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틱 대통령’ 윤치술의 힐링&걷기 <10>] 기능성의 가능성

  • 글‧사진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
    입력 2019.01.07 11:29 | 수정 2019.01.15 16:06

    안전한 트레킹을 위해서는 기능성 장비가 필요하다.
    S대학원의 최고경영자 과정 초청강연 때 원장과 차를 마시다가 기능성 의류가 화제가 되었다.
    “강사께서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 중에 아주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는데 그건 잘 모르시나 봅니다.”
    즉답을 못하고 있는데, 원장은 “산길에서 넘어진 고급 브랜드 의류를 입은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한다는 끌림의 기능 말입니다. 힐끔 쳐다보다가 유명 상표가 아니면 고개를 획 돌리고 그냥 가버린답니다”라고 한다. 이 지독한 조크Joke를 ‘검은 백조The Black Swan’라고 하면 맞는 표현이 될까?
    세계 기록을 세운 달리기 선수의 기능성 신발이 몇 천만 원(?)이란 소문을 바람결에 들은 적 있다. 그 신을 일반인이 신고 뛴다고 해서 기능이 만능이 아닌 바에야 그처럼 될 수 없으리라. 모 산악인이 후원업체의 기능성 재킷을 걸치고 나와 마치 그 옷을 입으면 에베레스트 정상에라도 설 것처럼 광고하고, 고가의 등산장비 갖추기가 최선인 양 부추기는 산행문화는 기능성의 허세에 찌들어 있음을 보여 준다.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7조 원을 정점으로 2017년에는 4조 8,000억 원으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사람들은 결코 비싼 등산장비가 산행을 빛나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자기 고양에 빠진 겉치레보다 자연을 찾아 나서는 ‘설렘의 가치’를 깨달은 것이다. 최근 산격山格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산행의 방향이 바뀌어 가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나는 ‘트레킹의 3대 장비’를 30리터 이상의 배낭과 130cm 이상의 1자 스틱 두 자루, 목이 긴 등산화로 규정한다. 그런데 식자우환識字憂患이랄까? 비싼 배낭이 확실히 무게를 덜 느낀다고 하거나, 스틱을 어떻게 쓰든 무릎관절에 도움이 되고, 역시 외제 등산화가 발이 편하다든 둥 구체적인 쓰임새도 잘 모르면서 기능성이라는 함정에 빠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본다.

    아무리 좋은 물건일지라도 그것이 갖고 있는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바르게 쓰지 못해 먹통으로 만들어버린다면 ‘개 발의 편자’가 따로 없을 것이다. 트레킹 3대 장비의 진정한 의미는 물건 그 자체보다 품고 있는 기능의 100% 이용利用에 있다.
    예로 등산복을 들여다보자. 온도변화에 따라 지퍼의 여닫음과 부지런한 입고 벗기 등으로 적정체온을 유지할 때 기능에 기능을 더하는 것이다. 몸에 닿는 1차 속옷으로 면綿은 땀에 젖으면 몸의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속건, 항균, 보온이 잘되는 소재를, 2차 겉옷은 계절의 특성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고, 3차 덧옷은 굳이 첨단이 아니어도 비와 바람을 막아 주는 충실함을 갖추면 훌륭하다. 아울러 모자, 장갑, 멀티스카프 등을 활용해 ‘기능성’을 확대해야 한다. 어떤 물건을 취하느냐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바른 사용법은 다수가 공감하고 실행함이 옳다. 인간의 지식이 만들어 낸 첨단의 기능성機能性이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만나 꽃다발 같은 가능성可能性이 열릴 때 우리의 트레킹은 안전과 행복의 꽃길이 될 것이다.

    윤치술 약력
    소속 한국트레킹학교/마더스틱아카데미교장/건누리병원고문/레키 테크니컬어드바이저
    경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외래교수/고려대학교 라이시움 초빙강사/ 사)대한산악연맹 찾아가는 트레킹스쿨 교장/사)국민생활체육회 한국트레킹학교 교장/월간 산 대한민국 등산학교 명강사 1호 선정 /EBS1 국내 최초 80분 등산 강의/KBS TV 9시 뉴스, 생로병사의 비밀, 영상앨범 산/KBS2TV 헬로우숲 고정리포터/KBS1 라디오주치의 고정출연 등
    윤치술 교장은 ‘강연으로 만나는 산’이라는 주제로 산을 풀어낸다. 독특하고 유익한 명강의로 정평이 나 있으며 등산, 트레킹, 걷기의 독보적인 강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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