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의 꽃, 빙벽등반 필수 장비들 살펴보기

만년설이 쌓인 알프스나 히말라야의 큰 산을 오르는 것은 많은 산악인들의 꿈이다. 하지만 워킹이나 암벽등반 경험만 가지고 그런 곳을 갈 수는 없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산은 적절한 장비를 사용하고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등반가들에게 겨울은 선물 같은 것이다. 비록 두세 달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지만, 빙벽등반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암벽등반 잘하는 사람은 빙벽도 잘 오른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손과 발을 이용해 벽을 오르는 등반의 기본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빙벽등반은 장비가 반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피켈이나 아이젠, 스크루와 같은 빙벽등반용 장비의 성능은 물론, 등반자의 장비 사용 숙련도 또한 등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빙벽등반에 사용하는 장비는 암벽등반용과 큰 차이가 있다. 홀드를 잡는 손을 대신할 피켈이나 아이스바일을 비롯해, 암벽화 역할을 하는 빙벽화와 아이젠, 확보물인 아이스스크루까지 완전히 다른 장비를 사용한다. 

제품마다 사용법도 조금씩 달라, 등반자가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빙벽장비는 대부분 고가로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중복투자를 피하려면 처음부터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빙벽화 & 아이젠

빙벽화는 부드러운 가죽 소재의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요즘 제품은 예전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빙벽화에 비해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며 착용감도 좋다. 고난도 등반 시 발목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도 뛰어나다. 스카르파Scarpa나 라스포르티바La Sportiva, 로바Lowa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고가의 제품이므로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자신의 발에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빙벽화는 어느 것을 사용하든지 정확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두껍지 않은 양말 1켤레를 신고 꼭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빙벽화 끈을 묶고도 발뒤꿈치가 들리면 안 된다. 등반할 때는 신발 끈을 발목 부분까지 단단히 묶어야 안정감이 있다. 

등반용 아이젠은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빙벽등반에서는 반드시 일체형을 써야 한다. 분리형은 일반등산용으로 고안된 제품으로 무게가 가볍고 장시간 착용해도 발이 편해 장기적인 고산등반에 적합하다. 아이젠은 일반적으로 12개의 발톱을 갖추고 있으며, 바닥발톱 10개와 앞발톱 2개로 배치되어 있다. 첫 번째 발톱 두 개가 밑으로 꺾여 있고, 두 번째 발톱 두 개가 등산화 앞쪽으로 들려 있다면 프런트 포인팅에 적합한 빙벽등반용 아이젠이다. 

아이스스크루 & 기타

등반 중 추락에 대비한 확보물에는 아이스스크루가 가장 많이 쓰인다. 길이가 10~22cm로 용도에 따라 적절한 사이즈의 것을 사용한다. 얼음상태가 불량할 때는 긴 것을 설치해야 안정감이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은 대부분 회전용 핸들이 달려 있어 설치와 회수가 쉽다.

장갑은 자루를 잡는 부분이 밀착력이 좋은 가죽이나 고무 소재로 된 것이 좋다. 자루와 손이 완전히 밀착되지 않으면 정확한 타격이 어렵고, 손아귀나 팔 힘이 급속히 소모되고 만다. 빙벽등반 중 가장 먼저 젖는 것이 장갑이다. 그러므로 장갑은 반드시 여벌을 준비해야 한다. 

겨울에는 옷을 많이 껴입게 되므로 빙벽용 안전벨트는 허벅지나 허리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아이스스크루 고정용 클립 걸이가 있는 것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