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주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특집ㅣ<2> 김용하 원장 인터뷰] “한반도 희귀·자생식물 모든 종자 보존할 겁니다”

  • 글 박정원 편집장
  • 사진 강병규 작가
    입력 2019.06.04 20:14

    미세먼지 저감 수종 개발 공급… 숲길·윈터가든 조성 등으로 여름·겨울에도 방문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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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하 원장이 박기남 본부장에게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일차적 목적은 희귀·자생식물 자원의 보존이지만 수목원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자생 야생화축제를 열 계획입니다. 지역민들에게 야생화 묘목을 제공하고 주민들이 잘 키운 후 다시 수목원에서 사들여 전시 판매를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산림청소년수련원이나 산림휴양타운과도 연계해서 지역경제에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생각입니다. 나아가 산지가 70%인 한반도 특성을 고려한 전형적인 ‘산림생태형’ 수목원으로서 2020년에 개원할 ‘정원·도시형수목원’인 세종수목원에 미세먼지 저감 수종을 개발해서 제공하면 이 수종들이 도심숲을 이뤄 미세먼지 저감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와 같이 희귀·자생식물 보존 유지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일익을 담당하고, 도심숲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명실상부 최고의 수목원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진두지휘하는 김용하 초대 원장. 김 원장은 산림청 차장을 마지막으로 30여 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초대 원장으로 지난해 2월 부임했다. 
    김 원장이 부임하고 난 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괄목상대 성장하고 있다. 개원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3일 기준으로 시범 기간이었던 전년 대비 방문객이 91%나 증가했다. 지난 1년 동안 방문객이 22만7,120여 명.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북 봉화에 이 정도의 방문객이 찾았다는 사실은 지역경제에 매우 고무적이다. 직원수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0여 명의 직원 중 상당수는 현지에서 조달함으로써 봉화지역의 가장 큰 공공기관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지역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증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보유수종수도 크게 늘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보유수종은 곧 한국의 희귀종이나 멸종위기종에 가까운 수종들이다. 기후변화에 대비, 한국의 자생종이나 희귀종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보유, 보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지 번식까지 염두에 두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개원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3일 김 원장을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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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하 원장이 인터뷰 하면서 수목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Q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았습니다. 공직생활 이후 맡은 첫 원장으로서 감회가 새롭겠습니다. 
    A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에 와서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많이 안정화됐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드웨어인 직원들이 전부 세팅됐고, 관람객들도 크게 늘었고, 숲길과 정원을 추가로 조성함으로써 더욱 수목원다워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방문자들의 재방문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방문객은 지난해 대비 배 이상 늘어 거의 30만 명에 육박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이 모든 공은 직원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줬기 때문입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야생화축제 열어 지역상생 발전 이끌어

    Q 지난 1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A “수목원을 방문하시는 국민들에게 더욱 만족을 주기 위해 28개의 정원에서 2018년 9월 덩굴정원, 11월 겨울정원, 12월 추억의 정원을 조성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레인보우가든까지 가꿨습니다. 총 31개의 전시원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또한 개원 당시에는 2,002종 385만 본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5월 3일 현재 2,764종 394만 본을 보유해 지속적으로 보유종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수목원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숲길을 새로이 조성하는 등 관람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원 당시 호랑이숲에는 우리, 한청, 두만이 등 백두산호랑이 3마리가 서식했으나 현재 수컷 ‘한’과 암컷 ‘도’가 추가 도입되어 지금은 총 5마리입니다. 방문자들이 다시 찾는 수목원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Q 수목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이나 계획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수목원뿐만 아니라 대개의 기관이나 단체가 초반 성장을 위해서 반짝 노력을 기울여 성장하는 듯하다가 일정시간이 지난 뒤부터는 동력을 못 받아 유명무실해진 기관들을 숱하게 봐왔습니다. 이에 대한 복안은 있으신지요?   
    A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 더욱 좋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백지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할 만한 유인요소를 끊임없이 찾아낼 것입니다. 올해부터 개최하는 백두대간 자생축제(7월 말~8월 초 예정)와 야생화축제(9월 말~10월 초 예정)도 그 일환입니다. 이같은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수목원 단독으로 행사를 치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축제를 개최하면서 지역소득증가에 일정 역할을 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축제가 지속적으로 열리면 자연히 상생발전하는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수목원이 지역거점역할을 하면서 지역에 있는 산림청소년수련관, 산림휴양타운과도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큰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수목원의 고유 기능을 수행하면서 이런 역할들을 하나씩 해가면 수목원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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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하 원장이 수목원의 기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올해 레인보우가든 조성으로 총 31개 전시원

    Q 수목원의 고유 기능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수목원은 주제정원 전시, 교육 및 휴양기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보전을 위해 학술적·산업적 연구를 수행합니다. 지구기후변화,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많은 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는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약국 처방약의 4분의 1은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인데, 많은 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임으로써 치료약물 확보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수목원은 산림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보전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특히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핵심 생태축이자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불릴 만큼 다양한 야생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수목원은 또한 식물분야의 국가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현재 국내 수목원은 58개소로 인구 89만 명당 1개소 수준입니다. 이는 현재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앞으로 더욱 확대 조성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세계 최대 규모를 지향하지만 여러 모로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는 못 미친다. 수목원 수에 있어서 영국은 총 202개소로 인구 34만 명당 1개소이고, 미국은 총 914개소로 인구 36만 명당 1개소, 프랑스는 96개소로 인구 69만 명당 1개소다. 반면 한국은 89만 명당 1개소로 아직 낮은 수준이다. 
    수목원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인 식물 추출물을 제조해서 식품이나 화장품, 의약품, 생활용품 등 용도별 유용성 평가에 대한 표준 시험법을 개발해서 산림생물산업 소재에 대한 활용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산림생물자원 활용 허브 역할은 벌써 성과를 거두는 쾌거를 이뤘다. 복합 효소를 이용한 도라지추출물 제조방법 및 이를 포함하는 항산화, 미백 또는 주름개선용 조성물 기술을 개발해서 헬스밸런스에 기술이전을 했다. 현재까지 특허출원을 6건이나 했고, 5건은 이미 기술이전까지 마쳤다. 수목원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식물추출물을 이용한 기술개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Q 현재 월별 방문객이 어떻게 됩니까? 월별로 들쭉날쭉 차이가 있을 법한데, 이를 개선할 방안은 있으십니까? 또한 선진국의 월별 방문객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입니까? 
    A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은 모든 수목원이 겪는 비수기이므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도 예외 아닙니다. 작년의 경우, 가장 방문객이 많은 달이 10월로 4만889명, 그 다음으로 5월이 3만8,652명입니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12월에는 3,936명, 올해 1월에는 3,778명으로 방문객이 확 줄었습니다. 따라서 여름과 겨울에 방문객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 및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류형 교육·체험 프로그램부터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영국 큐Kew식물원이나 호주 시드니 로열가든Royal Garden은 도심 주변에 있어 연간 방문객이 70만~100만 명에 이릅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봉화에 있지만 올해 거의 3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방문객입니다. 요즘 유럽에서 겨울정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꼭 꽃이 아니더라도 아름답게 보여 줄 수 있는 정원을 말합니다. 숲 색깔과 어울리는 열매나 잎이 떨어진 낙엽수라 할지라도 줄기와 어울리는 잎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조성한 정원이 윈터가든Winter Garden입니다. 윈터가든은 사계절 정원으로서 방문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걸로 기대합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도 봄과 여름의 모습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겨울정원을 조성해서 사계절 내내 방문객이 찾아오는 수목원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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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하 원장이 직접 수목원 조성작업을 하고 있다.

    식물추출물 이용 특허 6건 중 5건 기술이전

    Q 아시아 최대, 세계 최고 수목원을 표방하고 개원했는데, 실질적으로 1년 동안 운영해 본 결과, 가능성이 보였습니까? 
    A “외국의 세계 최고 수목원과 비교하면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규모나 수종 수, 접근성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장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백두대간이라는 한반도 최고 생태자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생식물자원을 확보할 것입니다. 종자 채집뿐만 아니라 200만 점 이상의 종자 저장이 가능한 종자영구저장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에 전 세계 야생식물 종자의 중복 보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사한 성격인 영국의 왕립 큐식물원은 종자의 수집 및 보존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만 1,600여 종의 식물과 4만여 종의 야생식물 종자를 확보했습니다. 큐식물원 시드뱅크의 현재 목표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식물종자의 25%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큐식물원을 필두로 세계 주요 야생식물 보전기관 역할을 하는 수목원들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야생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뉴욕식물원의 경우도 1만 5,000여 종, 아시아의 베이징식물원은 6,000여 종의 야생식물을 수집 보전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연구 및 교육 전시는 각 기관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합니다.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764종의 식물, 3,066종의 식물종자를 확보해 현지 외 보전하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자생식물의 60%에 달하는 식물체 및 종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채집 및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Q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보유하고 있는 희귀·자생수종 현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A “2,764종의 식물체, 3,066종의 식물종자를 현지 외 보전하고 있는 식물이나 종자 중에 유전자원으로서의 잠재적 경제가치가 매우 큰 희귀·특산식물은 생물주권 보호 차원에서도 가치가 높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2019년 현재 228종의 희귀식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전체 희귀식물의 40%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세계식물보전전략GSPC에서는 자국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위협종의 75% 이상을 현지 외 보전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차후 희귀식물 추가 확보를 위해 국내 핵심지역인 백두대간 자생지, 한라산, 울릉도 성인봉 지역의 자생식물을 조사하고, 수집대상의 우선순위 설정 및 수집정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Q 미세먼지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목원에서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입니까? 
    A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미세먼지에 불안을 느끼며,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내년 중순쯤 완공되는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좋은 속성수 식물인 갯버들 6,000본을 증식 양묘해 공급할 예정입니다. 현재 6,000본 중 1,000본을 식재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심형수목원 조성을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식물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좋은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백두대간 구상나무숲이 만들어집니다’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실시해 멸종위기종이면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우수한 구상나무를 국민들에게 알려 관심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세종수목원과 백두대간수목원의 기능은 산림유전자 보호와 보존, 도심형 정원 및 도심숲 조성 등으로 구분되면서 또한 중복되기도 한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좋은 수종이 어떤 것인지, 가로수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실내 정원수로는 어떤 종이 좋은지, 실내 미세먼지 저감에 좋은 수종은 또한 어떤 종인지 등에 대한 연구를 서로 지원할 수 있다. 
    내년 세종수목원이 개원하면 김 원장은 한국수목원관리원 이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한국수목원관리원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세종수목원, 그리고 2026년 개원할 ‘해안생태형’ 국립새만금수목원을 모두 관리한다. 지금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과 겸임 상태. 지난해 5월 개원할 때 인터뷰에서 “한국수목원관리원의 가장 큰 임무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아시아 최대 규모에 걸맞게 내실 있는 수목원으로 발전시킨 뒤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명성을 알리는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역할은 90% 이상 해낸 분위기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역할은 국립수목원의 기본 프레임을 정착시키고 발전방향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주된 관심은 ‘숲의 윤리성Forest Ethic’. 숲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관리하는가이다. 무지막지한 벌목은 나무와 숲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동양의 전통사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수목원 관리는 그의 운명과 같다. 산림청 2인자로서 퇴직한 아쉬움은 있지만 숲과 같이하는 그의 제2의 인생은 어떻게 보면 그 숲, 아니 수목원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보인다. 앞으로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수목원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떤 윤리성을 가질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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