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피플] UIAA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 부회장 우르스 스퇴커

월간산
  • 입력 2010.10.04 09: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 세계 빙벽등반을 이끌고 있는 수준입니다"

우르스 스퇴커(Urs Sto··cker·33)는 국제산악연맹(UIAA)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 부회장이다. 젊은 나이에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그의 경력 때문이다. 그는 2000년 트랑고타워(6,285m)를 최연소로 등정했으며, 세계적인 등반가인 크리스 보닝턴이 가장 어려운 등반으로 꼽았던 파키스탄 오거(7,280m)를 1977년 초등 이후 24년 만인 2001년 처음 올랐다.

이후 그는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근육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운동생리학 전문가다. 2006년에는 스위스 국립아이스클라이밍팀의 공식 트레이너가 되었으며, UIAA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의 부회장이 되기에 이르렀다. 즉 강인한 등반능력과 명석한 머리를 모두 갖춘 인물이었기에 젊은 나이에 국제산악연맹의 실무진이 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스위스의 내셔널 아이스클라이밍 선수였고 트레이너였다가 국제산악연맹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 일원이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스위스팀 코치로 참가했다.

내년 1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가 경북 청송에서 열린다.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열리게 될 월드컵대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제산악연맹은 스포츠클라이밍보다 아이스클라이밍이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에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 한국 대회가 중요합니다. 아이스클라이밍이 유럽만이 아닌 세계적인 종목으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월드컵 경기가 순수 빙벽보다 드라이툴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원래는 얼음에서 경기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자연 얼음으로 루트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얘기한다. 가령 오버행 구간이나 약간 복잡한 구조물에 얼음을 얼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드라이툴링 구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얼음을 오르는 것이기에 드라이툴링이 경기의 누가 되게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동계올림픽(평창)이 열리고 이에 맞춰 아이스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했다. 청송에서의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조건으로 그는 통역 문제를 꼽았다. 스퇴커는 춘천 월드컵대회에 참가해 보니 “시설은 다 좋은데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날씨와 통역만 잘 이뤄진다면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아이스클라이밍 수준에 대해 “신윤선과 박희용을 알고 있다”며 “거의 세계 아이스클라이밍을 이끌고 있는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국선수들이 얼마나 하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결과가 놀랍다고 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를 만들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신준범 기자 / 사진 염동우 기자>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