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테마특집 무릎Ⅱ 명의에게 듣는다 | 경희대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 “무릎과 허리병은 비만이 가장 치명적이죠”

글·한필석 부국장 | 사진·이신영 기자
  • 입력 2013.02.28 10: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몸의 상하 역학 관계가 중요… 원인 규명과 꾸준한 운동 필수

경희대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침구과 과장)는 무릎 통증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만 해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MRI 촬영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무릎검사를 하고 치료를 했는데도 별 차도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은 원인 치료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는 “허리와 무릎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상체와 하체의 균형 잡힌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이재동 교수는 “허리와 무릎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상체와 하체의 균형 잡힌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릎이나 허리는 몸을 지지해 주는 기둥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몸의 상하 역학적인 균형이 매우 중요하죠. 즉, 하체의 지지력(다리)과 상체의 하중(몸무게)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게 무릎이나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면 몸의 전체적인 균형은 생각지 않고 척추의 경우 디스크, 무릎은 연골 등 국소적인 부위만 놓고 따져대니 문제인 거죠.”

이 교수는 척추 디스크와 무릎 연골에 MRI 검사 등 여러 가지 국소적인 검사를 하는 것은 병의 원인 확인이라기보다는 아픈 부위의 상태확인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허리나 무릎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특별히 교통사고나 외부 충격에 의해 발병한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척추나 관절을 보호해 주는 근육이나 인대가 역학적으로 체중을 버티지 못해 뼈나 연골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주어서 생기는 노화현상이라고 단언하며, 수술 또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고 귀띔한다.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5%에 지나지 않아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가지고 치료하는 대증요법(對症療法)에 지나지 않아요. 그래서 재발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무엇보다 다리나 허리 근육이 약해져 있다는 게 근본 원인이죠. 건물을 예로 들면 기둥은 철근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그런데 콘크리트가 부식돼 철근만 남아 있는데 콘크리트를 보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수술을 통해 철근만 갈아 끼우거나 고치려 하는 거죠.”

이재동 교수는 수술 치료가 필요한 증상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첫째, 4주 동안 침상에 누워 안정을 취하면서 보존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극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이며, 둘째는 허리가 아프면서 신경에 압박을 주어 대소변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다. 셋째는 근육이 위축되고 다리가 가늘어지는 경우, 넷째는 발목에 힘이 떨어져 발등이 아래로 쳐지는 풋 드롭(foot drop) 현상이 있는 경우다.

“무릎이나 허리에 이상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다리 근육을 키우고 몸무게를 줄이면서 역학적 구조를 맞추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재동 교수는 무릎과 허리의 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일상생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뉴스에서도 얘기됐지만 요즘 척추나 관절염환자 수술이 너무 지나쳐요.” 

수술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닐뿐더러 많은 비용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며 오히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체중조절이나 하체근력 강화를 위해 생활요법이 중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한방치료 침이나 한약은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나 면역력을 도와 균형 잡힌 체형을 도와줄 뿐”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일상생활을 통한 체중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의학적으로 비만은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BMI〔Body Mass Index·체질량지수 : 체중÷(키×키)〕가 25 이상을 말한다. 이 교수는 “BMI를 ‘5’(허리둘레 3~5cm) 정도 줄이면 어지간한 무릎 통증은 거의 다 사라지는 반면 ‘5’ 정도 늘어나면 관절염 발병률이 2.9배 높아진다는 게 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결과”라고 전해 준다.

상체비만형 관절염환자는 등산이 가장 좋은 보약
침구과 과장이자 척추관절센터장으로서 척추·관절·비만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는 이재동 교수의 말에 의하면 허리나 무릎이 아픈 환자들이 체중을 줄이는 방법은 전신비만형, 상체비만형, 하체비만형 등 자신의 비만 패턴에 따라 생활을 달리 해야 한다.

침구과 과장인 이재동 교수는 “침은 몸에서 에너지가 흐르는 철도의 역에 해당하는 경혈을 자극해 오장육부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치료법”이라 말한다.
침구과 과장인 이재동 교수는 “침은 몸에서 에너지가 흐르는 철도의 역에 해당하는 경혈을 자극해 오장육부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치료법”이라 말한다.

전신비만형 관절염환자는 순환기계통, 특히 심폐기능이 떨어지면서 몸에 불순물이 쌓여 관절에 무리가 가서 문제가 된다. 이런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부어 있거나 개운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물만 마셔도 살찐다’는 것은 몸이 붓는 현상을 말하는 거예요. 이런 사람은 오르막을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틈만 나면 눕고 싶어지죠.”

이 교수는 “이런 사람은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고 땀을 많이 빼야한다”며 “운동이 어려우면 옆집에 가서 수다라도 떠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 교수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다이어트방법은 냉온탕 요법이다. 즉 1분 냉탕, 1분 온탕을 7차례씩 2, 3 세트 반복하다 보면 자율신경이 향상되면서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관절에 부담을 줄여 주며 감기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단, 처음에는 온탕에 들어가면 모공이 열려 감기에 걸릴 염려가 있으므로 냉탕으로 시작해 냉탕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한다.

상체비만형은 오장육부 가운데 하나인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음양의 이론에 따라 가슴의 불 기운과 허리 아래의 물 기운이 잘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나이 들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하체가 가늘어지는 경우다. 무릎 관절에 가장 안 좋은 체질에 해당한다고 한다.

“나이 들면서 말이 많아지는 것은 기가 입으로 몰리기 때문이에요. 이런 체질은 성질이 급하고 야행성 성향을 보이죠.”

이 교수는 상체비만형에게 등산을 가장 좋은 보약으로 추천한다. 단, 하산할 때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즉, 엉덩이를 뒤로 조금 빼고 하체에 힘을 주면서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등산이 자신 없는 사람에게는 계단 오르기가 좋은 운동이다. 이 교수는 대퇴근(넓적다리 근육)을 단련시킨다는 느낌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올라야 하며, 계단 운동 시에는 무릎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내려갈 때에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재동 교수는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일주일에 3, 4회는 해야 운동효과가 있다”며 “TV를 보면서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도 하체보강에 좋은 운동 습관”이라고 말한다.

이재동 교수는 특히 상체비만형에게는 숙면이 중요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밤 11시에서 새벽 5시 사이는 호르몬이 생성되는 중요한 시간대라 푹 자는 게 좋다는 것. 이 교수는 잠을 잘 못 이루는 사람들은 왜 잠이 오지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라 말한다. 오후 늦은 시간에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커피나 녹차를 마시는 일을 피해야 하고, 이부자리가 너무 두껍고 무거워도, 잠자리가 너무 차가워도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고 귀띔한다.

이 교수는 “오후 5시가 지나면 생활 자체를 정적으로 만드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되고, 또한 시간이 될 때마다 단전(배꼽 아래 약 10cm)을 통해 호흡하는 명상을 통해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하체기운을 보강해 허리나 무릎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체·복부비만형 관절염환자는 팔다리는 가늘면서 배만 볼록 나온 경우다. 이런 환자는 대부분 체질적으로 비장과 위장의 소화기능은 약한데 오히려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과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런 체질은 약한 소화기능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다음과 같이 생활할 것을 권한다.

음식물은 최소한 20번 이상 씹은 다음 삼키는 게 좋다. 일본의 어느 장수촌의 경우 음식 그릇마다 뚜껑을 덮고 식사를 하는데 이것은 한 숟가락 먹은 다음 뚜껑을 덮었다가 먹을 때 다시 엶으로써 충분히 씹을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음식을 급히 먹는 사람은 모든 음식그릇의 뚜껑은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음식을 입에 넣은 후에는 일단 수저를 밥상에 내려놓았다 다시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은 운동부족으로 관절이 약해진 것으로 생각하고 운동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하체·복부비만인 관절염환자는 음식을 소화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나친 운동은 금물이다.

이 교수는 “특히 관절이 안 좋으면 의사들이 수영을 많이 권하는데 이런 체형의 경우 수영은 물속에서 기운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오히려 운동 후에 몸이 더 피곤하고 힘든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이런 체형은 수영이나 지나친 운동보다는 오히려 몸속의 기를 순환시키는 요가나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통해 몸이 따뜻해지고 가볍게 땀이 날정도로 적당히 운동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즉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노동으로 바뀌어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체력과 체격에 잘 어울리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최소 석 달은 식이조절해야 위 크기 줄어들어
체중을 줄여 관절에 하중을 줄이고 근력을 강화해 하체 지지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음식 조절을 생활화해야 한다. 이재동 교수는 탄수화물은 현금, 지방은 적금, 단백질은 부동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는 적금인 몸속의 지방을 없애는 것에 해당하므로, 현금인 탄수화물을 줄여야 적금인 지방을 사용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심한 경우 과일까지도 자제해야 하지만 반면에 단백질 공급은 늘려 줘야 한다. 즉, 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기름기 없는 동물성 단백질은 공급은 근력강화를 위해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최소 석 달은 식사량을 줄여야 위의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군것질은 칼로리가 높아 지방세포가 커지게 하고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재동 교수는 “관절질환이 나타나는 것은 단순히 관절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적인 균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생각해야 한다”며 “그 신호를 국소적인 검사나 소염진통제로 증상만 없애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생활검진을 통해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은 체내 지방을 줄이고 뼈와 근육 인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단기적인 운동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역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생활 속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핫키워드

#테마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