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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특집 해파랑길 770km | 21코스 영덕 구간 르포] 바다와 가장 가깝게 걷는 ‘15.5km 알짜배기 해안선 길’

월간산
  • 입력 2013.08.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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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병들이 걷던 길 다듬어 걷기 길로 조성
해안절벽, 솔숲, 나무데크 이어져 지루할 틈 없는 명품 걷기 길

해안절벽을 고스란히 걸을 수 있는 해파랑길 21코스. 파도가 발밑에서 허옇게 부서진다.
해안절벽을 고스란히 걸을 수 있는 해파랑길 21코스. 파도가 발밑에서 허옇게 부서진다.

제법 뜨거워진 햇살에 절로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해파랑길을 취재하러 영덕으로 향하는 차 안, 노래 한 곡을 찾아 틀었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호~” 신나는 노랫가락에 에어컨까지 틀어 놓으니 제법 여름 피서 가는 기분이 든다. 등산복 대신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어야 할 것만 같다.

영덕에 도착해 해맞이공원으로 갔다. 이곳은 해파랑길 21코스의 시작점. 강구터미널에서 시작해 고불봉을 넘어온 해파랑길 20코스가 거친 숨을 고르며 “이제 네 차례”라고 말한다. 20코스가 주로 산길을 걷는 코스였다면 21코스는 명실상부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길’이다.

해파랑길 21코스는 ‘영덕 블루로드’의 B코스이기도 하다. 해파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만든 길로 부산에서 고성까지 동해안 해안선 771km를 이은 길이고, 블루로드는 영덕군에서 만든 길로 영덕대게공원에서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약 64.6km의 길이다. 이처럼 불리는 이름은 각기 다르지만 해파랑길 19~22코스와 블루로드 A~D구간은 거의 99% 일치한다.

해맞이공원에는 창포말등대가 서 있는데, 대게의 고장 영덕답게 대게의 집게다리가 등대를 떡하니 붙잡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블루로드 B코스의 경우, ‘푸른 대게의 길’이란 이름을 따로 두었다.

1 초록과 푸름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길, 제주올레의 느낌도 준다. 2 해맞이공원의 창포말등대. 대게의 집게발이 땅에 꽂힌 모양새다.
1 초록과 푸름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길, 제주올레의 느낌도 준다. 2 해맞이공원의 창포말등대. 대게의 집게발이 땅에 꽂힌 모양새다.
바다를 질리도록 볼 수 있는 걷기 길

이날 해파랑길 21코스를 함께 걸은 영덕군 관광협회 김경동 사무국장이 공원 조성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준다.

“1997년에 이쪽에 엄청 큰 불이 났었어요. 동네 꼬마들이 산에서 노는데 뱀 한 마리가 땅으로 기어들어가더래요. 요 녀석들이 나무꼬챙이로 후벼 파도 뱀이 안 나오니까 거기다 불을 논 거지. 그게 사단이 난 거예요. 작은 불이 삽시간에 나무로 옮겨 붙은 거지. 우곡리에서 난 불이 산을 넘어서 해안절벽까지 시커멓게 다 그을려 놨으니 말 다했죠.”

산불이 3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고 하니 보지 않았어도 그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이어지는 이야기가 더 가관이다.

“근데 세월이 지났으니 말이지만, 그 꼬마 녀석들 지금이라도 상을 줘야 한다니까. 그때 산을 홀라당 다 태워 버린 덕분에 일부러 나무를 베어 낼 필요도, 길을 새로 낼 필요도 없어졌지. 그래서 저기 풍력발전소가 들어선 거 아니겠소. 저 발전소에 있는 24개 발전기가 영덕군 전체가 1년 동안 쓸 전기를 만들어 내니 효자도 저런 효자가 없다니까.”

풍력발전소뿐만이 아니다. 2000년에는 불에 탄 해안을 다듬어 공원을 만들었다. 그곳이 바로 이 해맞이공원이다. 당시 공원의 계단도 화재로 쓰러진 나무를 활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기구한 사연이야 과거지사고 지금의 해맞이공원은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민 그림 같은 정원이다.

창포말등대 바로 앞에 나무계단을 따라가는 길이 있지만 이곳은 코스가 아니다. 대신 해맞이공원 입구 큰길가로 난 걷기 전용 나무데크 길을 따라 조금 걷다가 해맞이공원 정자가 있는 곳에서 해안절벽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해안절벽으로 들어서자 절경이 펼쳐진다. 속이 다 비치는 푸른 바다를 앞에 두고 거북이 등짝처럼 쩍쩍 갈라진 절벽 위로 보드라운 흙길이 나 있다. 길옆으로 밧줄을 이어 놓은 모습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풍광이다. 이제부터 질리도록 바다를 마주하며 걸을 일만 남았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갯바위들은 제각기 오묘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어 가며 이름을 붙여 주고 싶어진다. 길가로는 초록색 풀들 사이로 야생화들이 고개를 빠끔히 내밀었다. 좌우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초록과 푸름의 연속이다. 눈이 편하다.

해안 길은 잠시 아스팔트 도로로 일행을 보낸다. 대탄해변과 오보해변을 지나 노물리까지 포장도로를 걷기도 하고 작은 어촌마을을 지나기도 한다. 이곳에 바다만이 볼거리가 아니라는 듯 여기저기 빨래처럼 널어놓은 생선들이 짠 내를 풍기며 풍취를 더한다. 갯바위에 서서 낚시하던 강태공은 입질이 없자 이내 간이의자에 앉아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고기 대신 세월을 낚는다.

“코스 거리는 15km 정도지만 외지인들이 걷다 보면 하루가 모자라다고 해요. 바다 구경도 해야지, 절벽 구경도 해야지, 촌마을 구경도 해야지, 여기저기 먹을 게 널렸으니 식도락도 해야지. 거기에 낚싯대라도 하나 들고 와 봐요, 시간이 청산유수처럼 지나가지요.”

바닷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야 매일 마주치는 일상이지만 도시에서 온 이들에게는 생선 말리는 것, 그물 손질하는 것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재미난 구경거리다.

1 죽도산의 블루로드 다리. 현수교라 사람이 지나가면 흔들거려 소소한 재미를 준다. 2 해안절벽 곳곳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위험하지 않게 길을 걸을 수 있다.
1 죽도산의 블루로드 다리. 현수교라 사람이 지나가면 흔들거려 소소한 재미를 준다. 2 해안절벽 곳곳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위험하지 않게 길을 걸을 수 있다.
해안절벽을 걷는 “최고 알짜배기”

석리방파제에 이른다.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엔 이미 열댓 명의 해파랑길 걷기꾼이 자리 잡고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포구에서 산 듯한 말린 생선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는 모습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돈다.

“여 와서 한 사발 걸치고 가이소!”

정자에 앉아 있던 무리 중 한 사람이 우리 일행을 불러 세운다. 이들은 대구의 산악회 회원들인데 이 길이 그리 좋다고 해서 일부러 영덕까지 올라왔단다. 산악회 회장님은 “제주올레도 가보고 여기저기 좋다는 걷기 길은 다 걸어 봤어도 이만큼 좋은 데가 또 없다”며 주저 없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지금부터가 알짜배기 중에서도 최고 알짜배기예요.”

김 사무국장은 이제부터 걸을 곳이 블루로드에서 가장 백미라고 귀띔한다. 또한 해파랑길 중에서도 이만한 절경은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거라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가, 철로 만든 계단을 올라가기 전 블루로드 스탬프를 찍는 곳이 설치되어 있다. 블루로드 지도에 각 구간에 있는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블루로드 완주메달을 받을 수 있단다. 해파랑길이면 어떻고 블루로드면 어떠랴, 일단 수첩에 스탬프를 꾹 눌러 찍는다.

1 죽도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축산항. 죽도산은 원래 섬이었다가 길을 이어 육지가 되었다. 2 해안절벽 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초병의 길’. 바다 냄새에 솔향기까지 더해 가슴이 뻥 뚫린다.
1 죽도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축산항. 죽도산은 원래 섬이었다가 길을 이어 육지가 되었다. 2 해안절벽 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초병의 길’. 바다 냄새에 솔향기까지 더해 가슴이 뻥 뚫린다.
계단을 올라 모퉁이를 돌자 입이 딱 벌어진다. 아까는 절벽 위를 걸었는데, 이번엔 위에서 바라다보던 그 절벽을 바로 걷는다. 바다 쪽으로 밧줄을 이어 안전펜스를 만들어 놓았지만 파도가 치면 그 여파에 옷이 젖을 정도로 바다가 가깝다.

해안절벽의 바위를 걷는 맛이 제법 스릴 있다. 발밑에서 파도가 부서지며 갯내를 한껏 내뱉는다.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넓어지자 보이지 않던 낯선 풍경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안초소다. 동해안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던 그 해안초소가 곳곳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바닷가 쪽이야 해안초소가 있는 게 당연한데, 영덕은 강원도 쪽보다는 군사 경계가 좀 덜해서 2006년부터 해안에 철조망을 거둬내고 탐방로를 만들었어요. 그 전에는 민간인들은 다니지 못했던 길을 이제는 걸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아직 완전한 건 아니어서 해가 지면 민간인들은 이 길을 걷지 못해요.”

‘분단국가’란 현실은 잊을 만하면 이렇게 갑자기 그 형체를 드러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낮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걷기 길이 해가 진 후에는 적막이 감도는 해안선으로 모습을 바꾸니 어쩔 수 없이 ‘이중생활’을 해야 하는 해안길의 처지가 안쓰럽기도 하다.

해안절벽을 따라 걸으면 경정3리-경정1리-경정2리가 뒤섞인 순으로 이어진다. 그중 경정2리(차유마을)는 ‘대게원조마을’로 불린다.

“고려 태조 왕건이 안동 부근에서 후백제군을 물리칠 때 예주(지금의 영해면)의 호족들이 참전해 준 것을 감사히 여기고 경주로 내려갈 때 이곳을 순시했다고 해요. 그때 수라상에 이 마을에서 나는 대게를 올렸답니다. 이런 스토리를 발굴해서 이 마을을 ‘대게원조마을’로 정한 거예요.”

영덕대게의 발상지답게 매년 이 마을에선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보기엔 여느 어촌마을과 다름없듯 하지만 2008년에는 아름다운 어촌체험마을, 2011년에는 최우수 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된 어촌마을계의 ‘스타’라고 한다.

1 대게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에서는 연중 대게잡이, 미역말리기, 통발체험 등의 어촌체험을 해볼 수 있다. 2 석리방파제의 스탬프 찍는 곳. 이 길을 걷는 자만이 받을 수 있는 ‘훈장’이다.
1 대게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에서는 연중 대게잡이, 미역말리기, 통발체험 등의 어촌체험을 해볼 수 있다. 2 석리방파제의 스탬프 찍는 곳. 이 길을 걷는 자만이 받을 수 있는 ‘훈장’이다.
동해안이 꽁꽁 숨겨 놓았던 길

경정2리에서 축산항까지의 4km 구간은 해안경계를 서는 군인들이 오가는 길이라고 해서 일명 ‘초병의 길’로 불린다. 그러고 보면 21코스의 대부분은 민간인들이 다니지 못한, 군인들만 알던 꽁꽁 숨겨 두었던 길로 이어진 셈이다. 아직도 완전하진 않지만 그 진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죽도산 입구 해변까지는 이제까지 걸었던 해안절벽 길과는 달리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걷는다. 바위를 걷느라 잔뜩 뿔이 난 무릎이 푹신한 흙길을 만나자 조금 편안해진다. 뜨거웠던 머리도 소나무 그늘의 배려로 조금씩 식는다.

숲에서 빠져나와 현수교인 블루로드 다리를 건너면 죽도산이다. 대나무가 많아 죽도산(竹島山)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꼭 들러 봐야 할 곳은 죽도산전망대. 360도 사방으로 관측이 가능한 전망대에 오르면 축산항과 드넓은 동해 바다의 풍광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다.

21코스의 종점은 영양 남씨 발상지지만 축산항 시내를 걷는 길이라 생략해도 좋다. 하지만 축산항 농협 앞에 블루로드 스탬프 찍는 곳이 있으니 전망대에서 내려와 스탬프 하나를 추가해도 좋겠다.

INTERVIEW 해파랑길을 만드는 사람들

“해파랑길 현장 안내체계 올해 안에 재정비할 것”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레저기획관실 녹색관광과장

윤성천(46) 녹색관광과장은 지난 5월 15일부터 해파랑길에 대한 업무를 새로이 맡았다. 아직 파악해야 할 업무가 많지만 해파랑길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걷기 길로 내세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관련 업무를 맡자마자 경희대학교에서 실시한 ‘해파랑길 조성에 관한 실태조사’ 중간보고를 통해 해파랑길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동해안을 따라 걷는 국내 최장거리 걷기 길인 해파랑길에 적합한 맞춤전략을 구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걷기 길인 해파랑길은 기초자치단체 19곳을 경유하는 만큼 각 지자체의 협력과 관심이 매우 중요한 길입니다. 따라서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아직 미흡한 곳이 많은 현장의 길 안내체계를 올해 안에 재정비할 계획입니다. 해파랑길은 내년 12월에 1차 조성완료를 목표로 조성 중인 ‘미완성 길’이지만 벌써부터 인기가 좋은 코스를 일부러 찾아서 걷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아직 조성이 덜 끝난 해파랑길을 걷다가 실망하고 돌아설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윤 과장은 “이런 실망감이 해파랑길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도 있다”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길을 무리하게 홍보하기보다는 길을 조성하는 과정의 정보를 이용자에게 공개하고 길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엔 해파랑길을 포함한 문화부의 문화생태탐방로, 그리고 여러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조성한 걷기 길이 여러 개 있다”며 “이런 다양한 길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 안내하는 이른 바 ‘걷기 길 통합정보 안내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내용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윤 과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 스위스 파견 근무(3년),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관실 저작권산업과장을 거쳐 이번에 녹색관광과장으로 부임했다.

“2014년 말 완공… 앞으로가 기대되는 걷는 길로 봐주길”

윤문기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사)한국의 길과 문화(이하 한길문) 윤문기(43) 사무처장은 2011년 5월부터 해파랑길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파랑길 770km 전 구간을 직접 걸으며 노선을 점검하고, 위험한 구간은 대체할 수 있는 노선을 찾는 등 해파랑길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1코스부터 8코스까지 8일간 걸으며 노선에 대한 안정성과 안내체계 실태 점검을 마쳤다.

윤 처장은 “해파랑길 노선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 가고 있지만 현장 안내체계는 부족한 곳이 많아 아직 전 구간을 걸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아직은 해파랑길에 대한 뜨거운 관심들이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이번에 해파랑길 노선을 점검해 보니 바닥에 표시하는 바닥페인팅 안내사인의 경우 정방향(강원도 고성 방향)은 붉은색, 역방향(부산 방향)은 파란색 화살표를 그리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뒤바뀌어 그려져 있거나 양쪽 모두 붉은 색으로 칠해진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해파랑길에는 다양한 종류의 현장 안내체계가 있는데, 아직 손을 많이 봐야 제대로 된 길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란다. 아직 조성 중인 길인만큼 더 지켜보며 응원해 주길 당부했다.

걷기여행작가이기도 한 윤 처장은 국내외의 다양한 길들을 섭렵한 걷기여행 전문가이다. 그래서 그는 “길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어떻게 유지·관리하고 운영하는지가 더 중요하고 어렵다”고 말한다.

해파랑길 조성이 완료된 후에도 1년에 최소 두 번 이상은 해파랑길 전 노선에 대한 현장 점검과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파랑길이 지나는 각 지역의 기초자치단체는 물론이고, 해파랑길 관련 지역민간단체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며 관계자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주올레를 운영하는 (사)제주올레와 지리산둘레길의 (사)숲길 같은 길 운영단체의 사례들을 살펴 해파랑길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취하는 벤치마킹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직 조성 중인 길이지만 걷는 이들의 관심이 지대한 해파랑길,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적했으나 윤 처장과 같은 열정 넘치는 이들이 해파랑길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다면 해파랑길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길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길문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는 윤 처장은 한국걷기동호회연합에서도 사무처장을 맡고 있으며, 걷기여행 전문 커뮤니티인 ‘발견이의 도보여행(www.MyWalking.co.kr)’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울의 걷기 좋은 숲길> 등 걷기 관련 저서를 다수 냈다.

코스 가이드

해파랑길 21코스는 해맞이공원~축산항을 걷는다. 축산항부터 역으로 걸어도 되지만 자가용을 가져가는 경우 축산항 쪽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해맞이공원이나 풍력발전단지 내에 주차하고 걷는 편이 낫다. 15.5km, 5시간 정도 소요. 축산항에서 해맞이공원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농어촌버스를 타면 되는데 오보해수욕장이나 대탄항에서 내려 조금 걸어야 한다. 택시를 타면 1만3,000원 정도 나온다.

택시 문의 054-732-5151, 054-732-3535.

교통

자가용
은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안동IC로 빠져나와 34번국도를 타고 청송·영덕 방향→영덕읍→영덕군민운동장 지나 삼거리에서 10시 방향 7번국도→영덕시외버스터미널 좌회전 하저리·푸른바다 방향→ 해맞이공원·풍력발전단지 이정표를 보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영덕터미널까지 1일 9회(07:00 08:00 09:30 11:10 13:00 14:30 15:50 17:30 18:30) 시외버스가 다닌다. 요금 2만6,700원, 4시간 20분 소요. 영덕터미널에서 해맞이공원까지는 1일 8회(첫차 08:00, 막차 18:20) 농어촌버스가 다닌다.

문의 영덕터미널 054-732-7374.

숙식(지역번호 054)

21코스의 시작점인 해맞이공원 맞은편 영덕풍력발전소에는 해맞이캠핑장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캡슐하우스란 이름의 펜션이 있는데, 그 생김새가 드럼통을 뉘어 놓은 모양이라 특이하다. 이용료 비수기 기준 주중 4만 원, 주말 5만6,000원. 예약 필수. 문의 730-6337, camping.yd.go.kr. 해맞이공원 주변에 모텔, 펜션이 모여 있다. 축산항, 대탄항 경정리 등 어촌마을의 민박을 이용해도 좋다.

영덕대게는 12~5월이 제철이다. 6~11월은 금어기이므로 냉동 대게 정도만 먹을 수 있다. 영덕의 여름 별미를 찾는다면 물회가 정답이다. 시원한 육수에 물가자미와 갖은 채소를 썰어 넣고 특제 고추장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다. 웬만한 횟집 간판을 단 식당에서는 어디서나 물회를 먹을 수 있다. 영덕물회막회(733-9672), 갯마을횟집(734-561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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