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마운틴 에티켓<7>] 인수봉은 이기적인 욕망 과시의 장인가?

  • 글 신준범 기자
  • 사진 김용기
    입력 2019.06.11 16:59

    암벽등반의 메카인 북한산 인수봉에서 “경치 좋다”는 말보다 더 흔히 듣는 얘기가 “등반예절이 없다”는 말이다. 등반 인구가 늘면서 클라이밍 최적기로 꼽히는 5~6월 주말이면 여간한 바윗길은 한 팀이 아닌, 여러 팀이 동시에 붙어 시비가 생기는 일이 잦다. 
    먼저 바윗길을 선점한 팀이 속도가 느릴 경우, 후미로 오는 팀이 양해를 구하지 않고 추월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먼저 등반을 시작한 팀의 속도가 뒤에서 올라오는 팀보다 느리다면 먼저 가도록 양보하는 것이 예의다. 먼저 등반을 시작했다고 해서 추월을 막는다면 두 팀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 추월하는 팀은 앞 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다. 
    갈수록 등반 속도에만 집착하는 팀들이 늘고 있다. 등반 중 편법을 쓰기 위한 기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조약돌 같은 인공 홀드를 붙이거나 바위를 훼손한 닥터링과 치핑도 볼 수 있다.     
    등반할 때는 자연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 암벽등반을 한다고 해서 워킹을 하는 사람보다 우위에 있거나, 등반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느린 사람보다 계급이 높은 건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도 물려줘야 할 자연이라 생각한다면, 내가 어렵다고 해서 함부로 바위를 훼손해 홀드를 만드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다. 
    사람과 산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사라진다면, 암장은 자기 과시와 이기적인 즐거움을 좇는 힘과 기술의 경연장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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