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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피플] 「일본백명산」펴낸 윤백현 백산회 회장

월간산
  • 입력 2008.08.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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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은 웅장함과 자연미가 압권입니다”

한국인이 지은 〈일본백명산(日本百名山)〉이 발간됐다. ‘일본백명산’은 일본의 후가다유야(深田久彌)씨가 선정하고 1964년 등산안내서가 발간된 이래 많은 일본 등산인들에게 인기를 얻은 스테디셀러로, 지금까지도 일본산 가이드북의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 ‘일본백명산’을 지은이는 백산회 윤백현(尹伯鉉·77) 회장. 91년 이후 2006년에 이르기까지 16년간 발품을 판 끝에 펴낸 것이다. 안내서는 호카이도, 도호쿠, 북알프스, 중앙알프스·야스가다케, 남알프스, 큐슈 등 10개 권역으로 나뉘어 일본 100 명산을 소개하고 있다. 명산에 대한 기준은 후가다유야씨가 규정지은 대로 산의 품격(山格), 산의 역사, 그리고 개성 있는 산에 두고 부가조건으로 산의 높이를 1,500m 이상으로 정해진 것이다.

“100명산 산행을 끝낼 무렵까지도 일본산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으나, 나이 들어보니 반세기 동안 산을 벗삼아 살아온 처지에서 국내에 없는 산책을 한 권 펴내는 일도 뜻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 이 졸저를 세상에 선보이게 됐습니다.”

속리산 기슭에서 태어난 윤 회장은 이미 6살 때 속리산 정상 천왕봉을 올랐을 만큼 타고난 산꾼이다. 그가 산을 본격적으로 다닌 것은 1955년 경희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였고, 1967년에는 산을 제대로 다녀보자는 생각에 산악동호회인 백산회(百山會)를 만들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오히려 山 열정이 더욱 달아오른 그는 91년 환갑을 기념해 20여일간 일본 산 원족에 나선다.

“처음 밟은 일본 산은 다이세스산(2,290m), 리시리다케(1,721m) 등 북해도 산들이었어요. 높이 2,000m 안팎의 산들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특히 도시화된 우리나라 산들과 달리 안전시설물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아 자연이 살아 있었어요. 북알프스를 비롯해 우리나라 산보다 높이와 규모가 크다는 것도 매력적이에요. 산도 높지만 계곡과 숲은 정말 한국 산만 다닌 분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랍니다.”

일본산에 매료되어 틈틈이 일본산을 찾아온 윤백현 회장은 평생을 근무해온 법률사무소를 74세 나이로 퇴직한 2005년 이후 횟수를 늘리고, 기간도 길게 잡았다.

“무엇보다 혼자 갈 때는 힘들었어요. 안개 속에서 헤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고요. 그래도 일본은 적당한 간격으로 산장이 들어서 있고, 식사도 그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물론 산장이 없는 구간에서는 야영을 해야 했지만요.”

윤 회장은 사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사진촬영기술이 시원찮은 이유도 있고, 날씨가 나빠 사진촬영이 어려울 적도 많았다. 그래서 촬영 못한 산사진은 일본 산을 다니면서 친분을 맺은 산악인들이나 출판사 관계자를 통해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개념도만큼은 그의 손으로 직접 그린 것들이다.

“자료 수집이 가장 어려웠다”는 윤백현 회장은 “일본은 역사적으로는 미운 나라지만 산과 자연을 사랑하고 보존하는 자세는 정말 배울 만하다”며, 일본산을 찾을 때 주의하기를 당부했다.

“일본 산은 한국 산에 비해 위험합니다. 여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험악해질 적이 자주 있고, 겨울에는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눈이 내린답니다. 히말라야 설산보다 눈사태가 더 무서운 곳이기도 하고요.”

보성각 간. 국판, 365페이지. 값 28,000원.<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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