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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피플] 휘슬러 스키장의 교포 강사 정우찬씨

글·사진|안중국 기자
  • 입력 2013.05.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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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1,200명 중 30명뿐인 레벨4급…청화산악회 소속 산악인

숲속에 선 정우찬씨.
숲속에 선 정우찬씨.
캐나다 휘슬러·블랙콤스키장에는 스키강사가 1,200명 정도 있다고 한다. 그중에 선수 출신 스키어들도 이루기 힘든 CSIA(캐나다 스키강사 협회;Canadian Ski Instructor's Alliance) 레벨4급 강사는 30명도 안 된다고 하는데, 그중 한국인이 한 명 있다. 청화산악회 출신의 정우찬(43)씨다.

그는 스키 인생을 살 작정으로 캐나다로 이민을 간 사람이다. 어느 날 스포츠지에서 휘슬러스키장 소개 기사를 보고 캐나다 이민을 결심했고, 아내 이혜승(42)씨가 마침 건축기사 자격증이 있어 취업 이민을 갔다. 이민 간 2002년 첫 해 겨울을 맞으며 곧 죽기살기로 스키에 몰두, 바로 레벨 1, 2에 이어 레벨3까지 따버려 현지 스키강사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레벨3과 레벨4의 격차는 엄청났던 모양이다. 그는 3년 전인 2011년에야 레벨4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후 그는 한국의 스키 강사들이 찾아가 한 수 배우는 강사 중의 강사로 스키인들 사이에 유명해졌다. 한국에 현재 레벨4급 스키어는 스키 데몬스트레이터 국가대표 감독 양성철씨 한 명뿐이라고 한다.

정우찬씨는 단기필마, 단 하나의 스키(?)로 휘슬러·블랙콤 전역을 누빈다. 현지에서 만나 같이 스키를 탈 때 필자 일행은 폭이 넓은 심설용 플레이트로도 쩔쩔 매는 심설지역도, 전나무 숲속 불규칙한 범프 급사면도 그는 나는 듯이 활강했다.

정우찬씨 일가족.
정우찬씨 일가족.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2007년 3.9km 수영+180km 자전거+42.195km 마라톤 풀코스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에 출전, 제한시간 17시간을 훨씬 앞당겨 12시간 만에 골인해 아이언맨 칭호를 따기도 했다.

휘슬러의 공식 스키강습료는 1일 6시간 기준 1인당 200캐나다 달러(한화 약 25만 원)이다. 스키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7주간의 숙식과 리프트권까지 포함된 9,000달러 코스를 그는 권한다. 그는 국제 스키강사를 꿈꾸는 젊은 스키어들을 대상으로 CSIA 강사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빅마운틴 캠프’를 운영 중이다. 강사 수입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그는 장기 스키연수자들에게 방을 빌려 주는 렌탈업도 하고 있다.

그의 스키 인생을 위해 아내는 휘슬러 지역의 한 숙박업소에서 슈퍼바이저로 일한다. “스키만 열심히 잘 타면 먹고 살 수 있다”는 아빠에게 설득당한 아들 준영(13)군과 딸 소영(10)양도 스키와 보드 실력이 수준급이다. 준영이는 고난도 루트는 더블 다이아몬드 지역도 활강하는 실력자라 한다. 더블 다이아몬드란? “살아 내려가면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정도의 난이도”라며 그는 웃는다.

그는 7대륙 최고봉을 등정 후 스키로 활강하는 계획을 세웠다. 제임스 후퍼라는, 경희대에 재학 중인 영국인 친구와 의기투합해 곧 실천에 옮길 예정이다. “스키하면서 산과 좀 멀어졌지만, 이제 다시 가까워지겠지요”라고 말하지만, 그는 천상 스키어로 살 것이다. 그가 강사로 일하다가 휴가를 내고 가는 곳도 스키장이다. 그렇게 휴가 내서 북미 대륙의 레이크타워, 베일, 잭슨 등 여러 이름난 스키장을 두루 섭렵했다. 정우찬씨 홈페이지 www.dreamna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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