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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4월의 명산 | 소백산] 야생화·철쭉은 조선시대부터 명물인 듯

글 박정원 편집장
  • 입력 2018.04.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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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백두산으로 남한의 영산으로 꼽아… 900년대부터 소백산 지명 등장

봄을 맞아 야생화 천국 소백산 능선에서 야생화들이 기지개를 켜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봄을 맞아 야생화 천국 소백산 능선에서 야생화들이 기지개를 켜는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한반도 전통 산악신앙에서는 산에도 급級이 있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산이 영산靈山, 다음이 명산, 마지막으로 주산(또는 진산, 진호산)이라 한다. 주산 이하의 산들은 낮은 급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 받은 영주의 향토사학자들은 “영산은 남북에 각각 하나씩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백두산과 남한의 소백산이 거기 해당한다. 백두산은 모든 사람이 다 영산으로 인식하지만 소백산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에 영주 향토사학자들은 “소백산은 작은 백두산이라는 의미”라고 말한다. 그만큼 영주 사람들에게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영산이다.

조선 중기 남사고의 <남사고 비결>에서 소백산을 활인산活人山, 즉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했다. 정감록의 십승지에 속하는 숨어살기 적합한 땅이다. 실제로 소백산 풍기 근처에 북한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정착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소백산에 대한 기록보다 죽령이 역사적으로 먼저 등장한다. 죽령은 <삼국사기>권2 신라본기편에 ‘아달라이사금 5년(158) 3월에 죽령을 열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계립령과 함께 한국 최고의 고개길인 것이다. <삼국사기> 권32 제사편에도 죽령(죽지竹旨)은 신라 소사로 지정됐다. 죽지가 소백산보다 훨씬 오래된 지명이다.

소백산 철쭉은 5월경 절정에 이른다. 
이에 맞춰 철쭉제도 5월에 열린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 철쭉은 5월경 절정에 이른다. 이에 맞춰 철쭉제도 5월에 열린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 능선에 길게 늘어선 등산객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 능선에 길게 늘어선 등산객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에 대한 첫 기록은 고려 초 보리사지 대경대사탑비(939년)에 등장하면서부터다. 비로사 진공대사보법탑비(939년)에도 소백산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소백산이란 지명은 아마 이 무렵부터 사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백두산 기록은 700년 즈음으로 본다.

소백산 야생화와 철쭉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선비들의 유람록에 야생화와 철쭉에 대한 기록은 빼놓지 않고 있다. 퇴계도, 주세붕도 모두 철쭉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소백산의 명물인 것이다.

철쭉이 활짝 피는 5월에 소백산 탐방객이 가장 많다. 2016년 전체 탐방객 130여만 명 중에 5월에만 24만여 명이 찾았다. 소백산철쭉제 때문이다. 하지만 4월 야생화가 피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탐방객이 증가한다. 4월에는 9만5,000명에 달한다. 

소백산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주 부석사 아래로 능선들이 굽이져 흐른다. 사진 이신영
소백산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영주 부석사 아래로 능선들이 굽이져 흐른다. 사진 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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