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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화보 | 히말라야 밤하늘] 별, 달, 나비, 새, 어린왕자… 히말라야의 밤하늘, 그리고 사랑과 희망

월간산
  • 입력 2015.04.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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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모 화백 지상전

무엇이 우리를 사랑하게 하는가…  meditation 2015 163x90cm.natural color and pigment on korea paper
무엇이 우리를 사랑하게 하는가… meditation 2015 163x90cm.natural color and pigment on korea paper

한국 화가의 산(山)그림이 알피니즘의 메카 알프스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강찬모(姜讚模·66) 화백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의 그림은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기자에게도 뭔가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듯합니다. 억겁세월 흘러온 신비하고도 신비로운 우주의 세계라고나 할까요. 보면 볼수록 눈과 마음이 맑아지고 심연 속에 빠져드는 기분입니다.

강 화백은 젊은 날 실존철학에 빠져 지냈습니다. 그림 역시 실존적 인물화나 구상적인 면을 추구하는 작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2004년 불교 성지 순례차 네팔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만난 후배 김홍성 시인의 권유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향하던 중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베이스캠프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로지에서 잠자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문밖을 나섰을 때였답니다. 밤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꽃밭을 이루었고, 나비와 벌은 물론 새와 물고기까지도 꽃밭에서 훨훨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황홀경이었겠지요. 그는 로지 앞마당에서 빙빙 돌았다고 합니다. 두세 시간 그렇게 돌다 보니 어느 순간 몽롱해지면서 몸이 하늘로 붕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튿날 그 얘기를 들은 김홍성씨가 “형! 그게 고소야!” 하며 일축해 버렸다고 하더군요.

강찬모 화백은 젊은 날부터 독일 철학의 근간이라는 ‘숲의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선사들이 수도한 설산에 대한 얘기에 귀기울여 왔다고 합니다. 마흔에 접어든 이후 27년 동안 기(氣)운동을 하는 사이 영적인 세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그게 히말라야로 이어졌고, 이제 그의 눈에 부처님 세계도 들어온다고 합니다.

암튼 강찬모 화백은 에베레스트 기슭에서 체험한 느낌, 영감을 화폭에 담으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영적으로 더욱 깊은 세계를 느끼고자 2004년 이후 거의 매년 히말라야를 찾아다녔고 불교 성지를 순례해 왔습니다. 올해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시 불교 성지를 순례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강찬모 화백의 그림은 독특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우선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백반과 아교, 물을 섞어 바른 다음 말립니다. 물감이 번지지 않고 방충 방습 효과도 있답니다. 여기에 덧칠해지는 물감은 인공화학적인 안료가 아닙니다. 조개가루와 천연안료 등을 섞은 물감입니다. 여유 있을 때는 보석가루도 슬쩍 섞는다고 하네요.

강찬모 화백을 두고 유명 미술 평론가 오광수씨는 ‘근원에의 귀의와 범신적 자연관’을 가진 화가라 일컫습니다. 오광수씨는 “산들은 대단히 사실적인 묘법으로 구사되지만 동시에 대단히 비현실적인 공기 속에 잠겨든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산들과 그 산의 배경이 된 하늘이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로 온통 꽃밭을 이룬다. 황홀한 꽃밭에 나비와 벌이 모여들듯 휘황한 색채의 점들과 예각진 별모양의 형상들이 마치 나비와 벌이 날아오르듯 나래 짓을 한다”고 평했습니다.

외국 화가나 평론가들의 눈에도 강찬모 화백의 화풍과 그림이 예사롭지 않기는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영국 화가 마랙 코즈니에프스키씨는 2006년 9월,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우연히 강 화백의 작품을 보곤 “그의 따뜻한 마음과 현명한 언어, 그리고 그의 관대함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색채의 고요함에 마치 흠뻑 빠져든 코즈니에프스키씨는 “작가의 우주 에너지에 대한 명상은 땅으로부터 온 물감과 종이에, 그리고 그의 언어로서 우리에게 전해졌다”고 극찬했습니다.

프랑스의 미술 평론가 데니 구슬라(Denis Gusella)씨는 강찬모 화백을 ‘관조와 명상의 화가’라 일컬으며 “그의 그림 속 산의 능선, 별, 은하세계는 심오하게 깊고 푸른색의 하늘을 밝혀주고, 잠자리, 별, 물고기, 꽃, 어린왕자가 서로 어울려 살고 있는 우주공간에 우리를 데리고 간다”고 감탄했습니다.

강찬모 화백은 모든 여행과 삶의 끝은 타인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으로 귀결된다고 합니다. 그림도 마찬가지. “그런 마음으로 정성에 정성을 들여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강찬모 화백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 오래전부터 전시회를 가져 왔습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볼자노, 터키 이스탄불 등,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에서 10여 차례의 전시회를 가져왔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이탈리아의 그로노블에서 개인초대전을 가졌고, 올해 2월 17일부터 4월 7일까지 50일간 알피니즘이 태동한 알프스를 대표하는 산악도시 샤모니에 있는 MB factory 갤러리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강찬모 화백은 중앙대 회화과 졸업 후 요즘도 히말라야 트레킹 등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개인화실에서 꼼짝 않고 그림 그리기에 몰입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는 “사랑이 우주의 메시지이고, 나의 그림과 인생의 목적이 사랑을 찾아가는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으로 지상 갤러리를 꾸며 보았습니다. 히말라야의 영적인 세계, 그리고 사랑과 희망을 느껴보십시오.

빛이가득하니 사랑이 끝이없어라… meditation 2014  360x130cmnatural color andpigment on korea paper
(왼쪽)달빛사랑 - meditation 150x65cm natural color and pigment on korea paper 2014

(가운데)빛의사랑- meditation 140x60 cm natural color andpigment on korea paper 2014

(오른쪽)선의사랑-meditation 41x72cm
별이가득하니 사랑이 끝이없어라… 240x95cm2015 natural color and pigment on korea paper
강찬모 화백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하고, 일본의 미술학교 (채색화 연구)와 일본 츠쿠바대학(채색화 연구)에서 수학했다. 2013 프랑스 보가드성박물관 살롱전(since 1922)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9년 이후 매년 국내외 유명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어왔으며, 지난 2월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프랑스 샤모니의 MB factory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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