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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해외 트레킹|조진수 사진작가의 히말라야 마칼루] 20여 년간 계속된 히말라야 트레킹

글·사진 조진수 사진작가
  • 입력 2018.04.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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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체력 감안 않고 열정 앞서 생고생
이동거리 멀어 내내 몸살… 6,000m 내외 지대 많아 고소까지

콤마라(4,100m) 지점에서 촬영한 마칼루산군.
콤마라(4,100m) 지점에서 촬영한 마칼루산군.

마칼루 트레킹을 다녀왔다. 네팔 동부에 위치한 마칼루봉(8,485m)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당초에는 카트만두~눔~양리카르카~마칼루 베이스캠프~세르파니 라(6,180m)~바룬체 베이스캠프(5,400m)~메라봉(6,461m)~판치 포카리에 이르는 고강도의 트레킹을 계획했다. 하지만 불운과 체력의 고갈로 마카루 베이스캠프를 지나 세르파니 베이스캠프 직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고 말았다.

이 트레킹 코스는 마칼루 베이스캠프(4,870m) 이후로는 해발 5,400~6,461m에 이를 정도로 고도가 연속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계절이 겨울이라서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고, 그래서 더 매력적인 코스로 나에게 다가왔다.

마칼루 베이스캠프(4,870m)에서 촬영한 마칼루의 일몰.
마칼루 베이스캠프(4,870m)에서 촬영한 마칼루의 일몰.

스태프는 클라이밍 셰르파 3명을 포함해  19명이고, 나까지 포함하면 20명이 함께했다. 스태프들과 나는 20여 년간 네팔의 고산 오지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트레킹 경험을 쌓아왔고, 별다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장비와 기타 인적물적지원 부분도 나름대로 잘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고 본다. 하지만 내 건강이 무너지면서 모든 계획은 다 틀어져 버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론적이지만 이 트레킹 코스의 출발점인 눔으로 가는 교통편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카투만두에서 눔까지 차량으로 무려 30시간을 내내 달려가면서 몸살로 고생했다. 일단 텀링타르까지는 비행기로 이동했어야 옳았다고 본다. 텀링타르에서 눔까지는 차량으로 4시간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건강을 잃고도 세르파니 베이스캠프 직전까지 다녀온 것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한다. 바카레~참링마~세실라로 돌아오는 새로운 루트는 고전했으나 즐거웠으며, 실질적인 정보 없는 트레킹이 얼마나 위험한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바카레 캠프(2,912m)주변의 고드름.
바카레 캠프(2,912m)주변의 고드름.
콤마 단다(3,500m)에서 촬영한 저녁 풍경.
콤마 단다(3,500m)에서 촬영한 저녁 풍경.
랑마레 카르카(4,400m)에서 촬영한 투체 히말(6,758m)의 일출 풍경.
랑마레 카르카(4,400m)에서 촬영한 투체 히말(6,758m)의 일출 풍경.
칼로파니(3,930m) 못미처에서 촬영한 운해.
칼로파니(3,930m) 못미처에서 촬영한 운해.
네헤카르카(3,700m)에서 촬영한 상고대.
네헤카르카(3,700m)에서 촬영한 상고대.
참링마(2,448m) 지역의 이끼폭포.
참링마(2,448m) 지역의 이끼폭포.
무리미단다마을에서 가축 먹이를 해오는 어린이.
무리미단다마을에서 가축 먹이를 해오는 어린이.
세실라(1,493m)마을의 여인, 결혼식 때 쓴 모자가 이채롭다.
세실라(1,493m)마을의 여인, 결혼식 때 쓴 모자가 이채롭다.
세누와마을의 젊은 여인.
세누와마을의 젊은 여인.
눔마을의 노인.
눔마을의 노인.
타쉬가온(2,100m)의 여인.
타쉬가온(2,100m)의 여인.
눔마을의 해맑은 모습의 어린이.
눔마을의 해맑은 모습의 어린이.
타쉬가온(2,100m)에서 대나무로 지붕덮게를 만드는 현지인.
타쉬가온(2,100m)에서 대나무로 지붕덮게를 만드는 현지인.
세누와마을의 여인 코걸이가 이채롭다.
세누와마을의 여인 코걸이가 이채롭다.
눔 마을에서 땔감을 해오는 어린이.
눔 마을에서 땔감을 해오는 어린이.
콤마 단다 위쪽 3,800m 지점에서 촬영한 마칼루산군.
콤마 단다 위쪽 3,800m 지점에서 촬영한 마칼루산군.
바카레 캠프를 지나 고드름 지역을 오르는 스태프들.
바카레 캠프를 지나 고드름 지역을 오르는 스태프들.
칼로파니와 마칼루의 일몰.
칼로파니와 마칼루의 일몰.
네헤카르카(3,700m)에서 촬영한 상고대.
네헤카르카(3,700m)에서 촬영한 상고대.
참림마 지역의정글을 지나는 스태프들.
참림마 지역의정글을 지나는 스태프들.

네팔 고산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클라이밍 셰르파와 노련한 가이드를 대동하기를 권하고 싶다. 체력 훈련을 철저히 하고, 장비 역시 제대로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의욕만 가지고 달려들면 실패하기 쉽고, 나아가 큰 위험에도 빠질 수 있으므로 정말 조심해야 한다.

대신 코스 선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기간은 가능하면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욕심은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 욕심이 끼어들면 무리하게 되고, 무리하게 되면 위험에 빠지고 만다.

앞으로는 소규모 인원, 단기간의 트레킹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열정은 날로 더해가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체력이 떨어진다. 누구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다.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따르는 것 또한 지혜라고 생각한다.

네팔의 산간 오지 트레킹은 육체적으로 매우 위험하고 또 고통스러운 측면이 있다. 고통을 즐기는 수행자의 자세가 없으면 도전하기 힘든 곳이다. 나의 경우는 운명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통스럽지만 가지 않으면 더 고통스럽다. 그래서 20여 년을 가고 또 가고 있다. 히말라야는 나에게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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