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명사산행<3>ㅣ인산가 김윤세 회장] "등산정신과 기업가정신은 도전정신으로 통합니다"

월간산
  • 입력 2019.04.13 15: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고의 죽염기업 ‘인산가’ 32년간 이끌어…‘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 목표

인산가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윤세 회장. 도사처럼 기른 수염이 인상적이다.
인산가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윤세 회장. 도사처럼 기른 수염이 인상적이다.

“등산정신이란 곧 도전정신입니다. 남들이 힘들다, 못 한다고 여기는 걸 하는 행위죠. 특히, 암벽이나 빙벽의 경우 다른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곳에서 길을 찾아내고 개척해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려면 객기가 아니라 오랜 훈련과 기술과 안목과 능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등산으로부터 배운 이 교훈들 때문에 인산가가 국내 최고의 죽염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소금은 인간에게 생리적으로 필요불가결한 식품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장병 전문의 리 골드먼은 저서 <진화의 배신>을 통해 “인간의 몸은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염분을 원하도록 250만 년에 걸쳐 진화했다”고 했다. 짠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는 생존을 위해 인류의 DNA 속에 아로새겨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소금에 대한 인식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이른바 현대병의 근원이라는 지적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신장질환 등 지나치게 많은 소금 섭취로 인해 현대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가 끊임없이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됐다.

그렇기 때문에 죽염기업 ‘인산가’는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소금에 대한 반감과 죽염에 대한 정확하지 못한 지식들이 결합된 반대 담론에 시달렸다. 특히, 죽염은 단순한 소금 이상의 식품이니 많이 먹으면 좋다는 주장은 ‘국민을 혹세무민케 하는 국가 반역죄’로까지 규정됐다고 한다.

김윤세 회장은 창립 후 32년간 이런 공격을 받으면서도 인산가를 국내 굴지의 죽염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인산가는 2018년 9월 코스닥에 상장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동 죽염제조장 전체가 해썹HACCP(완성된 식품에서 어떠한 위해요소도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는 것) 인증을 획득했다.

이처럼 인산가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김 회장은 “등산을 통해서 기업가정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늘 안주하지 않고 위험에 정면으로 맞서는 도전정신을 등산으로부터 배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등산을 어떻게 기업가정신으로 연결시킨 것일까? 또, 도대체 죽염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언론과 대중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32년 동안 기업을 이끌어 온 것이었을까? 인산가 서울지사에서 김 회장을 만나 등산과 기업의 관계, 그리고 죽염에 대해 들어봤다. 

죽염의 효능에 대해 진지한 얼굴로 답변하고 있는 김윤세 회장.
죽염의 효능에 대해 진지한 얼굴로 답변하고 있는 김윤세 회장.

“인산의학은 대체의학 아닌 양생의학”


죽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인산가가 죽염을 최초로 만든 기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죽염을 최초로 만든 것은 제 아버지인 인산 김일훈 선생입니다. 1986년 6월 15일 인산 선생께서 불멸의 저서 <신약神藥>을 출간했는데 책 맨 앞에 죽염의 효능에 대해 적혀 있었어요. 사람들이 책을 보고 죽염을 만들어 달라고 너무 많이 찾아오자 인산 선생이 ‘제대로 죽염을 구워서 나눠 줘야겠다’고 하셔서 제가 ‘허가를 받아야 합법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고 했더니 ‘그럼 네가 허가 받고 해봐라’ 해서 제가 공장을 세우고 산업화시킨 겁니다. 

그렇게 세계 최초로 죽염 제조허가를 받은 것이 1987년 8월 27일이었습니다. 설립 당시 이름은 인산식품이었고, 5년 뒤에 법인 주식회사 인산가로 전환해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 왔죠. 이제는 국내 죽염 제조 기업이 6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이 대중화된 거죠. 

죽염이 정말로 좋다는 확신은 언제 생기셨나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치료를 직접 받아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신을 체화했습니다. 저와 동생이 5~6세 무렵 회충으로 크게 고생했는데 아버지가 급히 죽염을 만들어서 활명수에 타 먹여줘 살았죠. 

또, 어릴 때부터 죽염 제조 작업을 계속 옆에서 돕다 보니 효능에 대한 임상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죽염이라고 해야 소금인데, 소금이 정말로 그렇게 몸에 좋습니까?

소금은 비유하자면 불멸의 물질이자 진리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역사상 최초의 소염제이자 가장 좋은 소화제로 수천 가지 약리 작용을 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세상 최고의 약을 불량하고 건강을 해치는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금이 문제가 아니라 염화나트륨, 또 나트륨이 문제가 아니라 나트륨이 단독으로 존재할 때 문제가 되는 겁니다. 칼륨이나 마그네슘이 함께 있으면 균형과 조화를 이뤄 혈압 상승작용이나 위장 염증 같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걸 쏙 빼놓고 마냥 소금이 나쁘다고만 하죠. 

또, 죽염은 소금 이상의 물질입니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80여 종의 미네랄 원소를 모두 갖고 있는데 여기에는 맹독성 독극물이 포함돼 있습니다.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9번 구워서 소금 속에 있는 매우 위험한 독극물들을 없앤 것이 죽염이죠. 또, 이 과정을 통해서 칼륨, 유황, 인 같은 미네랄 성분이 늘어나게 돼 안전성이 더 높아지는 겁니다. 

김윤세 회장은 매년 80~90회 산행할 정도로 등산애호가다.
김윤세 회장은 매년 80~90회 산행할 정도로 등산애호가다.

그렇게 좋은 죽염을 인산 선생은 어떻게 개발하신 겁니까?

인산 선생은 우주의 법칙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고 계셨습니다. 서양 의학에 의해 치료받지 못한 말기 암환자들이 지리산에 있던 인산 선생에게 와서 “죽염 먹어라, 유황오리 먹어라” 등의 처방을 받고 가서 건강을 회복한 경우가 많았죠. 이처럼 병을 고치는 능력과 의학적 안목이 매우 뛰어나신 분이라 자연스럽게 이치를 꿰뚫어 보신 거죠.

인산 선생의 의술을 인산의학으로 계승했습니다일종의 대체의학인가요?

대체의학이 아니라 양생의학입니다. 서양의학은 병을 공격하고 파괴하고 제거하는 ‘투병설’이죠. 그런데 인산 선생은 병과 싸우는 게 아니라 생명력을 강화시켜서 면역력을 올리면 우리 몸이 알아서 병을 퇴치한다는 양생설을 근본으로 했습니다. 

항생제를 예로 들어 볼게요. 감기 항생제는 우리 몸에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죽입니다. 그런데 이때 장내 세균도 같이 죽여서 사람의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려요. 이런 부작용이 있는 걸 알면서도 전 세계 의료진은 항생제 치료를 되풀이합니다. 암 치료도 암세포를 공격하려고 정상세포도 같이 죽이는 매우 강한 독성물질을 사용하죠. 이런 방법의 치료는 절대 안 된다는 겁니다.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과거 인류가 종교처럼 믿고 있던 과학적 진리는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별이 돈다는 천동설이었죠. 그런데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해서 큰 파장이 일었죠. 지금이야 지동설이 당연한 진리가 됐지만 당시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억압했어요.

지금 현대의학이 마치 천동설처럼 맹신되고 있다고 봅니다. 병과 싸우지 말고 우리 몸의 면역력이 회복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히포크라테스의 표현을 빌리면, ‘인간의 몸 안에는 태어날 때부터 100명의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의사들이 병을 고치도록 하자는 게 인산의학입니다. 

보편적인 패러다임에 반하는 주장이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32년 내내 그랬습니다. 숱한 우여곡절과 난관을 겪어야 했죠. 매스컴과 의료계에서 극도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죽염이라고 해봤자 소금인데 국민 건강을 해치려고 작정하고 혹세무민한다는 식이었죠. 식품학계, 영양학계, 약학계 모두 결사반대했습니다. 회사를 더 키워 보려  해도 각종 규제와 공격으로 발목을 잡아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우리는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걸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죽염이 그렇게 나쁘다면 지금까지 죽염산업이 계속될 수 있었겠습니까? 죽염을 먹어보고 효능이 없거나 반대로 건강이 나빠졌다면 팔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장됐겠죠. 효능을 본 사람들이 다시 찾고, 또 주변에 차츰 알려 주니깐 계속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환자와 국민들이 죽염을 필요로 하니깐 인산가가 존재하는 겁니다.

이렇게 인산죽염과 인산의학을 사랑하고 그 정신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아끼지 않아줘 지금껏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 등록된 고객이 30만 가구에 이릅니다. 26년 전 돌아가신 인산 선생의 탄신 기념일 행사에 아직도 1,500~2,000여 명이 와요. 이 분들이 전부 다 인산의학으로 암이나 괴질을 고쳐 인산 선생을 목숨의 은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김윤세 회장의 뚝심과 도전정신으로 인산가는 국내 최고의 죽염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김윤세 회장의 뚝심과 도전정신으로 인산가는 국내 최고의 죽염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암보다 더 무서운 게 절망…굴하지 않고 도전해야


등산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등산과 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계룡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논산군 상월면 상도리 용화사 골짜기 절터가 제 고향입니다. 또, 두 살 때 계룡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사했죠. 해발 600~700m에 민가가 10채 정도 있는 산골마을이었습니다. 

다시 일곱 살 때 상경했는데 이때도 북한산 자락에서 토굴을 파고 흙벽돌집을 짓고 살았어요. 지금은 높은 산이 많은 함양에 살고 있고요. 산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행을 즐기게 된 거죠. 

암벽등반도 즐기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함양 오봉산이 저희 집 뒷산입니다. 오봉산을 오르내리며 가다 보면 길도 끊어지고 바위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경험을 몇 번 하니깐 이대로는 산행하다 죽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김용기 등산학교를 통해 인수봉에서 암벽등반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하던 바위도 그만둘 나이라는 54세 때 처음 암벽등반을 배우게 된거죠.

그후 2년 동안 매주 인수봉에 와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인수봉뿐만 아니라 설악산에 울산바위 종주, 삼형제길, 별을따는 소년부터 의령 신관암, 고창 할매바위, 부산 암남 해벽 등 동호인들과 전국의 암벽을 누비고 다녔어요. 또 겨울에는 빙벽을 하러 다녔죠. 화천의 딴산빙장, 설악의 소승폭포, 영월의 한반도 빙장 등 숱하게 올랐습니다. 

이렇게 암벽과 빙벽을 하다 보니깐 산행할 때 어떤 길이나 지형을 만나도 극복해 내는 기술을 갖게 되더라고요. 매년 산행을 80회 정도 하는데 작년에는 88번, 금년에는 벌써 22번 했습니다. 올해는 아마 90번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등산을 많이 다니셨는데,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셨는지요?

등산은 곧 도전입니다. 사업도 개척정신이 없으면 못 하거든요. 저는 산행할 때 주로 없는 길을 다니는데 가시덤불에 찔리고 피나면서도 귀찮다거나 힘들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고, 또 그렇게 갔다 오면 성취감도 있거든요. 평범한 길만 다니는 건 재미  없습니다. 암벽도 오르다보면 길이 없어 보이는데 잘 찾아보면 다 길이 있어요.

이렇게 도전을 거듭하다 보면, 오랜 훈련과 기술과 안목과 능력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배우게 됩니다. 경영에서 필요로 하는 정신을 기를 수 있는 거죠. 위험이 많다고 해서 편안한 것만 찾는 건 산악인정신도, 기업가정신도 아닙니다. 언제나 안주하지 않고 위험에 정면으로 부딪쳐서 해결해 나가는 정신. 늘 산에 가서 훈련하는 마음가짐이죠. 

그래도 능력 밖이면 포기해야 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포기는 하지 않습니다. 암보다 더 무서운 게 절망과 자포자기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암벽에도 다 길이 있듯, 암이나 난치병도 찾아보면 길이 있어요. 인산 선생이 다 밝혀놨는데 절망으로 인해서 이 길을 못 보는 거죠.

사람들은 인간의 한계를 너무 쉽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연아나 김자인 같은 선수들을 보면 인간의 한계를 돌파한 동작을 구사하죠.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하지 않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해보는 거죠. 물리적 한계가 있으면 또 거기에 맞춰서 도전하면 되는 겁니다. 

저도 최근에 새로운 도전으로 오토바이 동호활동을 하고 있어요. 판단이나 기술이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으면 정말 위험하죠. 그래도 한 번 해보는 겁니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와 인수봉을 배경으로 김윤세 회장과 엄홍길 대장이 함께 섰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와 인수봉을 배경으로 김윤세 회장과 엄홍길 대장이 함께 섰다.

함양에 항노화 지역특화 농공단지 조성 박차


지난 한 해 동안 인산가는 괄목할 만한 일을 해냈습니다

맞습니다. 코스닥에도 상장됐고, HACCP 인증도 받았어요. 코스닥에 상장될 때 여의도에서 북을 치며 ‘글로벌 헬스케어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전 세계인의 식탁에 죽염을 올려서 저비용 고효율의 건강효과를 전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죠.

 해썹 인증은 식품제조업체 인산가의 20년 숙원을 푼 일입니다. 죽염 제조에 대한 해썹 인증은 세계 최초의 사건이거든요. 해썹 인증을 받으려면 모든 원료 보관과 제조를 밀폐된 공간에서 해야 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직원들의 밤낮 없는 노고 끝에 결국 인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산가의 새로운 도전은 무엇입니까?

올해부터 함양에 항노화 지역특화 농공단지 조성에 들어갑니다. 교육 연구기관부터 의료기관, 죽염제조 체험부터 헬스케어 수영장까지 갖춰 힐링 관광의 메카를 만들 계획입니다. 

내년이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텐데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입니다. 주변에 산도 좋고 지리산 둘레길도 가까워서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예요. 

또, 옛날부터 꿈이었던 인산의학대학도 계획 중입니다. 효과적인 의학이론을 가르치고, 인산의학을 체계적·과학적으로 증명해서 세상 인류에게 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짓궂은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등산과 죽염,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무엇입니까?

정말 곤란한 질문이네요. (웃음) 죽염은 최고의 진리를 상징하는 것이자 사람을 살리는 약이며 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음식입니다. 소금을 버리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요. 소금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소금을 덮어놓고 공격하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참 ‘싱거운’ 사람들입니다. 

설악산 삼형제길 3피치를 등반하는 김윤세 회장.
설악산 삼형제길 3피치를 등반하는 김윤세 회장.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