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파키스탄 찾는 한국등반대 불이익 받을 수 있다”

[530호] 2013.12
  • 글·김기환 기자
    입력 2013.12.18 13:28

    현지 독점 업체, 타후라툼 헬기 구조비용 미납으로 제재 가능성 시사
    서울시연맹 대책회의 열어… 문제 완전 해결까지는 시간 걸릴 듯

    파키스탄의 아스카리 에비에이션(Askari Aviation)이 향후 한국 원정대와 여행객에 대한 구조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 7월 서울시산악연맹(회장 조규배)이 파견한 파키스탄 타후라툼 원정대(대장 장귀용)의 헬기구조 비용 미납 때문에 발생했다.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타후라툼봉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의 타후라툼봉. 서울시연맹 원정대가 등반 중 사고를 당한 봉우리다.

    당시 상황은 어이없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후라툼 원정대의 심권식 등반대장은 등반 도중 낙석을 맞아 대퇴부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하며 즉시 등반은 중단됐고, 그는 헬기로 후송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구조 도중 장귀용 대장이 선회 중인 헬기를 먼저 타고 하산했고, 심씨는 다음날 두 번째 헬기로 후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불필요하게 두 차례나 헬기가 뜨며 추가비용이 발생해 총 3만3,489달러가 원정대에 청구된 것이다.

    원정대는 헬기구조 비용을 항공사에 예치하지 않고 외국업체의 보험만 든 상태였다. 이에 국내 대행사인 유라시아트렉(대표 서기석)에 도움을 청해 항공사에서 지급보증한 뒤 헬기를 띄웠다. 문제는 헬기구조를 포함한 추가비용이 국내에 돌아온 뒤에 마련되지 않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원정대 내부에서 마찰이 생기며 구성원들끼리 비난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결국 11월 20일 현재, 장귀용 대장과 심권식 등반대장이 각각 700만 원씩 도합 1,400만 원을 내서 구조비용 가운데 일부 지급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미납 상태로 남아 있다.

    파키스탄 예비역 장성들이 운영하는 아스카리 에비에이션은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대의 헬기구조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10월 말 이번 원정을 대행한 현지의 블루스카이와 국내 유라시아트렉 등에 공문을 보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만약 이 업체의 말대로 한국원정대의 사고 발생 시 헬기구조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독점 업체의 헬기구조 보이콧은 단순 부상으로 끝날 수 있는 사고를 크게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10월 30일 원정대를 파견한 서울시연맹 교육기술위원회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헬기구조 비용 우선 해결을 위해 장귀용 대장과 심권식 등반대장이 각 300만 원씩, 서울시연맹이 400만 원을 내놓기로 했다. 모자라는 1,000만 원은 서울시연맹에서 대여해 처리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 역시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 등 처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귀용 대장은 “서울시연맹 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헬기구조 비용 등을 우선 해결하고, 나머지 부분은 보험금이 나오는 대로 처리가 가능하다”며 “서울시연맹 차원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으니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라시아트렉의 서기석 대표는 “아스카리 에비에이션은 파키스탄군과 연계된 업체로 개인 사업자와는 다른 정서를 지닌 곳”이라며, “이번 문제를 대외적으로 공론화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어,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향후 한국원정대에 불이익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작게 보면 한 원정대와 헬기구조 항공사, 등반대행사 간의 부채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UIAA 회원국으로 국제적 신뢰를 쌓아온 한국산악계의 대외 신임도를 생각하면 허투루 볼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와 단체의 책임 있는 태도와 일처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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