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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6월의 해외 산악사] 거봉·거벽 등정의 영광과 애통한 사망사고 교차해

월간산
  • 입력 2018.06.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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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프랑스, 안나푸르나 1봉(8,091m) 초등 (1950년) 프랑스는 안나푸르나를 정찰과 동시에 첫 등정이라는 등반사상 유례없는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모리스 에르조그M. Herzog와 루이 라슈날L. Lachenal이 정상에 선 뒤 하산하며 손과 발에 동상을 입고, 5캠프에 있던 원정대원인 리오넬 테레이L. Terray와 가스통 레뷔파G. Rebuffat는 설맹에 걸려 시력을 잃었다. 급기야 에르조그는 자신을 버리고 갈 것을 청하지만 끈끈한 팀워크로 대원 모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1 에르조그는 안나푸르나 초등의 영예를 얻었으나 그 대가로 여러 손가락과 발가락을 잃었다. 등정 후 귀국길에 가족과 친지들의 도움으로 파리공항을 나서는 에르조그. 
2 브로드피크 전경.
1 에르조그는 안나푸르나 초등의 영예를 얻었으나 그 대가로 여러 손가락과 발가락을 잃었다. 등정 후 귀국길에 가족과 친지들의 도움으로 파리공항을 나서는 에르조그. 2 브로드피크 전경.

6.3 엘 캐피탄 로프프리 단독등반 (2017년) 엘 캐피탄 거벽루트 로프프리 단독등반은 알렉스 호놀드A. Honnold가 처음이었다. 그가 오른 루트는 1995년 독일의 알렉산더 후버가 개척한 ‘프리라이더’로 900m, 35피치, 최고 난이도 5.12d에 달하며 불과 3시간 56분 만에 등반해 세계 산악계를 경악시켰다.

6.5 미국 요세미티 최초의 추락사고 (1905년) 요세미티국립공원의 최초 등반사고는 찰스 베일리C. Bailey가 엘 캐피탄 대암벽 서쪽 끝의 4급 루트를 오를 때 발생했다. 등반경험이 풍부한 찰스는 프리솔로로 이 루트를 등반하던 도중 미끄러져 추락사했고, 이튿날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6.7 데날리(매킨리, 6,191m) 초등 (1913년) 해리 카스턴스H. Karstens, 월터 하퍼W. Harper, 로버트 테이텀R. Tatum, 허드슨 스턱H. Stuck 네 사람은 북미 최고봉 데날리를 초등했다. 이들은 손이 얼어서 정상 사진을 제대로 촬영할 수 없었다. 등정의 증거로 정상에 온도계를 두고 하산했는데 이 온도계는 19년 뒤 회수돼 정상 등정이 증명됐다.

6.7 영국 에베레스트 2차 원정대 최초 사망 사고 (1922년) 조지 말로리G. Mallory가 이끄는 2차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셰르파 7명이 노스 콜에서 눈사태로 사망했다.

이때 말로리는 예년보다 2주 앞서 온 몬순을 간과한 채 로프를 묶지 않고 직등을 택했다. 수분을 머금은 눈이 허물어져 원정대를 덮쳤지만 셰르파만 죽고 영국인은 살았다. 말로리는 이를 두고 “영국인도 죽었어야 했다”며 깊이 후회했다.

6.8 조지 말로리와 앤드루 어빈, 에베레스트 북동릉 등반 중 실종 (1924년) 영국 3차 원정대에 참여한 말로리와 어빈A. Irvine은 앞서 무산소 등정에 도전했던 원정대원의 실패를 보고 산소를 이용한 등정을 주장했다. 노엘 오델N. Odell은 이들이 산소통을 메고 안개 속에서 7,940m 높이까지 진출한 것을 확인했으나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6.9 오스트리아, 브로드피크 초등 (1957년) 마르쿠스 슈무크M. Schmuck가 이끄는 오스트리아 원정대는 4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소규모 원정대였다. 산소 기구와 고소 포터를 쓰지 않은 채 직접 장비를 운반한 전 대원 모두 정상 등정에 성공하면서 히말라야 알파인 스타일의 가능성을 최초로 열었다. 

자문 오영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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