야

눈이 많은 곳은 추운 것이 일반적이다. 여느 겨울 산행과 마찬가지로 추위에 대비해 철저한 방한대책을 세워야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 동계 적설기 산행에 꼭 필요한 채비들 가운데 가장 기초가 되는 의류를 분야별로 나눠 알아본다.

(왼쪽) 겨울 채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산행 중인 등산객.
(왼쪽) 겨울 채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산행 중인 등산객.

 


적설기산행에 필요한 의류와 소품

▶ 보온내의
얇고 가벼운 합섬소재가 유리

산행 중 나는 땀은 신속히 제거하지 못하면 동상이나 체온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모세관현상을 이용해 피부에서 수분을 빨리 격리시키는 기능성 등산용 보온내의가 대단히 중요하다.

등산용 보온내의는 땀 배출과 건조 성능이 일반 내의에 비해 월등하다. 등산용 보온내의는 폴리프로필렌, 메라클론, 다크론, 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가 주로 이용된다.

 

▶ 셔츠와 등산용 바지
보온력·활동성·방풍기능 고려해야

보온내의 위에 입는 셔츠와 바지는 적절한 보온력과 활동성을 갖춰야 한다. 웃옷으로는 신축성이 좋은 플리스 소재의 티셔츠가 인기 있다. 남방, 스웨터, 조끼 등도 웃옷으로 많이 입는다. 모직남방이나 스웨터도 보온력은 좋으나 활동성은 떨어진다.

등산용 바지 역시 활동성과 보온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윈드스토퍼(Wind Stopper) 소재의 제품이 인기 있으나, 땀 배출력과 신축성, 착용감 등이 약간 떨어진다. 최근 이를 보완해 여러 소재를 혼용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 방수방풍 기능의 하드쉘
폭풍설 막기 위한 필수 장비

방수방풍 기능을 지닌 하드쉘 겉옷은 적설기 산행의 필수 의류다. 고어텍스나 이벤트 등 방수투습 기능의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착용하도록 한다. 물과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면서도 내부의 습기를 배출해 눈밭을 헤치거나 폭풍설이 몰아칠 때 생명을 지켜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웃옷은 물론 오버트라우저즈라 부르는 덧바지 역시 방수투습 소재로 만든 것을 입도록 한다.

▶ 장갑
상황에 따라 여벌 준비해야

손은 발가락과 함께 동상에 가장 취약한 신체부위다. 특히 심설에서 장갑의 중요성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장갑은 보온, 방풍, 방수 기능을 지닌 세 가지 종류를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플리스나 고어텍스 소재를 많이 사용한다. 장갑은 사용 중 눈이나 얼음을 만져 젖어드는 경우가 잦다. 반드시 여벌을 챙겨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장갑 / 우모복
장갑 / 우모복

▶ 우모복
혹한 속에서 제 값을 한다

우모복은 추운 곳에 오래 머물거나 야영시 제 몫을 한다. 혹한기의 산 속은 침낭만으로 잠을 청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 이럴 때 우모복을 동시에 착용하면 훨씬 따뜻하게 밤을 지낼 수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기온이 낮을 때는 산행 중 우모복을 착용해야할 경우도 있다.

▶ 모자
발이 시리면 모자를 써라

모자는 적설기 산행시 머리를 보호하고 체온 손실을 막는 필수 소품이다. 겨울 산행용으로는 따뜻한 플리스 소재의 모자가 무난하다. 방풍 소재를 사용한 귀마개가 달린 것이면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혹한기나 폭풍설이 몰아치는 악조건을 대비해 고소모나 목출모와 같이 머리와 얼굴까지 함께 감싸는 모자를 별도로 준비한다.

▶ 양말

등산용 양말은 보온력이 좋아야 한다. 또한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겨울철에는 등산화 외부로 발산 되는 땀의 양은 극히 적다. 때문에 수분을 머금어도 보온력을 유지하는 양모 또는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혼용한 제품이 좋다. 동계용 제품은 충분한 보온력과 쿠션을 지녀야 한다.

◆적설기 운행요령
철저한 계획과 준비만이 살 길

산행을 떠나기 전에 운행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특히 날씨 파악이 중요한데, 만약 악천후가 예상되면 산행 날짜를 조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산행을 강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면 장비 준비와 운행계획을 더욱 꼼꼼하게 세운다.

적설기 산행은 다른 계절에 비해 일정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신설이 무릎 이상 쌓인 지역에선 운행속도가 평소의 반도 안 된다는 점을 유념하자.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코스를 짧게 잡는다. 겨울철 낮의 길이가 짧아 여름에 비해 유효한 운행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회하거나 탈출하는 계획을 미리 수립해두는 것도 필수다.

설상 보행법과 운행요령

적설기에는 눈의 상태에 맞춰 적절한 보행법을 구사해야 체력 소모가 덜하다. 눈을 헤치고 나가는 기술을 일컬어 러셀이라 한다. 허리까지 빠지는 깊은 눈을 러셀하는 데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무작정 발로 길을 내기 보다는 무릎을 이용해 눈을 다진 다음 발자리를 만든다. 이 때 한 걸음 진행할 때마다 한 쪽 다리를 눈에 기대고 쉬는 방식으로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

1.등산용 스틱은 겨울철 운행시 유용한 장비다. 2.킥스텝으로 경사진 눈밭을 치고 오르고 있다. 3.급경사의 설사면을 내려올 때 편리한 플런지 스텝.
1.등산용 스틱은 겨울철 운행시 유용한 장비다. 2.킥스텝으로 경사진 눈밭을 치고 오르고 있다. 3.급경사의 설사면을 내려올 때 편리한 플런지 스텝.

표면이 단단하게 굳은 급경사 사면은 킥스텝(kick step)으로 오른다. 발끝을 눈의 표면에 차서 박아 넣은 뒤 발을 옮긴다. 단단한 설벽은 발뒤꿈치로 눈을 힘 있게 찍어 내리는 플런지 스텝(plunge step)으로 내려온다. 이때 내딛는 다리와 몸을 곧게 펴고, 다리와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만들어야 편하다.

설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하산법이 글리세이딩(glissading)이다. 가장 빠르고 스릴 있는 방법이지만 속도가 나는 만큼 위험도가 높다. 주변의 지형이나 숲, 눈의 상태 등을 파악해 기술의 사용여부를 신중히 결정한다. 글리세이딩을 할 때는 반드시 아이젠을 벗어야 한다.

심설에서는 팀 단위로 구사하는 운행방법도 요령이 있다. 긴 설사면은 단숨에 치고 오르기보다는 적절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사가 급하면 곧바로 오르기 보다는 지그재그로 횡단하듯 길을 내는 것이 안전하고 손쉽다. 러셀할 때는 수시로 선두를 교대하여 한 사람이 너무 지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눈사태 위험지대는 폭설시 접근 말아야

적설기 산행 중 닥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눈사태다. 만년설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눈사태는 대부분 폭설이 내린 직후 발생한다. 급사면에 쌓인 많은 눈이 미끄러져 내리거나 눈처마(커니스) 붕괴가 눈사태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눈사태는 거의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한라산의 용진각대피소 서쪽 사면 장구목과 설악산 토왕골과 죽음의 계곡, 공룡능선 1,275m봉 남쪽 사태골 등이 대표적인 눈사태 다발지역이다. 이런 지역은 폭설이 내린 직후에는 산행을 삼가는 것이 좋다.

눈사태 주의 지역을 지날 때는 팀으로 움직이며 개인 간격을 넓게 유지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개활지에서는 위쪽 사면을 살피며 운행한다. 폭설 직후 경사진 설사면이 넓게 형성돼 있는 지역은 조심해야 한다. 계곡지대는 작은 눈사태에도 피해가 커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저체온증과 동상 예방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의식이 흐릿해지며 서서히 탈진하는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다. 이는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조난 상황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지나치게 땀을 흘리거나 눈밭에 주저앉아 눈을 먹는 등의 행동을 피하도록 한다.

산행 도중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는 대원이 생기면 즉시 바람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 땀에 젖은 옷을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힌다. 그리고 따뜻한 꿀차와 같은 고열량 음식을 섭취해 체온을 올린다. 침낭이나 우모복 등으로 몸을 감싸 안아 보온조치를 해야함은 물론이다.

외부에 노출된 손이나 발, 귀, 코 등은 동상에 걸리기 쉽다. 가벼운 동상이라면 겨드랑이와 같은 곳에서 체온을 전달받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동상에 걸린 부위에 직접 열을 가하거나 심하게 비비는 행동은 금물이다. 동상이 심한 경우 체온으로 증상 악화를 막으며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동상은 최악의 경우 뼈까지 절단해야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적설기산행 필수 운행구

▶ 등산화

등산화는 보온력과 방수성능이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방수 처리된 가죽 등산화가 적설기 산행용으로 알맞다. 가죽 갑피 안쪽에 고어텍스 필름을 넣어 방수성능을 높인 제품이 일반적인 형태다. 방수처리를 한 가죽등산화도 여러 차례 사용하면 방수기능이 저하된다. 사용 전후에 방수처리제를 꼼꼼히 발라준다.

▶ 아이젠

아이젠은 미끄러운 빙판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로 겨울에는 항상 휴대하는 것이 원칙이다.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는 불필요하지만 급사면이나 빙판 등에서는 요긴하다. 심설에서는 아이젠 바닥에 눈 덩어리가 달라붙지 않도록 플라스틱판을 덧댄 제품이 좋다. 발톱수도 6개 이상은 되어야 효과적이다.

▶ 등산용 스틱

등산용 스틱은 심설산행이나 빙판 운행시 사용하면 아주 편리하다. 스틱은 반드시 양손에 하나씩 1조를 사용하도록 한다. 경사진 곳에서는 스틱에 체중을 분산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심설에서 보행시 균형 잡는 데 유리하다. 신설이 많이 쌓인 곳에서는 스틱 끝에 달린 링을 대형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보온병

보온병은 계속 이동해야하거나 국립공원처럼 취사가 금지된 곳에서는 필수다. 막영지에 머물거나 시간이 많을 때도 보온병을 이용해 항상 따뜻한 물을 섭취할 수 있다. 찬바람에 빼앗기기 쉬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물이 큰 역할을 한다.

▶ 스패츠 & 오버글러브

겨울철 설상운행시 스패츠와 오버글러브는 꼭 필요한 장비다. 무릎 이상 눈이 쌓인 곳에서는 충분히 긴 스패츠를 준비해야 한다. 장갑 위에 덧끼는 오버글러브도 긴 것을 써야 러셀 중 눈이 들어가 속에 낀 장갑이 젖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방수투습 기능성 소재로 만든 것이라야 적절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동계용 막영구 & 취사구

▶ 텐트

겨울철에는 바람에 강한 구조의 텐트를 사용해야 한다. 지붕이 낮은 돔형 텐트가 공간이 넓고 튼튼해 무난하다. 될 수 있는 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수납과 운반에 유리하다. 반드시 동계용 플라이를 사용해 바람이 텐트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 매트리스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으려면 매트리스가 필수다. 동계용으로 제작된 발포 소재의 빨래판형 매트리스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자동 공기주입식 에어 매트리스가 성능은 좋지만 고가인데다 취급시 파손되면 사용이 불가능해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 버너

겨울철 막영시 취사와 난방을 위해 버너 사용은 필수다. 가스버너는 휴대가 간편하고 가볍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화력이 떨어져 답답하다. 동계용 연료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보완은 되지만, 휘발유 버너의 화력과는 비교가 안 된다.

또한 휘발유는 가스에 비해 열효율이 좋아 단위 중량당 생성열량이 훨씬 높다. 막영산행용으로는 단연 휘발유버너가 유리하다. 휘발유버너는 메인으로, 가스버너는 보조 용도로 적합하다.

 

▶ 취사구 기타

바람이 심한 겨울철에는 바람막이를 이용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취사가 가능하다. 매트리스 등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전용 바람막이가 편하다. 그밖에 코펠, 식기, 수저, 칼, 등 기본 취사구들은 동계용의 구분이 따로 없다.

◆적설기 막영
추위 극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

새하얀 눈 속에서 텐트를 치고 즐기는 겨울 막영은 분명 매력적인 경험이다. 하지만 적절한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면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동계 막영은 경험과 기술, 팀웍이 갖춰져야 효율적이다. 눈사태와 추위 등 상존하는 위험요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적설기 막영의 핵심이다. 특히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동계 막영은 운행 중지시점을 잘 선택해야 고생을 막을 수 있다. 일몰 시각 이전에 막영 준비가 완료되도록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너무 늦게 운행을 종료하면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야 텐트 속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운행은 일출시각에 맞춰 출발하고 일몰 2시간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좋다.

막영지 선택과 구축은 해가 지기 전에 마쳐야 한다.
막영지 선택과 구축은 해가 지기 전에 마쳐야 한다.

막영장소는 눈사태 위험이 있는 적설량이 많은 협곡은 피해야 한다. 가능하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능선 너머 반대편이 좋고 맞바람이 치는 곳은 피한다. 관목지대나 약간 패인 지면, 단단하고 평탄한 설면도 좋다. 시야까지 트인 곳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막영지를 정했으면 텐트 사이트, 화장실, 조리하는 곳 등을 합리적으로 배치한다. 텐트의 출입구는 맞바람이 부는 곳을 피하고, 두 동 이상의 텐트는 이동과 의사소통이 쉽게 입구를 마주 보도록 배치한다. 공동으로 사용할 용변을 보는 장소도 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눈블럭을 쌓아 만들어 둔다.

적설기에 마른 땅을 찾는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눈이 쌓였다 해도 평탄한 곳이면 막영지로 무난하다. 눈이 많은 곳은 설면을 다져서 캠프사이트를 만든다. 여러 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빙글빙글 돌며 다지기를 한다. 단단한 빙설면은 울퉁불퉁한 부분을 등산용 피켈의 블레이드로 고르게 잡는다.

텐트는 바닥에 얇은 은박지나 펀초 등을 깔고 설치한다. 펙은 단단히 박고 플라이에 달린 고정끈을 팽팽하게 당겨 텐트를 고정한다. 텐트의 내피와 플라이 사이의 공간으로 찬 바람이 직접 들어오지 않도록 눈으로 막아준다. 이 때 플라이를 눈으로 완전히 덮어 버리면 환기가 되지 않아 질식이나 텐트 내부 결로의 원인이 된다. 플라이 아랫단을 따라 작은 벽을 쌓듯이 눈 바람막이를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환기구도 마련해야 한다.

텐트 설치를 마치면 내부에 매트리스를 깔고 침낭을 펴놓아 부풀어 오르게 한다. 개인 장비와 옷 등은 각자 주머니에 수납하고 정해진 위치에 두면 손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다. 바닥에 배낭을 깔거나 여벌 옷으로 침낭을 덮으면 훨씬 따뜻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가스버너는 화력이 약해 겨울철에는 보조용으로 적합하다.
가스버너는 화력이 약해 겨울철에는 보조용으로 적합하다.

취침 전에 식사와 간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새벽까지 잠을 설치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용변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리 해결해야 한다. 머리맡의 손닿기 쉬운 곳에 헤드램프를 두고, 등산화는 침낭 속 발밑에 넣거나 베개로 사용해 얼지 않도록 조치한다. 젖은 모자나 장갑 등은 침낭 속에 넣고 자면 마른다.

혹한이나 악천후 시에는 텐트 안에서 취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버너 조작은 화재와 질식의 위험이 있어 늘 환기와 조작에 주의해야 한다. 취침시 가스랜턴의 가스통은 분리해서 외부에 보관해야 안전하다.


/ 글 김기환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자료사진 에델바이스 아웃도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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