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1> | 등산·걷기가 질병 예방한다] 걷기는 만병통치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출발도 걷기

입력 2016.06.13 13:09

자연을 찾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
자연을 찾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어선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로 들어선다. 이어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른바 너도나도 노인이고 본격 100세 시대의 도래다. 100세 시대엔 어떻게 건강을 유지해야 할까? 단연 자연 속에서의 걷기와 등산이다. 걷기와 등산이 노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한번 살펴보자.

100세 시대엔 ‘9988234’가 필수다. 99세까지 건강(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아프다가 죽는다는 얘기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이미 몇 년 전 나온 표현이다. 이는 100세 시대가 벌써 몇 년 전에 나왔다는 말과 상통한다. 그러면 어떻게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것인가가 문제다. 이 문제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된 상태다.

노인이 되면 신체상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관절상의 문제, 평형감각의 저하, 체력저하, 심혈관 질환, 심폐기능 하락, 근력 감소 등 신체의 모든 면에서 기능이 떨어진다. 마음은 청춘이지만 실제 체력은 옛날 같지 않다. 이 같은 사실을 절감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신체기능의 저하현상을 구체적으로 한번 살펴보자. 60세가 되면 20, 30대에 비해 평형감각은 약 30%밖에 안 된다. 70%가 감소한다는 얘기다. 평형감각의 감소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긴급 상황이나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사고발생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평형감각의 감소와 함께 근력은 50% 정도 저하된다. 젊었을 때의 힘만 믿고 덤비다간 어디가 부러지거나 골절이 생기기 십상이다. 조심 조심 다니거나 천천히 일을 처리해야 한다. 심박수도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최대 50%까지 떨어진다. 무리하면 바로 신체에 이상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 외발로 오래 서있기나 눈감고 서있기, 일직선을 따라 걷기, 평형대에서 걷기 등 평형감각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안경도 다초점렌즈는 초점이 잘 맞지 않고 어지러운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등산 시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픽] 걷기의 운동 효과
걷기는 심폐기능 향상·근력강화·기억력 회복 도와

나이 들어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꾸준한 운동량과 근력을 유지해서 노년기에도 청·장년기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당연히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걷기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운동이다. 반면 걷기를 소홀히 하면 인체의 기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최근 의학계는 연구결과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걷기의 의학적 효과는 심폐기능 향상, 혈액순환 촉진, 심장질환 예방, 체지방 감소로 인한 비만 개선,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 골다공증 예방, 우울증 치료, 스트레스 해소, 기억력 회복, 면역력 증가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걷기는 만병통치’다.

걷기를 꾸준히 하면 신체에 상당할 정도로 긍정효과를 가져온다. 1주일에 20시간씩 걷는 사람은 발을 자극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주며,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40%가량 낮춰 준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성도 50% 가까이 떨어졌다. 심혈관 질환 예방 및 증진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며 나아가 우울증을 해소시킨다.

20주 동안 주 3회 이상 꾸준히 걷기운동을 한 결과 체중은 1.5%, 체지방률은 13.4% 감소했다. 체지방 감소는 암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각종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 걷기운동은 당뇨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약물처방보다 거의 2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근육과 뼈를 강화시켜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이 30% 이상 낮아진다. NK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력도 강화한다. 정말 걷기를 통해 만병통치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 보건부(USDHHS: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에서 2008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5회 이상 걷기운동으로 관상동맥질환·고혈압·뇌졸중·대사증후군·제2형 당뇨병·유방암·결장암·우울증·낙상 등을 줄이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혔다고 발표했다. 또 심폐 및 근육건강증진·건강한 체질량과 체성분·골건강 향상·기능적 건강증진·인지기능증대 등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병원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만성폐질환과 일부 암 등 4대 질환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률이 50% 이상에 이르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주요 위험인자는 흡연, 영양부족과 신체활동 부족이라고 발표했다. 전 세계인들이 심각한 운동부족으로 각종 질환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유방암의 10%, 결장암의 10%, 제Ⅱ형 당뇨병 7%와 심혈관질환 6%가 신체활동 부족이 원인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운동을 제대로 했다면 전 세계 사망자 5,700만 명 중에 530만 명의 사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운동으로 전 세계 사망자의 약 9%를 막을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나아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기대수명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마다 좋은 걷는 길을 만들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걸을 수 있다.
지자체마다 좋은 걷는 길을 만들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걸을 수 있다.
걷기가 치매예방에 탁월… ‘333’ 수칙 권해

이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치매에 가장 효과적인 예방운동으로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치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의 인지 기능이 이전보다 급격히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수는 66만 명가량으로 추산한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수로 환산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열 명 중 한 명이 치매를 앓는 셈이다.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치매환자 수도 2025년에는 100만 명, 2043년엔 200만 명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2010년 2만4,000명에서 2014년 10만 5,000명으로 급증했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도 있다. 문제는 치매 환자 1명을 돌보기 위해 가족들은 하루 6시간 이상, 연간 2,000만 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걷기가 치매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는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이나 환자 당사자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걷기는 몸 전체의 근육과 뇌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인지기능이 향상되며, 뇌가 발달한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을수록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그리고 기억중추인 해마가 들어 있는 두정엽의 용적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매와 직간접 관련된 뇌의 세부기관들이다. 따라서 운동량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큰 무리 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며, 근육을 사용할 수 있는 걷기가 가장 적당한 치매예방이라고 전문가들은 권장한다.

보건복지부 국가치매관리위원회는 치매예방을 위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치매예방수칙 ‘333’을 발표했다. ‘333’은 3권, 3금, 3행을 말한다. 처음 3가지 권하는 항목에 해당하는 3권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다. 두 번째 3금은 술은 되도록 절주하고, 담배는 피우지 않는 금연, 머리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뇌손상 예방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 3행은 정기적인 건강검진 받기, 가족 및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를 실천하라는 의미다.

현재 한국은 2026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는 전망이다. 스포츠복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고령화사회로 가는 것은 재앙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의료비다. 2020년에는 의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90조 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노인 의료비가 절반에 가까운 4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치료가 아닌 예방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노인의료비로 국가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다행히 생활체육과 등산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노인질환과 치매예방에 매우 긍정적이다. 주 1회 이상 규칙적인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1989년 38.9%에서 2015년 56%가 됐다. 1989년 27.1%였던 주 2회 이상 참여비율은 지난해 45.3%로 증가했다. 하지만 주 1회 이상 참여비율이 70%를 넘는 핀란드나 스웨덴에 비해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참여율은 아니다.

걷기뿐만 아니라 더욱 적극적인 신체활동에 해당하는 등산인구가 더욱 늘고 있는 점도 노인질환 예방에 다행스런 현상이다. 하버드대학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 교수는 ‘생명애(Biophilia) 가설’로 유명하다. 그는 “인간은 살아 있는 다른 생명체에 대해 본능적으로 정서적 애착을 느끼며, 살아 있는 존재들은 다른 살아 있는 존재들에 가까이 가려고 열망한다”고 말한다. 이는 인간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 다른 생명체는 바로 동물이다. 동물은 숲 속에서 생활한다. 결국 자연이 인간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가로 귀결된다.

좋은 숲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은 울진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걷는 사람들.
좋은 숲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은 울진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걷는 사람들.
자연과 함께했을 때 완치율도 높아

하버드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창밖 자연경관을 항상 보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회복속도를 측정한 결과, 창밖 숲을 본 집단이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입원시간이 단축되고, 진통제 투여를 감소시키고, 수술 후 합병증까지 줄이는 놀라운 효과를 나타냈다.

이뿐만 아니다. 도시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며칠간 자연 속에서 살거나 트레일을 걷도록 했다. 그 결과 정신적 피로가 감소하고, 짜증 및 사고도 줄며, 문제해결 능력이 급격히 상승하고, 집중력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자연 속에서 걸으면 집중력과 창의력이 매우 좋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듀크대학에서도 ‘숲속 트레킹은 긴장, 불안, 우울에 대한 예방 혹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걷기와 등산이 신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인 부분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걷기와 등산은 신체에 긍정적인 효과만 미친다. 인간이 게을러서 안 하거나 못 할 뿐이지 자연은 언제나 열려 있다. 단, 걷기나 등산할 때 주의할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산행할 때는 나이가 들수록 본인의 체력에 맞게 산 높이를 선택해야 한다. 본인의 체력이 10이라고 가정하면 산을 오를 때 4, 내려올 때 3, 예비용 비축으로 3을 배정해 ‘433’으로 체력 안배를 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한다. 산행이 초행일 경우는 혼자 가지 말고 산행 경험이 있는 동료와 같이 움직일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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