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한국인들에게 일본 등산문화 알리는 우치노 가오리

[487호] 2010.05
입력 2010.05.19 09:25

“일본 산에 올 땐 방수바지를 꼭 준비하세요”

 “일본 산은 한국 산보다 높고 위험합니다. 3,000m대 산은 5월에도 5~6m씩 눈이 쌓여 있는데 한국 등산객들은 상상을 못하니 아이젠도 없이 와서 사고가 날 때가 있습니다. 7월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곳이 있는데 한국 산과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준비 없이 오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큽니다.”

본지 사무실에 한 일본 여성이 찾아왔다. 우치노 가오리(40)씨. 한국 등산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어 찾아왔다고 했다. 그녀는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타케(3,180m)의 산행 들머리인 가미코치(1,500m)의 산악연구소에서 산장지기로 근무하고 있다. 산장을 한국인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일본 산악회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산악회원이 아니면 숙박할 수 없다고 한다. 2003년부터 이곳 산장을 관리하고 있으며 야츠가타케의 아카타케 코센 산장지기로 5년을 근무한 그녀는 나가노현이 고향인 일본의 골수 산꾼이다. 대학 산행동아리를 통해 산에 빠졌으며 남편도 산에서 만나 결혼했고 신혼여행으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고 한다. 

“등산로가 잘되어 있어 놀랐어요. 일본 산은 가급적 자연 그대로 두기 때문에 위험이 많아요. 지리산 산행을 하고 나서 그동안 납득하기 힘들었던 한국 사람들의 산행문화를 이해하게 됐어요.” 

일본 산을 찾는 외국인 중 한국 사람이 가장 많지만 등산문화 차이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아 5년 전부터 사비를 들여 한·일산악교류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일례로 일본 산 안내 사이트(www33.ocn.ne. jp/~tamayatsu)를 한글로 만들어 운영 중이며, 가미코지의 일본 숙박업 종사자들에게 한국 등산객의 특성에 대한 강연도 하고 있다. 한국에 일본 산 산행인구가 많아졌지만 정확한 정보가 적고 잘못된 정보를 믿고 오는 이들도 있어 정확한 정보를 주고 싶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 사람은 등산은 스스로가 자신을 책임지고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산처럼 관리공단이나 지자체에서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일도 없죠. 일본 등산문화는 산장에 오후 2시쯤에 도착해야 하고, 비가 오면 바지도 방수옷을 입어야 해요. 날씨가 급변할 때가 많고 비가 옆에서 치기 때문에 꼭 필요해요. 산장마다 나름의 방식이 있는데 그런 걸 모르니까 한국 등산객들은 산장에서 술을 시끌벅적하게 마셔요.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서 몰상식한 등산객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우치노씨는 한국이 좋아 12년 전 고려대 한국어학당에서 3개월간 우리말을 배웠다. 이후 한국어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한국어 기사를 기고하면서 우리말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사람은 밝고 다혈질이고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술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도 술을 좋아해서 한국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고 한다.


/ 글 신준범 기자
  사진 허재성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