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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테마특집 산나물 | 일월산 산나물축제] 해와 달의 기운 받아 산 전체가 산나물밭

월간산
  • 입력 2012.05.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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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참나물 등 5월부터 본격 나와… 18일부터 3일간 산나물축제

영양군에서 주최한 산나물 채취체험에 나선 산나물꾼들이 일월산 일원에서 열심히 산나물을 뜯고 있다.
영양군에서 주최한 산나물 채취체험에 나선 산나물꾼들이 일월산 일원에서 열심히 산나물을 뜯고 있다.

경북의 하늘 아래 첫 동네,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산이 일월산(日月山·1,219m)이다. 경북 일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일자봉(1,219m)과 월자봉(1,170m)이 합쳐져서 일월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옛날 산정에 해와 달 모습을 띤 천지(天池)가 있었다고 해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가 되는 태백산의 가랑이에 위치, 음기가 강한 여산(女山)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일월산은 음력 그믐날만 되면 전국 각지의 무속인들이 찾아와 내림굿을 한다. 무속인들 사이에서는 점괘가 신통해진다 하여 성산(聖山)으로 추앙받는 산이기도 하다.
일출과 무속의 신비가 어울린 일월산의 심산유곡엔 각종 산나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참나물·나물취·곰취·원추리·고사리 등이 곳곳에 널려 산나물꾼들을 유혹한다. 산나물꾼들은 일월산 산나물이 심산유곡의 차디찬 서리에, 무속인들의 기(氣)까지 받아 맛과 향이 특히 좋다고 말한다.

경북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양군에서는 해마다 해맞이 행사를 한다. 아예 일월산 정상 바로 밑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서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훤하게 보인다.

일월산 산나물축제길 개념도
일월산 산나물축제길 개념도

산나물꾼들도 산나물을 캐기 위해 정상까지 온다. 특히 산나물축제(올해는 5월 18~20일, 매년 5월 중순에 개최) 때가 되면 전망대는 일출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산나물을 캐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영양군 총무과 공보담당 김상수씨는 “일월산 전체가 산나물 천지”라며 “산 사면과 능선 어디든지 산나물이 자라지 않는 곳이 없으며, 4월 중순부터 순식간에 자란 산나물이 5월 중순쯤엔 산 전체를 뒤덮어 일월산은 이때부터 산나물 향기로 가득 찬다”고 설명했다. 그의 안내로 일월산 산나물이 자라는 장소와 체험장을 직접 답사했다.

산나물은 군락을 이루거나 서식 환경이 개별적으로 조금씩 다르다. 곰취는 그늘진 환경을 좋아하고 약간 습한 부엽토에서 자란다. 계곡가나 등산로의 질척한 토양에서는 뿌리가 썩으므로 잘 자라지 못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만약 계곡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면 그것은 곰취가 아닌 곰취와 비슷한 독초인 동의나물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참당귀는 계곡가의 그늘지고 습한 토양에 많고, 고산의 정상부 양지 쪽의 약간 건조한 토양에 분포한다. 따라서 산나물의 서식환경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일월산은 여러 산나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여러 조건을 지니고 있다. 산세를 이루고 있는 기반암은 편마암이 대부분이고, 토양은 산나물이 서식하기 좋은 갈색삼림토 또는 적갈색삼림토로 이루어져 떨기나무와 희귀 약초들이 많이 자란다. 뿐만 아니라 동북·남서 사면은 비교적 급경사를 이룬 오지로서 사람들의 발길이 별로 없다.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뜬다는 일월산의 일출 장면.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뜬다는 일월산의 일출 장면.

가장 먼저 뜨는 해와 달 정기 받아
산나물 맛·향 뛰어나
영양은 내륙 깊숙한 첩첩산중 오지에 자리 잡은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외진 곳이다. 동쪽으로는 영덕군과 울진군, 서쪽으로는 안동군, 서북쪽과 북쪽으로는 봉화군과 만난다. 주변을 둘러봐도 산밖에 안 보인다. 영양군의 전체 넓이 814.7㎢ 중 87%가 산지이고 밭이 7%, 논은 3%에도 못 미친다.

<영양읍지>에 따르면 ‘이곳이 교통이 불편하고 흉년이 잦아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목숨을 이을 때가 많았으나 조선 숙종 때에 현이 부활된 뒤에 이웃인 안동과 예안의 유학 영향을 받아 점차 글을 숭상하게 되었고, 주민의 성질이 소박하면서도 인내력이 있다’고 적고 있다. <동국여지승람> 영양현 편에서도 ‘이 산 일대에는 구리·납 등의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산약초·인삼·버섯·벌꿀 등의 특산물도 풍부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양군청에서 김상수씨를 만나 일월산까지 일단 차로 접근하기로 했다. 거리가 사뭇 멀어서 31㎞다. 31번국도를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고도를 조금씩 높여간다. 차를 세운 곳은 다름 아닌 일월산 정상 군부대 바로 아래 일자봉 이정표 부근이다.

GPS상 고도가 무려 1,146m다. 불과 100m가량만 올라가면 일월산 정상이다. 하지만 임도는 거의 각이 없을 정도로 완만하게 정상에 접근해 간다. 실제로 산나물 체험장을 거쳐 정상까지의 거리는 2㎞ 남짓 된다.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뜬다는 일월산 정상 부근 산림보호자원구역에서 산나물 채취 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열심히 산나물을 뜯고 있다.
해와 달이 가장 먼저 뜬다는 일월산 정상 부근 산림보호자원구역에서 산나물 채취 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열심히 산나물을 뜯고 있다.

일자봉 이정표 바로 밑에는 일월산 산신각이 있다. 일명 황씨부인당으로 불린다. 일월산을 온통 뒤덮고 있는 산신 기도처는 황씨부인과 관련돼 있다. 황씨부인이 일월산 산신격인 셈이다. 황씨부인은 일월산 자락 마을에 살던 처녀였다. 그녀를 사모하던 마을 청년 두 명 중 한 명과 결혼한 첫날밤에 사건이 발생했다. 신랑은 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을 갔다 오다 방문에 칼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신랑은 자신의 연적이 죽이러 온 것으로 착각, 그 길로 도망쳐 버렸다. 그러나 칼 그림자는 다름 아닌 마당의 대나무 그림자가 방문에 비친 것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황씨부인은 원삼과 족두리를 벗지 않은 채 신랑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깊은 원한을 안고 죽었다. 그녀의 시신은 몇 개월이 지나도 첫날밤 그대로였다. 오랜 시간 뒤 이 사실을 안 신랑은 잘못을 뉘우치고 신부의 넋을 위로하기로 했다. 신부의 시신을 일월산 부인당에 옮긴 후 사당을 지어 그녀의 혼령을 위로했다. 그 뒤로 황씨부인이 일월산 사당의 신령 주인이 된 것이다. 황씨부인이 일월산 산나물도 관리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일자봉 이정표 주변은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 김씨는 “산나물 축제 때는 이곳까지 차로 올라와서 산나물을 뜯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군부대를 둘러싸고 있는 순환등산로를 포함해서 여러 갈래의 등산로도 나 있다. 그중의 한 곳인 가장 넓은 임도로 접어들었다. 참나무숲길이 바로 이어졌다. 산나물이 자라기 가장 좋은 조건이 조금 습하면서 참나무가 우거진 숲이라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딱 그 숲이다.

영양군 87%가 산지…산나물 많이 날 수밖에 없어
‘일자봉 1.5㎞’ 이정표도 보인다. 정상을 향해, 아니 산나물이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 체험장을 향해 걸었다. 나뭇가지에 각종 산악회 리본이 걸려 있다. 이곳은 산나물길이 곧 등산로인 것이다. 김씨는 “산나물 축제기간 중 20만~30만 명이나 되는 방문객이 산나물을 캐기 위해 일월산을 찾는다”며 “그 기간 중에는 일월산 자체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밝혔다.

등산로 옆으로 멸종위기종인 노랑무늬붓꽃이나 현호색 등 야생화들이 낙엽 사이로 새순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이들을 바라보면 생명의 경외감이 들 정도다.

1 일월산 산나물 채취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참가한다. 
2 산나물은 4월 말쯤부터 본격 자라기 시작해서 5월이면 활짝 자란다.
1 일월산 산나물 채취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참가한다. 2 산나물은 4월 말쯤부터 본격 자라기 시작해서 5월이면 활짝 자란다.

숲은 참나물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중간 중간에 산나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간벌한 흔적이 뵌다. ‘쿵쿵목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해발 1,160m를 가리키고 있다. 김씨는 “땅 속이 빈 것 같이 쿵쿵거린다고 해서 쿵쿵목이란 지명이 붙여졌다”고 설명했다. 제자리에 서서 점프로 땅을 밟아보니 푹신푹신하면서 속이 빈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정표 옆에는 돌탑이 있고, 돌탑을 두고 기도하는 조그만 제단이 있고, 그 위에 촛불 흔적이 있다. 일월산은 전체가 산나물 자생지 아니면 기도처 같다는 느낌이다.

쿵쿵목이부터 등산로 옆에 ‘산림자원보호구역’이란 푯말이 등산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영양군에서 관리하는 공식 산나물채취구역이다.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잡목들을 전부 제거하고 산나물들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다. 산나물은 아직 시기상조라 새순 찾기도 쉽지 않지만 야생화 바람꽃이 꽃을 피워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복수초도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생명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고도는 GPS로 1,130m이며, 출발지역보다 오히려 해발이 더 낮다. 조금 경사가 있는 산사면 전체를 산림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등산객의 발길이 닿지 않도록, 산나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조성했다. 김씨는 “일월산은 해발이 높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산나물이나 야생화부터 낮은 지역에서 자라는 것까지 어느 지역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편”이라고 자랑했다.

원추리 군락지가 나왔다. 산나물은 대개 군락을 이뤄 자라기 때문에 한 개체를 발견하면 주변에 여러 개체를 반드시 확인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원추리가 여기저기 새순을 드러내고 있다. 동행한 김씨는 “얘(원추리)들이 아직 춥다”며 옆에 있는 낙엽과 흙으로 원추리를 살짝 덮어주고 있다. 일반 원추리 옆에 각시원추리도 작은 꽃을 피우고 있다.

1 산채 한마당축제 기간 중에 풍물패 공연이 열리고 있다. 
2  산채 한마당 축제 기간 중에 열린 산나물 직거래 장터에서 방문객들이 산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3 일월산 산채 한마당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산나물별로 이름 적힌 전시 사진을 보고 있다. 
4 산채 한마당 축제 관련자들이 산채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1 산채 한마당축제 기간 중에 풍물패 공연이 열리고 있다. 2 산채 한마당 축제 기간 중에 열린 산나물 직거래 장터에서 방문객들이 산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3 일월산 산채 한마당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산나물별로 이름 적힌 전시 사진을 보고 있다. 4 산채 한마당 축제 관련자들이 산채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축제기간 중 20만~30만 명 일월산 찾아
멧돼지가 땅을 파헤친 흔적도 여기저기 보인다. 그 옆으로 말라비틀어진 고사리들이 산재해 있다. 김씨는 “산나물은 어린 새순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자라면 잡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말 잡초같이 고사리들이 널브러져 있다. 명이나물도 한 곳에 자리 잡고 있고, 천연기념물인 산양 배설물도 흩어져 있다. 동식물이 함께 사는 자연의 공생 흔적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마침내 일월산 정상에 도착했다. 나무 데크로 조성한 널찍한 전망대와 함께 정상 비석도 보인다. 널찍한 전망대엔 산나물꾼들이 나물을 캐다 힘들면 잠시 쉬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수십 명이 한꺼번에 모여 도시락을 먹을 수 있을 만큼 널찍하다.

이곳은 연초 해맞이축제 때 동해의 해맞이 장소로도 사용된다. 정상에서 동쪽 방향으로 굽이치는 듯한 능선이 여러 겹으로 펼쳐져 있다. 그 위에 우뚝 솟은 일월산이 제일봉으로 해와 달을 맞이하는 것이다. 

정상 비석 뒷면엔 소설가 이문열씨가 ‘日月頌辭(일월송사)’라는 멋진 글을 써놓았다. ‘崑崙(곤륜)의 정기가 해 뜨는 곳을 바라 치닫다가 백두대간을 타고 남으로 흘러 동해 바닷가에 우뚝한 靈山(영산)으로 맺히니, 이름 하여 일월산이다. 해와 달을 아울러 품은 넉넉한 자락은 그윽한 옛 고을 古隱(고은)을 길러내고 삼엄한 기상은 거기 깃들어 사는 이들에게 매운 뜻을 일깨웠다. (중략) 이제 옛 古隱은 文鄕(문향) 英陽(영양)으로 자라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고 섰으니, 아아, 일월산이여. 그 기상 그 자태 바뀌고 다함이 없으라. 우리 영양과 더불어 길이 우뚝하라.’

산나물 캐는 사람들이 군부대 앞에 차를 주차해 놓고 와서 등산로로 한 바퀴 돌면 등산도 하면서 산나물을 캐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영양군청 김상수씨는 강조했다. 김씨는 “일월산에서 참나물, 취나물, 곰취 등이 아마 전국에서 제일 많이 날 것”이라며 “지금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산나물들은 대부분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고 제대로 된 산나물은 5월 돼야 본격적으로 난다”고 덧붙였다.

이끼가 잔뜩 내린 일월산 선녀계곡.
이끼가 잔뜩 내린 일월산 선녀계곡.

일월산의 산나물 체험장은 정상 인근뿐만 아니라 일월재 아래 영월·봉화·영양·청송을 잇는 걷기 명품길인 ‘외씨버선길’ 부근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외씨버선길 주변은 산림청으로부터 ‘아름다운 숲길’로 지정된 곳을 지나기도 한다. 이 길은 봉화로 넘어가는 옛길이기도 하다.

산나물 체험장 옆으로 일월산의 명소 용화계곡이 지난다. 낙동강의 또 다른 발원지인 용화계곡의 물이 영양에서는 반변천이라는 커다란 하천이 되어 안동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한다. 이곳에서는 산나물 채취 체험을 하면서 용화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할 수도 있다. 

이제 본격 산나물 채취 계절인 5월이다. 산으로 들로 산나물을 찾아 모두 산나물꾼이 되어보자. 만물이 생동하는 5월을 맞아 자연을 만끽하면서 일월산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란 산나물을 채취하는 경험은 분명 이색체험이 될 것이다. 

찾아가는 방법
■승용차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때는 영동고속국도-원주IC-중앙고속도로-서안동IC에 이어 안동-청송 방면 34번국도-진보면 월전리에서 영양 방면으로 좌회전-31번국도-영양 읍내의 순으로 찾아간다.
■고속버스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양터미널까지 하루 5차례(8:20, 10:40, 13:50, 15:30 16:10) 직행버스 운행. 성인 2만2,800원. 소요시간 4시간 30분.
■영양시외버스터미널~일월산  용화 방면 버스를 타면 되며, 배차는 하루 4회. 소요시간 40분 정도.

숙식(지역번호 054) 영양주민들이 추천하는 식당은 갈비탕 전문인 영덕식당(683-2510), 한우숯불갈비 전문인 선산식당(683-2463), 산채비빔밥 전문인 하얀비식당(682-3355), 염소불고기 전문인 일월산식당(682-7211), 매운탕 전문인 낙동식당(682-4070) 등이 있다.

숙박(지역번호 054)  일월산관광농원(683- 8008), 자연생태공원관리사업소(680-6426), 검마산 자연휴양림(682-9009) 등이 있다.

일월산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에서 산나물 채취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일월산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에서 산나물 채취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산나물 요리하는 법
데쳐서, 무쳐서, 쌈으로…
산나물 종료별로 먹는 방법 조금씩 달라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산나물은 예로부터 무침으로, 부침으로, 쌈으로 우리 밥상에 올랐다. 임금님의 수라상에는 국이나 전으로 올려졌고, 질병을 치료하는 소중한 약재로 사용됐다. 약초꾼들은 산나물이 약초이고, 약초가 산나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대부분의 산나물이 항암성분이나 미네랄, 비타민, 섬유소 등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효과까지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인들의 기(氣)를 북돋아 주는 데 더 없이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산나물은 기본적으로 독성을 지니고 있다. 식용 산나물도 마찬가지다. 이 산나물의 독성을 여하히 제거하느냐가 중요하다.

요리법은 산나물마다 조금씩 다르다. 영양군에서 발행한 <영양 산나물 50선>에 야생 식용식물의 식용법을 참고해서 ‘산나물 요리법’을 산나물 종류별로 소개한다.

참나물이나 두릅나물, 밀나물, 비름나물 등과 같은 산나물은 재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조미료로 간을 맞추고 무쳐서 먹는다. 고사리나 수리취, 광대싸리, 으아리 등과 같은 산나물은 재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수 시간 내지 수일간 물에 담가 독성분 또는 독한 맛을 제거한 뒤 건조시켜 묵나물로 보관했다가 조리한다.

생채로 먹는 산나물도 많다. 달래, 침반디, 바위취, 삽주, 참나물, 밀나물, 도라지, 더덕 등은 재료를 생채로 소스를 가미해서 샐러드 또는 쌈으로 먹을 수 있다.

김치로 담가 먹는 산나물은 돌나물, 씀바귀, 고들빼기, 돌미나리, 냉이류, 산마늘, 산부추, 민들레 등이다. 이런 종류의 산나물은 재료를 소금에 약간 절여서 김치로 담근다.

찜 또는 구이나 볶음으로 조리하면 좋은 나물과 기름에 튀겨 조리하는 나물도 있다. 찜으로 먹는 산나물은 마·둥글레·나리꽃뿌리 등이고, 볶음은 고사리·고비· 엉겅퀴·쑥부쟁이· 도라지 등이다. 튀김으로 하면 좋은 산나물은 참중나무순·바디나물·생강나무순·쑥 등이다.

식물체에 전분 함량이 많아, 가공해서 밥·죽·국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이 있다. 밥 대신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돌피·율무 같은 화본과 식물의 종자다. 도토리류나 칡·마 등은 죽이나 국수로 요리가 가능하다. 돼지감자·둥글레·무릇 등은 엿으로도 제조할 수 있다.

잎을 차로 덖기에 좋은 식물로는 차나무를 비롯해 생강나무·오갈피나무·마가목수피· 구기자· 오미자· 칡·감나무· 뽕나무· 자귀풀·오이풀 등이다.

다소간 독성이 있는 산나물은 삶아서 물에 담가 독성을 제거한 뒤 식용이 가능하다. 또한 이른 봄의 어린 순은 독성분이 약해 대부분 생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리를 소홀히 하거나 과식할 때는 복통·설사·전신마비 등과 같은 중독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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