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영화 “ 감동적 vs 터무니없다”|⑮ <와일드>] 걷는 이들의 ‘버킷리스트’ PCT에서 자아성찰
글 신용관 조선뉴스프레스 기획취재위원 qq@chosun.com
입력 2019.01.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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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285km 도보여행길 걷는 여성 이야기
와일드(Wild, 2014)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리즈 위더스푼(셰릴 스트레이드), 로라 던(바비), 토머스 새도스키(폴)
셰릴의 부모는 남편의 폭력성 때문에 이혼에 이른다. 셰릴과 남동생, 그리고 엄마 바비는 식당 종업원 생활을 하며 가난하지만 따뜻한 삶을 이어간다.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이어가려는 때에, 셰릴의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의지의 대상이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엄마의 죽음 이후 마약과 문란한 성생활 등 인생을 내팽개치다시피 하던 셰릴은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혼자서 수천 km에 이르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로 떠난다.
신용관(이하 신) 영화 이야기에 앞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김창호 대장님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정헌(이하 박) 그렇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행동하는 알피니스트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을 잃게 돼 슬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그의 등반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아쉽습니다.
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고였습니다.
박 베이스캠프에서 당한 것이라 어이가 없습니다. 날씨나 기후의 변화에서 오는 변수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온난화의 영향 탓인지, 제트기류가 3,000m까지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호에서는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Wild> (감독 장 마크 발레, 2014)를 다루고자 합니다.
박 같은 제목의 원작이 있는 미국 영화입니다.
신 26세의 셰릴 스트레이드가 인생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고 수천 km의 도보 길에 오르면서 겪은 실화를 자서전 형식으로 엮어낸 작품입니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 논픽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 21개국에 번역되며 밀리언셀러에 올랐던 책이지요.
박 여주인공이 걷는 길은 미국 서부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이라 불리는 곳으로,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을 잇는 4,285km의 도보여행 코스입니다.
신 PCT는 25개의 국유림과 7개의 국립공원을 지난다고 합니다. 거친 등산로와 해발 4,000m의 눈 덮인 고산지대, 9개의 산맥과 사막, 광활한 평원 등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연 환경을 거치고서야 완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박 PCT는 애팔래치아 트레일AT, 콘티넨털 디바이드 트레일CDT과 함께 미국 3대 장거리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곳입니다.
신 영화에서는 94일간 사투를 벌이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완주하는 데에 평균 152일이 걸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박 우리나라 백두대간도 그렇지만, 코스를 개인별로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편차가 많다고 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