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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서평ㅣ<등반중입니다>] 그칠 줄 모르는 등반열정, 아직도 ‘등반 중입니다’

글 이용대 코오롱 등산학교 명예교장
  • 입력 2019.03.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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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마시고 또 마셔도 해갈되지 않은 목마름이었다.”

책 제목부터 현재진행형인 <등반 중입니다>는 산악인 유학재의 등산인생 44년의 편린들을 모아 엮어낸 이야기다. 

그의 삶에 산이 스며든 것은 소년기부터다. 누대에 걸쳐 우이동에서 살아온 그는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동네 친구들과 도시락을 싸들고 백운대를 오르다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간 곳이 인수봉 대 슬랩 아래였다. 

인수봉과 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후 그는 인수봉에 올랐고 인수봉을 오르다 추락해 몇 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겨울이면 빙벽을 찾아 설악산, 월악산, 백두산 등의 빙벽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다. 당시 그는 설악산 토왕성폭포를 1시간38분에 단독으로 올랐고 개 토왕폭포를 초등한다. 그의 빙벽등반에 대한 갈증은 한반도 최북단 백두산 장백폭포에까지 미친다. 이때의 등반은 등반성의 문제보다는  한국전 참전대가로 중국에 빼앗긴 폭포를 초등하여 민족자존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컸으며 조선일보가 후원했다. 물 반 얼음 반의 80m 빙폭을 초등한다. 이때의 등반에는 필자도 참여했다. 

그의 활동반경은 유럽 알프스, 아시아의 히말라야, 북미 알래스카, 남미 아콩카구아와 침보라소, 미주 요세미테,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산을 상대로 지구의 5대륙을 섭렵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알피니스트로 성장해 이순의 문턱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칠 줄 모르는 등반열정은 아직도 ‘등반 중이다’.  

그는 산을 오르기 위해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처럼 틈 만나면 산에 올랐다. 그가 걸어온 중요 행적을 살펴보기로 하자. 

1990년 파미르 코뮤니즘봉(7,545m) 등정, ‘브로드킨 루트’ 한국 초등. 1992년 데날리 키차트나 스파이어 동벽(2,905m) ‘코리안 다이렉트’ 초등. 1997년 히말라야 가셔브룸 4봉(7925m) 서벽 코리언 다이렉 루트 초등. 2006년 네팔 꽁데샤르(6,093m) 동계 한국 초등. 2010년 네팔 파리랍차(6,017m) 북동벽 ‘코리안 루트’ 초등. 2011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5,895m) 및  네팔 카조리피크(6,184m) 등반. 2012년  아르헨티나 아콩카구아(6,962m) 등정. 2013년 아마다블람 동벽 등반. 2014년 북미 데날리(6,194m) 및 롱스피크(4,348m) 등정. 2016년 북미 휘트니(4,109m), 그랜드티톤(4,200m), 데블스 타워 등정.  러시아 엘부르즈(5,642m) 등정, 네팔 메라피크(6,476m) 등정, 네팔 피크41(6,648m) 북벽 초등정. 2017년 네팔 자보우리피크(6,166m) 및 키르기스스탄 코로나(4,440m) 등정. 

그는 후진 양성을 위해 코오롱 등산학교와 한국산악회 연수원에서 오랫동안 등산교육에 참여해 왔다. 등산교육 중에 얻은 가장 큰 소득은 평생 반려가 된 미모의 부인 박현우와의 만남이다.  

그는 산을 오르기 위해 태어나고 살아온 사람처럼 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올랐다. 그러나 등반을 하면 할수록 더욱 높은 산, 좀더 어려운 산에 대한 갈증은 더해갔다. 

그는 “내게 산은 마시고 또 마셔도 해갈되지 않은 목마름이었다. 그것을 해결하는 일에만 온 정신을 집중해 온 것이 44년이 되었다”고 술회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체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색다른 알피니즘의 세계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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