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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피플] '08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종합 4위 성남스파이더 박희용씨

월간산
  • 입력 2008.04.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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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등반 통해 좋은 등반 이끌어내고 싶다"

박희용(朴喜勇·26·성남스파이더)이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사상 국내 선수로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2월21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사스페에서 열린 2008 월드컵 3차전에서 3위에 입상했다. 월드컵 3차전은 유럽 최강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클라이머 76명이 참가,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였다. 박희용은 앞서 열린 1차 대회 8위, 2차 대회 5위로 월드 종합 4위에 올랐다.

“지난해 루마니아 대회 때는 준결선에서 9위에 그쳐 8명이 진출하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다시 하면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올해 대회도 조금은 아쉬워요. 좀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경험 부족이었죠. 내년 대회에서는 우승을 노려보고 싶습니다.”

박희용은 올 대회에 대비해 지난 한 해동안 쉼 없이 훈련을 해왔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공암장에서 아이스툴 등반훈련에 주력하면서 외국 등반 사이트를 검색, 뛰어난 클라이머들이 나오는 동영상만 나타나면 다운받아 보고 또 보면서 그들의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자비로 출전해야했다.

“외국 대회에 맞춰 훈련을 하다 보니 국내 대회에 신경 쓰지 못했어요. 그래서 월드컵 참가비가 부상으로 주어지는 코리안 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 제 돈으로 참가한 겁니다. 아무튼 국내 대회가 밸런스와 스피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월드컵 대회는 난이도도 한층 높고 파워와 테크닉 위주의 등반을 해야 합니다.”

박희용은 “국내 선수들은 평균연령이 높지만, 외국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은 나이가 젊거나 어리다”며, “힘과 유연성이 좋은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매번 우승을 차지한다”고 세계 빙벽등반경기의 흐름을 전해주었다. 그는 또한 “국내 대회는 룰이 복잡해 실수로 경기를 끝맺게 되어 맥이 빠지곤 하지만, 외국 대회는 힘이 빠질 때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루트가 세팅되어 선수도 재미있어하고, 관중들도 즐거워한다”고 말한다.

박희용은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클라이머다. 구미전자공고 산악부 출신인 그는 고교 시절 대통령기 등산대회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도 최강자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2002년 고3 때부터 동문 선배가 운영하는 컴퓨터 관련업체인 네오텔레콤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 병역을 마친 박희용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2004년부터 실내인공암장 성남스파이더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그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숭실대 사회체육과에 입학, 늦깎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회사를 5년쯤 다니다 보니까 욕심이 생겼어요. 누구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이 꼭 필요하다 싶었던 거죠.”

실내암장 옆에 마련해 놓은 자그마한 자취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박희용은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인공등반대회에 한정된 등반활동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지난해 그는 고산 거벽등반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캐나다 부가부에 나섰고, 오는 5월 말에는 내로라하는 거벽등반가들과 함께 파키스탄 훈자피크 등반에 나선다.

“우선 주변의 5,000m급 암봉을 알파인스타일로 등반한 다음에 훈자피크에 신 루트에 도전할 겁니다. 등반경기뿐 아니라 자연 암빙벽, 고산거벽 등 다양한 장르의 등반을 하다 보면 좋은 등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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