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ㅣ한반도 지진 원인은?] 한반도 단층 매우 복잡… 활성화되면 지진 빈발

[565호] 2016.11
  • 글· 월간산 박정원 부장대우
  • 사진·조선일보DB
    입력 2016.11.21 14:19

    서울大 박수진 교수 "‘L’자형 구조로 발생… 진원·지표 가까워 예상 피해 클 수도"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에 이어 5.8의 본진, 여진에서 4.5 등 여태 보지 못한 강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주 지진 이후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인 울진, 경주지역의 단층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진앙지가 어디며, 어느 단층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주장도 분분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한 달이 지난 10월까지도 어떤 단층에서 발생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양산단층’, ‘모량단층’ 등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한반도 지진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느 단층에서 발생했으며,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가 하는 점이 더욱 궁금해진다.

    일단 지난 9월 12일 발생한 지진은 모두 동서 방향으로 뻗은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림1 참조).

    박수진 서울대 교수가 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수진 서울대 교수가 지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서방향은 양산단층과 모량단층 모두 지난다. 학자들의 논란이 분분한 결정적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시점의 수직각도에서 보면, 모량단층은 진앙에서 서쪽으로 5km가량 떨어져 있고, 양산단층의 동쪽 2km 부근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양산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학자들은 모량단층의 땅 속 단면을 보면, 동쪽으로 70도가량 기울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언론에 보도된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지표면의 모량단층과 일부 겹친다는 이유로 지진발생원을 모량단층이라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이어진 새로운 단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질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모량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했더라도 이 역시 양산단층대에 속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한반도 동부에는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170km의 양산단층이 있고, 그 주변에 모량단층과 밀양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층은 일종의 ‘flower structure’로 돼 있기 때문에 복숭아나무처럼 큰 양산단층과 그 가지로 여러 단층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모량단층을 세분화해 이름을 붙여놓은 것일 뿐 크게 양산단층대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학자들의 주장은 양산단층과 모량단층, 새로운 단층의 존재 가능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진 전문가 가사하라 준조(笠原順三) 도쿄대 명예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주 부근 지진 단층

    “경주 지진, 연말 연초 지진 전조일 수도”

    그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前兆)이며, 연말과 연초를 전후해 진앙지 동쪽에서 더 강력한 지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한 달간 한반도 지진을 집중 연구한 결과, 한국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근거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한반도에는 남북 방향뿐만 아니라 동서 방향으로도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활성단층은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단층을 말한다.

    둘째, 경주에 앞서 울산에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는 “울산과 경주 지진 모두 동서단층대”라며 “두 차례 전조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 본진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확신했다.

    셋째, 5년 전 발생한 규모 9의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의 영향이다. 그는 “도후쿠 대지진 이후 지진의 발생범위가 확산되고 있으며, 한반도 지진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하라 준조 교수는 “한반도 지진의 특성은 일본 지진보다 진원과 지표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이다”며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한국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대 박수진 지리학과 교수도 한반도 지진발생 원인에 대해 조심스럽게 새로운 단층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한반도는 유라시아(Eurasia)판 내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유라시아판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에서는 인도판과 태평양판, 그리고 필리핀판이 각각 히말라야산맥·일본 해구·류구해구에서 유라시아판과 충돌하고 있어 매우 복잡한 응력관계를 보인다”고 해석한다.

    지반운동의 분포와 지진빈도의 중첩
    지반운동의 분포와 지진빈도의 중첩
    지진의 공간적 분포
    지진의 공간적 분포

    지진의 발생원인으로 지하에 응력이 축적되어 암석 파괴가 일어나면 단층운동과 더불어 지진이 발생한다. 따라서 단층과 관련한 구조선은 과거 지진이 발생한 흔적으로 간주되며, 일단 형성된 구조선은 약선대를 형성해 응력의 집중이 상대적으로 쉽게 일어나 지진의 발생이 더욱 빈번해진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의 지진은 북부와 북동부의 산지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서부와 남부지방은 분포가 매우 불규칙적이지만 빈발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L’자형 분포를 보인다고 한다. 이를 지역적으로 보면, 평안남도 순천시, 황해북도 황주군, 강원 정선과 영월, 경기 서해안지역, 충남 논산, 경북 상주, 성주, 포항, 경주 등이다(그림3 참조).

    박 교수는 그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지진의 분포 특성을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한반도에서 수십 년간 발생한 지진의 강도는 아주 약한 공간적 의존성만을 보이지만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지진의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지진강도와는 달리 진앙의 분포는 뚜렷한 공간적 밀집현상을 보인다. 셋째, 한반도 지질 다발지역은 ‘L’자형 밀집현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그는 한반도 지진의 밀집현상은 지반운동의 지역적 차이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반도에는 4개의 지반운동구(그림2 참조)가 존재하며, 각 지반운동구의 이동량과 이동방향, 그리고 지반의 변형특성의 차이로 인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반운동의 공간적인 차이를 입증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지진다발지역과 그 형성 메커니즘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 교수는 “지역적인 지반운동의 상대적 차이에 더 중점을 두고 지진발생을 해석했다”며 “지형학적 해석을 통한 한반도의 지반운동의 공간적 특징은 기존 학계에 알려졌던 내용과는 차이를 보여, 한국지형의 형태적 특성 및 지진의 발생특성을 설명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학계의 새로운 접근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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