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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육지가 된 섬, 석모도 특집 | 석모도 코스가이드] 바람과 길동무 되어 붉은 해변 걸어보기

월간산
  • 입력 2017.11.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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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리선착장에서 어류정항, 민머루해변 거쳐 보문사 이르는 16km 걷기길

석모도 해안선을 따르는 바람길 뒤로 해명산이 힘 있게 솟았다.
석모도 해안선을 따르는 바람길 뒤로 해명산이 힘 있게 솟았다.

‘석모도 바람길’은 이름처럼 바람이 지나가는 길이다. 짠내 머금은 바람이 다니는 석모도 해안을 바람과 함께 걷는 길이다.

석모도 바람길은 강화도의 걷기길인 ‘강화 나들길 11코스’이다. 사단법인 강화나들길에서 2010년 처음 강화도에 8개 코스 130km 걷기길을 개발했으며, 강화군에 속한 석모도와 교동도, 주문도, 볼음도의 나들길은 2011년에 개발되었다. 총 20개 코스가 있으며 석모도에는 11코스 석모도 바람길과 19코스 상주 해안길이 있다. 인기 코스는 석모도 선착장과 보문사를 잇는 16km 거리의 바람길이다. 바람길은 석모도의 대표적인 명소를 연결하고 있어 찾는 이가 많다.

시작은 석포리선착장이다. 석모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카페리에 몸을 싣고 1.2km의 바닷길을 건너야 했다. 10여 분의 뱃길에서 새우깡을 들고 갈매기 떼에게 먹이를 주던 풍경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차와 사람으로 붐비던 곳에 남은 건 바람뿐이다. 젓갈 가게와 식당들은 여전히 문을 열었지만 쓸쓸한 분위기다.

1 코스모스가 방긋 웃는 어류정항에서 민머루해변으로 이어진 산길.
2 바람길은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해변을 지난다.
1 코스모스가 방긋 웃는 어류정항에서 민머루해변으로 이어진 산길. 2 바람길은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해변을 지난다.

붉은 해변은 서해의 색다른 비경

선착장에서 제방길로 들어서는 것으로 걷기가 시작된다. 왼쪽으로 드넓은 갯벌이, 오른쪽으로 해명산과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옛날 이곳은 갯벌이었는데 고려 때부터 근래까지 간척사업을 벌여 농토를 이루게 됐다.

붉은 해변은 서해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비경이다. 칠면초와 나문재가 붉은색을 띠며 군락을 이뤄 바닷가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다. 한해살이풀인 칠면초는 연둣빛, 회색, 녹색 등 일곱 번 빛깔을 달리하는데 가을이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물 빠진 갯벌 위로 칠게와 농게가 기어다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칠면초는 겨울이 되면 하얗게 말라 죽는다. 가을이 되면 산과 들뿐만 아니라 바다도 붉은빛으로 곱게 물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문재는 질긴 생명력의 염생식물로 염분의 농도가 높은 땅에 서식한다. 건조한 곳을 좋아해 만조가 되어도 바닷물에 잠기지 않는 곳에서 자라며 간척지에서 가장 먼저 자라는 식물이다. 칠면초처럼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다. 어린 순은 삶은 뒤 무쳐서 나물로 먹는다. 석모도의 여간한 식당에는 나문재나물이 반찬으로 나온다.

갯벌과 염생식물을 바라보며 둑길을 걸으면 광장처럼 너른 주차장이 있는 보문선착장을 지난다. 제방길을 걷노라면 ‘삼량三良염전 역사와 유래’ 안내판과 마주친다.

1957년 매음리 연안 일대를 매립해 240ha의 염전과 농장을 개척했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물에 잘 녹고 짠맛도 강하지 않아 최상급 소금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생산 원가에 비해 소금값이 제자리걸음을 한 탓에 2006년 생산을 중단해 지금은 골프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어류정항은 숭어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작은 항구다. 개펄의 어선과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어류정항을 둘러본 뒤 마을 한가운데 있는 바람길로 발길을 옮기면 민머루해변까지 이어지는 산길이다.

노을 아름답기로 소문난 민머루해변

산길 임도를 내려서면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민머루해변이다. 민머루는 삼량염전에서 해수욕장으로 가는 고갯길에 민씨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머루’는 마루(고개)가 변한 것이다.

민머루해변은 노을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해변가에는 편의점 2곳과 식당이 여럿 있어 요기를 하고 갈 수 있다. 모래 해변을 가로질러 오르막 산길을 100m 오르면 ‘바다의 마음 횟집’이 있는 언덕의 도로다. 도로를 따라 산굽이를 돌면 산등성이가 장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장구너머 포구가 나타난다. 장구너머 포구 입구의 양주농헙 강화교육원을 끼고 산길로 들어서 조금 가다 보면 노루목 펜션이 나오고, 이어 어류정수문 입구에 닿는다.

개망초가 손 흔드는 제방길을 따라가면 오른편으로는 낚시터와 새우양식장이 보이고, 멀리 보문사의 눈썹바위가 보인다. 주문도와 볼음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들길 포토존은 보너스 같은 명소다. 포토존 한쪽 편에는 제12코스 주문도 길과 제13코스 볼음도 길 안내판이 있다. 제방길을 내려서서 보문사 쪽으로 600m 걸으면 석모도 바람길 종점인 보문사 주차장이다. 총 16km이며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바람길이 시작되는 석포리선착장은 강화읍내에서 31B번, 38B번 버스를 타면 된다. 31A번, 38A번 버스를 타면 석모대교에서 반대 방향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서 닿게 되므로, B번 버스를 타야 석모대교에서 좌회전해 곧장 석포리선착장에 닿는다.

보문사에서 강화읍내로 가는 버스 시간.

7:10, 7:40, 8:30, 9:10, 10:00, 10:30, 11:00, 11:30, 12:10, 12:30, 13:00, 14:10, 14:45, 15:00, 15:40, 16:00, 16:30, 17:00, 17:40, 18:00, 18:30, 19:00, 19:40, 20:00, 20:30, 21:30(10:00, 11:30, 15:00, 16:00, 18:00, 19:00 버스는 휴일만 운행).

문의 선진버스 032-934-9105

숙식

해명산 르포, 상주산 코스가이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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