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명산] 으뜸 암벽 상징하는 듯 ‘월형산’이 옛 지명

  • 글 박정원 편집장
  •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19.06.02 17:56

    고려 초부터 월악산으로 바뀐 듯…월은 달보다 암벽이나 바위 가능성 높아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의 대표적인 악산에 속하는 월악산에 저멀리 능선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월악산은 삼국시대부터 명산으로 지정됐던 산이다. 신라가 북으로 진출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서, 또 삼국 통일 후에는 국토의 중심지로서 전략적으로 중요시 했던 곳이다. 옛 기록에도 월악산을 자세히 소개한다.  
    <삼국사기>권32 잡지에 ‘3산 5악 이하의 (전국의) 명산과 대천을 나누어 대·중·소사로 삼았다’고 나온다. 여기서 소개되는 소사 중에 한 곳인 나토군奈吐郡 사열이현沙熱伊縣에 있는 월형산月兄山이 지금의 월악산이다. 족보 있는 명산이다. 
    <고려사>권56 지리조에는 ‘청풍현은 본래 고구려의 사열이현으로, 신라 경덕왕 때 지금 이름으로 고쳤다. (중략) 월악月嶽(신라 때는 월형산이라 불렀다)이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세종실록지리지>충청도편에는 ‘명산은 계룡산이 공주에 있고, 죽령이 단양에 있으며, 가야산이 덕산에 있고, 월악(삼국 때는 월형산이라 하여 사전祀典이 있었는데, 지금은 혁파하였다)이 청풍에 있다’고 나온다. 
    따라서 월악산은 신라 때 월형산으로 부르다가, 고려 때부터 바뀐 사실을 알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4권 청풍군편에서 ‘월악산月岳山은 군 남쪽 50리에 있다. 신라에서는 월형산이라고 일컬었다. 소사로 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미지 크게보기
    월악산 제비봉 뒤로 능선을 둑 삼아 조성된 충주호가 보인다.
    흔히 월악산 지명유래나 소개를 달과 관련시킨다.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란 지명을 갖게 됐고, 달맞이산행 또한 일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름에 달이 있고, 가장 손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 달과 관련한 전설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전설이나 설화는 그 지역의 주요 산에 대한 지명과 관련한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다. 달이 아닌 다른 데서 유래를 찾을 근거를 암시하는 것이다. 지역 향토사학자들도 달과 관련한 내용 외에는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같은 달 이름을 가진 월출산에서 유래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엿보게 한다. 특히 월출산은 달타령과 같은 노래까지 나와 히트했을 정도였지만 최근 월출산이 달보다는 암벽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월악산 유래에 대한 단서를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알타이 고어나 고구려어에서 ‘달’은 ‘높다’나 ‘산’의 뜻을 가지며, ‘돌’과 그 어원을 같이한다고 한다. 따라서 월출산이나 월악산과 같이 암벽이 돌출한 산은 원래 월과 달을 혼용해서 쓰다가, 즉 월출산·달(돌)출산 혹은 월악산·달(돌)악산 등과 같이 불리다 한자로 표기하면서 ‘月’로 정착된 게 아닌가 짐작하게 한다. 왜냐하면 월출산이나 월악산은 전형적인 바위산이기 때문이다. 두 산 모두 한국의 삼대악산 혹은 오대악산에 포함되는 산이기 때문이다. 삼대악산은 설악산, 월악산, 월출산, 오대악산은 여기에 치악산과 주왕산이 포함된다. 허목의 ‘월악기月嶽記’에서도 월악산을 가리켜 ‘돌로 이뤄진 큰 산’이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월악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 북한산 인수봉과 같은 암석이다. 
    그런데 월악산의 원래 이름은 월형산이다. 월형산은 어디서 나왔을까? ‘형兄’에 대한 근거는 갑골문자형에서 유추할 수 있다. ‘兄’이란 글자는 고개나 머리를 들고 서 있거나, 엉덩이를 들거나 팔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제단에서 축원하는 사람 모습이며, 제사는 장자의 몫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그렇다면 월형산과 영봉이 더욱 맞아 떨어진다. 주봉인 영봉靈峰은 암벽 봉우리 중에서도 우뚝 솟아 신비스럽게 보이며, 운무에 가린 모습은 더욱 장관이다. 따라서 월형산은 돌출한 암벽 중에서도 맏형같이 유독 돋보이고, 그 봉우리 중에 단연 으뜸이 신비스런 영봉이 되는 것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의 대표적인 악산 월악산이 암벽의 위용을 뽐내는 듯하다.
    월악산 옆으로 한반도 최초의 공식적인 길인 죽령과 하늘재가 개통됐다고 삼국사기에 나온다. 또한 마의태자가 누이와 함께 지났다는 미륵사도 있다. 미륵사는 유일하게 북방을 향하는 불상을 지닌 절이었다. 
    산 자체는 여자 산신이 머무는 곳이라 음기가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물이 많다. 산 지형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한다. 충주호에서 올려다보면 여인이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누워 있는 모습이고, 제천 덕산 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의 젖가슴이라고 한다. 덕주사에는 남근석이 3개나 서 있고, 남근석은 산의 강한 음기를 누르려는 민간신앙의 흔적이다.
     
    6월 평균 방문객은 10만 내외. 2018년엔 8만8,182명. 여름 넘어가는 계절의 계곡과 암벽과 어울린 가을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죽령·하늘재·미륵사지 등을 걷는 방문객이 특히 많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