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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최선웅의 지도 이야기] 대한해협과 대마도

월간산
  • 입력 2008.10.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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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도 우리 땅 역사적 증거 얼마든지 있다"

해협(海峽=strait)이라 함은 육지와 육지 사이, 또는 육지와 섬 사이에 끼여 있는 좁은 해역(海域), 즉 두 개의 바다를 연결하는 바다의 좁은 부분을 말한다. 섬과 섬 사이의 좁은 바다도 이에 해당되나 그 규모에 따라 수로(水路), 수도(水道), 목(項) 등으로 달리 부른다.

이같이 해협은 육지와 육지 사이의 최단 거리가 되고, 두 바다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교통이나 전략상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해협, 페르시아만의 유일한 통로인 호르무즈해협,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의 믈라카해협,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 등이 그 예다.

왼쪽의 지도는 우리나라 중학교 사회과부도에 실린 대한해협 부분 지도이고, 오른쪽은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지도에 실린 대한해협 부분 지도다. 
같은 해협을 놓고 양국간에 표기가 극명하게 다르고, 현해탄의 위치도 서로 다르다.
왼쪽의 지도는 우리나라 중학교 사회과부도에 실린 대한해협 부분 지도이고, 오른쪽은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지도에 실린 대한해협 부분 지도다. 같은 해협을 놓고 양국간에 표기가 극명하게 다르고, 현해탄의 위치도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에도 제주해협, 한려수도, 울돌목과 같은 크고 작은 해협이 있으나 일본과의 사이에 있는 대한해협은 양국의 명칭과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명칭이 각기 달라 동해와 독도와 같이 양국간에 명칭 표기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정확히 말해 이 해협은 한반도 남동부와 일본 규슈(九州)섬 북단 사이이며, 동해와 동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전체 폭이 200km에 이른다. 해협 가운데에는 비교적 큰 섬인 대마도가 위치하고 있어 명칭 표기에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과용 지도책인 사회과부도를 조사한 바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1980년대까지는 한반도와 대마도 사이를 ‘대한해협’, 대마도와 규슈 사이를 ‘쓰시마해협’으로 대마도를 중심으로 구분해서 표기했으나 1980년대 이후부터는 대마도를 무시하고 해역 전체를 ‘대한해협’으로 표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1950년~1980년대까지는 한반도와 대마도 사이를 ‘조선해협’, 대마도와 규슈 사이를 ‘쓰시마해협’으로 구분해서 표기했으나 1980년대 이후로는 전 해역을 ‘쓰시마해협’으로 단독 표기하고 있어 공교롭게도 양국이 거의 같은 시기에 표기방법을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대한해협의 표기는 ‘코리아 스트레이트(Korea
Strait)'이고,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발간되고 있는 스쿨 아틀라스도 모두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해협이란 명칭은 1850년경부터 유럽의 지도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1861년 영국에서 발간된 ‘일본왕국(Empire Japan)'이란 지도(한송본씨 소장)를 보면 대한해협을 ‘STRAIT OF COREA’로 표기하고, 한반도와 대마도 사이를 ‘Broughton Channel(or West Corea Strait)’, 대마도와 규슈 사이를 ‘Krusenstern Channel(or Eest Corea Strait)’로 표기하고 있다. 브로튼은 영국의 탐험항해가로 1797년 우리나라 해역을 탐사하였고, 크루젠스테른은 1805년 세계일주 탐사항해를 할 때 대마도와 규슈 사이 해협을 통과하였던 러시아 사람이다.

외국 지도에 ‘쓰시마해협’ 단독 표기 늘어

그러나 최근 미국을 비롯한 몇몇 아틀라스에서 ‘쓰시마 스트레이트(Tsushima Strait)’로 단독 표기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아직도 일부 사회과부도에서 대한해협을 한반도와 대마도 사이에 표기하는 사례가 있으며,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일본과의 기사거리만 생기면 대한해협은 까맣게 잊은 채
“현해탄”운운하고 있어 대한해협의 고유성을 우리 자신이 훼손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대한해협은 현해탄(玄海灘)으로 불리었으나 정작 현해탄의 위치는 규슈 북단의 일부 해역을 가리키는 것이고, 일본에서는 겐카이나다(玄界灘) 또는 겐카이(玄海)라 부른다. 또 일본은 해협의 명칭을 더욱 세분하여 한반도와 대마도 간을 西水道(朝鮮海峽)로, 대마도와 규슈 간을 東水道(玄界灘)로 표기하고, 넓은 의미로는 현해탄과 이키(壹岐)수도를 포함한 한반도와 규슈 북단·혼슈(本州) 서안 사이의 해역 전체를 쓰시마해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사회과부도를 위시하여 대마도의 표기는 국립국어원의 외래어표기용례에 따라 쓰시마 섬으로 쓰고 있으나 대마도에 대한 표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비교적 큰 섬에 대해서는 명칭 뒤에 섬(島) 자를 붙이지 않기 때문에 대마도의 경우도 ‘쓰시마(對馬)’라 표기하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 ‘쓰시마 섬’이라 표기하는 것은 옛 선조들이 평정했던 대마도를 속절없이 포기하는 꼴이 되고 만다.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대마도는 우리 영토에 포함

2005년 3월16일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경상남도 마산시의회에서도 2005년 3월18일 조선 세종 원년(1419년) 9월19일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를 정벌한 날을 기념하는 뜻에서 매년 9월19일을 ‘대마도의 날’로 정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마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진 않지만 60년 전인 1948년에 이승만 대통령은 “대마도는 우리 땅이니 일본은 속히 반환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당시 연합군사령부에도 “대마도는 역사적으로 한국의 영토였는데 일본에 의해 강제적, 불법으로 점령당했다”며 일본으로부터 대마도 할양을 요구한 바 있다.

이밖에도 대마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고증자료가 얼마든지 있다. 세종실록 4권에 상왕(태종을 이름)이 대마도 수호 도도웅와(都都熊瓦)에게 교화에 응할 것을 교유한 내용 가운데 ‘대마도라는 섬은 경상도의 계림에 예속했으니, 본디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 있다(對馬爲島, 隸於慶尙道之鷄林, 本是我國之地, 載在文籍, 昭然可考)’라는 글이 있다. 뿐만 아니라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실린 목판본 지도인 팔도총도를 비롯하여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지도에는 대마도를 우리 영토 안에 포함시켰다.

지난 7월 국내 여론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마도에 대한 반환 촉구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50.6%, 반대 의견은 33.5%로 나왔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부터 일관되게 교과서 지도책을 비롯하여 모든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 표기하고, 동해를 버젓이 니혼카이(日本海)로 표기함은 물론 우리나라와의 국경계를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표시하고, 툭하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이참에 우리도 사회과부도는 물론 모든 지도에 쓰시마섬을 대마도로 표기하고, 일본과의 국경을 대마도와 규슈섬 사이에 그려 넣자. 그리고 저들이 독도를 들먹이면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고 맞대응하자.


/ 글 최선웅 한국산악회 부회장·매핑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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