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영월 특집 <1>ㅣ동강 래프팅] 바위 병풍으로 둘러싸인 동강의 祕境 탐사하기

월간산
  • 입력 2019.06.24 21:13
  • 수정 2019.06.25 11: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라연 거치는 문산나루~섭세나루 12km 코스 가장 인기

동강에서 가장 멋진 구간인 어라연을 통과하고 있는 래프팅 보트.
동강에서 가장 멋진 구간인 어라연을 통과하고 있는 래프팅 보트.

영월 동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래프팅 명소로 손꼽는 곳이다. 동강은 뱀처럼 굽이치며 흐르는 물줄기 주변을 높게 솟은 바위 벼랑들이 둘러싸고 있는 특이한 풍광을 자랑한다. 배를 타고 지나가며 동양화 속 세상을 유람하는 듯한 경험이 가능하다. 또한 초보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물살이 잔잔하고 부드러워 누구나 안전하게 래프팅을 체험할 수 있어 인기다. 

여름 레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래프팅은 고무보트를 타고 맑고 시원한 강물 위에서 더위를 식히는 적극적인 피서법이다. 일반적으로 타원형 고무보트에 6~10명이 탑승해 강의 일정 구간을 가이드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여러 명이 호흡을 맞춰 강이나 계곡의 물길을 헤쳐 나가며 자연을 만끽하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아웃도어 활동이다. 

전국에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다. 하지만 영월 동강만큼 큰 인기를 끄는 곳은 드물다. 래프팅에 적합한 천혜의 환경과 뛰어난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즐길 거리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래프팅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서바이벌게임, ATV, 오토캠핑 등 다양한 레포츠 체험이 거의 한 장소에서 가능하다. 올 여름, ‘레포츠 천국’ 영월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작은 여울을 지나며 패들링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작은 여울을 지나며 패들링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장마철 직후가 래프팅 최적기

영월읍 거운리 소재 다섯 개 업체가 공동운영하는 동강래프팅협동조합의 협조를 얻어 동강 래프팅에 도전했다. 먼저 래프팅 시작지점인 문산나루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곳에서 거운리 섭세 강변까지 내려오는 코스는 영월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래프팅을 하며 동강을 상징하는 어라연 비경秘境지대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문산나루에서 고무보트를 들고 강물로 뛰어 들었다. 초여름의 뜨거운 햇볕이 쏟아졌지만 강물은 무척 차가웠다. 아직 완전한 여름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6월 초 진행된 이날 답사에는 협동조합 소속인 동강포도원래프팅 엄정섭 사장과 직원들이 동행해 함께 노를 저으며 힘을 더했다. 

“요즘에 봄 가뭄이 심해 수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물 흐름이 느려져 계속 노를 저어야 전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강은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특히 어라연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비경지대입니다. 특히 여름 장마 직후 물이 맑아지면 최고의 환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는 고무보트 맨 뒤에 앉아
진행 방향을 잡아준다.
가이드는 고무보트 맨 뒤에 앉아 진행 방향을 잡아준다.
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수심이 얕은 편이다. 장마 직후 물이 불어나면 래프팅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 된다.
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수심이 얕은 편이다. 장마 직후 물이 불어나면 래프팅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 된다.

엄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하류를 향해 흘러내려갔다. 물이 고인 듯 조용한 곳에서는 함께 패들링을 하며 속도를 냈다. 문산나루에서 섭세까지는 약 12km 거리로 보통 3시간 남짓 걸린다. 수량이 많아 유속이 증가하면 2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서두를 이유가 없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광을 감상하며 뱃놀이를 즐기다 보면 반나절이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패들을 물에 깊이 담그고 허리의 힘을 이용해 천천히 저으세요.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체력 소모도 덜하고 훨씬 재미있게 래프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래프팅이 시작되니 여유가 생겼다. 출발 직전의 긴장감은 풀어지고 느긋하게 주변을 돌아보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에 손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즐거움도 컸다. 아직 바람이 차서 강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여름에는 래프팅 중 다이빙과 수영은 열기를 식히기 위한 필수 코스일 것이다. 

조용한 물살을 따라 내려가며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멋진 섬들이 나타났다. 동강 최고의 비경지대인 어라연에 도착했다. 짙은 옥색 강물 가운데 떠 있는 세 개의 바위섬이 위풍당당했다. 2004년 명승 제14호로 지정된 곳으로, 예로부터 강물 속에 뛰노는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같이 빛난다 하여 ‘어라연’이라 이름이 붙었다. 어라연은 옛날 선인들이 놀던 곳이라 하여 정자암 또는 삼선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강 래프팅은 강줄기 주변의 환상적인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동강 래프팅은 강줄기 주변의 환상적인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어라연의 바위섬 옆을 통과하고 있다.
어라연의 바위섬 옆을 통과하고 있다.

어라연과 된꼬까리여울이 하이라이트

어라연의 가장 아래쪽 섬에 상륙해 휴식을 취하며 주변 풍광을 둘러봤다.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한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어라연을 지난 강물이 잠시 넓어지더니 하류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흘러가는 물결이 하얀 물보라를 튀기며 요동치고 있었다. 동강 래프팅의 백미인 된꼬까리여울이 나타난 것이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고무보트가 순식간에 여울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비포장도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 같은 심한 흔들림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격동의 시간은 짧고 아찔하게 지나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눈앞에 조용한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뒤따라 내려오는 고무보트를 바라보며 한숨을 돌렸다. 

잠시 뒤 만지나루에 닿았다. 이곳은 만지마을에서 동강 건너 길운마을로 오가는 배가 다니던 나루터다. 예전에 만지나루터에는 전산옥이라는 여인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조양강과 동강을 따라 뗏목을 타고 내려오는 뗏꾼들을 상대로 술장사를 했던 주막집이 있었다. 동강에서 가장 험한 물길인 된꼬까리와 황새여울 등을 지난 뗏꾼들이 만지나루터에 닿으면 숨을 돌리고 목을 축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래프팅 체험객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만지나루를 지나면 강물이 점점 느려져 노를 젓지 않으면 전진이 힘들었다. 부지런히 패들링하다 고개를 드니 멀리 거운교가 눈에 들어왔다. 이 다리 밑의 섭세 강변에서 래프팅을 마치게 된다. 거운교 일대는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동강 래프팅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인근에 펜션과 음식점들이 모여 있어 래프팅과 각종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이곳에서 3시간 남짓한 짧은 동강 래프팅 체험을 모두 마쳤다.  

된꼬까리 여울의 성난 파도를 뚫고 전진 중인 고무보트.
된꼬까리 여울의 성난 파도를 뚫고 전진 중인 고무보트.

동강 래프팅 가이드

동강은 본격적인 급류타기 대상지는 아니다. 강폭이 넓고 물살이 순한데다 여울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사행천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크다. 영월군 동강 래프팅 코스는 문산나루에서 출발해 섭세나루까지 내려가는 12km, 3시간 코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섭세나루에서 별마로천문대입구의 삼옥교까지가는 7km, 2시간30분 코스도 있다. 두 코스를 이어서 하루 종일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동강은 여울이 그리 많지 않다. 어라연 하류 된꼬까리여울, 문산나루 밑의 개족이여울 등이 주의해야 할 곳이다. 그밖에 지역은 비교적 물살이 부드럽고 안전한 래프팅 구간이다. 그러나 쉽다고 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된다. 안전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래프팅 중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동강 래프팅을 즐기려면 전문 업체를 이용한다. 래프팅 체험요금은 구명조끼 등 안전장구를 포함해 1인 3만~4만5,000원선. 동강 주변에 이번 취재 답사를 함께했던 동강래프팅협동조합(033-375-7400~1, www.dgcoop.com)을 비롯해 많은 래프팅 업체가 있다. 

문의 영월래프팅연합회 033-375-0012.

찾아가는 길

승용차는 중앙고속도로 제천IC로 빠져나와 38번국도를 타고 영월까지 간다. 동영월교차로에서 빠져나와 동강터널을 통해 거운리로 접근할 수 있다. 2시간 30분~3시간 소요. 

숙박(지역번호 033)

동강 주변의 민박집이나 펜션을 이용한다. 동강포도원레프팅·펜션 374-8818, 탑스텐 동강리조트(구 동강시스타리조트) 905-2000, 동강유토피아 375-4002, 조은펜션 375-2320 등. 

맛집(지역번호 033)

영월에서 강원도 특유의 토속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산간계곡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송어는 1급수인 차가운 물에서만 자라는 민물고기로 육질이 단백하고 고소하다. 송어의 성분은 단백질 21.2%, 지방 6.6%로, 단백질이 풍부하며 적당한 양의 지방을 가지고 있는 건강식품이다. 청풍가든(373-2411), 어라연송어횟집(375-4242), 무릉송어장횟집(372-8388) 등에서 취급한다.    

곤드레나물밥은 간장 양념만으로 비벼먹는 간소한 상차림이지만, 그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곤드레는 맛이 부드럽고 향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곤드레나물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등의 영양분이 풍부하다. 솔잎가든(373-3323), 산들바람(372-1589), 풍류관(372-8851) 등 전문점이 많다.

옛 시절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 주던 보리밥은 혀끝에 감도는 까칠까칠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으로 최고의 웰빙 영양식이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보리밥에 10여 가지의 푸짐한 산나물을 비벼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 맛이 별미다. 장릉 옆 장릉보리밥집(374-3986)이 유명하다. 

동강에서 즐기는 레포츠 호핑투어

패러글라이딩, ATV, 서바이벌게임, 생태탐사 등 다양한 체험거리

영월 동강에서 여러 아웃도어 활동을 체험하는 ‘레포츠 호핑투어’를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비경지대에서 만끽하는 다양한 레포츠는 특별한 즐거움이 있다. 호핑투어hopping tour의 사전적 의미는 동일 지역에 있는 섬들을 돌아가며 여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강에서는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강 주변에 즐길 거리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패러글라이딩

영월 패러글라이딩은 동강의 절경과 영월 시내를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레포츠로 유명하다. 특히, 2인승 탠덤패러글라이딩을 전문으로 취급해 안전하게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이륙장인 봉래산(별마로천문대)은 국내 최대 높이(해발 800m)인데다 풍향이 일정해 안정감이 뛰어나다. 착륙장은 국내 최대 넓이로 전국의 패러글라이딩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문의 033-373-9111. 주소 영월읍 천문대길 397

서바이벌게임

안전한 전투장비를 갖추고 모의 전쟁놀이를 즐기는 레포츠다. 정해진 복장과 안전장비, 페인트 볼 총을 사용하며 정해진 규칙과 질서 속에서 진행된다. 안전보호용 마스크는 얼굴을 보호하는 서바이벌게임의 필수장비다. 게임 중에 절대 벗으면 안 된다. 페인트 볼은 직경 17mm의 캡슐에 식물성 수성물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체에는 무해하다. 단체 방문객들이 래프팅과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동강 변에 두 곳의 서바이벌게임장이 있다. 문의 동강서바이벌(www.rsakorea.com), 동강탐험대(033-975-1114) 등.

생태탐사

래프팅 보트를 타고 동강 주변의 환상적인 풍광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생태탐사에 발들 들인 것이다.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강 특유의 독특한 생태를 감상할 수 있다. 래프팅 출발지인 문산나루 강변에는 동강할미꽃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다. 동강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잣봉 능선길 주변의 꼬리진달래 군락지 또한 특이한 식생이다. 진달래와 철쭉꽃이 모두 진 다음에 피는 꼬리진달래는 흰색 꽃에 꽃술이 길게 밖으로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ATV

동강에서는 사륜 모터바이크로 가파른 산악지대를 오르내리고 오솔길, 자갈길, 덤불숲 등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동강 주변의 강변코스와 산악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강변을 달리며 동강의 비경을 감상하고, 산을 오르며 대자연과 호흡하는 경험이 가능하다. 안전을 위해 안전장구를 갖추고 반드시 정해진 코스를 운행해야 한다. 과속이나 급회전 등 무리한 운행은 금물이다. 동강 래프팅 업체나 숙소 등에 문의하면 체험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