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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해외 트레킹ㅣ대만 설산] ‘아바타’에서 본 듯한 밀림…

글 사진 이신영 기자
  • 입력 2019.07.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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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산림에 넓게 펼쳐진 숲, 다양한 기후조건으로 이뤄져

밝은 햇살 아래 드러난 흑삼림 숲길은 감동의 길이었다. 이끼에 듬뿍 배어 있던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따라 흘러내렸다.
밝은 햇살 아래 드러난 흑삼림 숲길은 감동의 길이었다. 이끼에 듬뿍 배어 있던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따라 흘러내렸다.

설산雪山(3,886m)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대만에 3,000m 이상 되는 고봉이 무려 293개라고 한다. ‘우리나라 영남지방 면적밖에 안 되면서 이렇게 고봉이 많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대만 최고봉은 옥산玉山(3,950m)이다. 옥산이 제일 높긴 하지만 넓게 펼쳐진 자연 풍광과 아름다운 봉우리들을 보기 위해 설산을 많이 방문한다. 

설산은 태중현에 위치한 설패국가공원에 속해 있는 산으로, 트레킹할 때 국가공원에 허가서를 제출하면 지도 등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등산로는 다섯 가지. 시간과 거리, 난이도 등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맞는 트레킹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높이 때문에 약간의 고산증세가 올 수 있기는 하지만 천천히 걷는다면 편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등산로는 옥산과 같이 주로 오르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보통 등반하기 좋은 계절인 봄과 가을에 많이 찾는다. 특히 냉대, 한대, 온대, 아열대 등 여러 기후 조건이 갖춰져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등산로 입구에서 치카산장~동봉~369산장~흑삼림~권곡~주봉으로 가는 코스(10.9km)를 많이 이용한다. 

등산로 입구부터 안개 속의 밀림을 느낄 수 있다.
등산로 입구부터 안개 속의 밀림을 느낄 수 있다.
369산장까지 5km 남았다는 안내판이다. 설산에는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게 인공조형물이 필요한 곳에만 설치되어 있다.
369산장까지 5km 남았다는 안내판이다. 설산에는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게 인공조형물이 필요한 곳에만 설치되어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올라가는 길이 험난하진 않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인공 조형물은 정말 필요한 곳에만 설치되어 있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안개가 자욱하게 올라온다. 마치 영화 ‘아바타’에서 본 듯한 밀림의 느낌이다. 영화의 장면을 느끼며 2km를 걷다 보면 치카산장이 나온다. 이 산장은 날이 좋을 때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 한다. 그리고 동봉을 오르기 위한 중간 휴게소이다. 

369산장에서 30분 정도 넓은 초지를 지나 올라가야 한다. 검은 부분은 산불로
인해 나무가 사라지고 초지로 변한 곳이다.
369산장에서 30분 정도 넓은 초지를 지나 올라가야 한다. 검은 부분은 산불로 인해 나무가 사라지고 초지로 변한 곳이다.
주봉에서 하산길에 안개가 자욱한
흑삼림을 만났다. 몽환적이다.
주봉에서 하산길에 안개가 자욱한 흑삼림을 만났다. 몽환적이다.
봄기운 가득한 권곡에는 크고 시원스런
고산 철쭉이 많이 피어 있다.
봄기운 가득한 권곡에는 크고 시원스런 고산 철쭉이 많이 피어 있다.

얼마쯤 걸었을까. 열심히 앞사람을 따라 가다보니 전망대가 보인다. 울음고개전망대(3,000m)이다. 전망대에 앉아 설산 주봉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흐린 날씨 탓에 중앙산맥의 장쾌한 모습을 조망할 수 없어 아쉬워하며 울음고개를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 코스에서 눈물의 급경사라고 불리는 구간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안내판에는 ‘앞으로 30분 동안 힘이 들어 눈물이 나올 정도여서 울음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겁을 준다. 30분 정도 급경사를 올라야 한다. 전체 코스 중에 경사도가 제일 높은 구간이다. 

찌푸린 날씨와 하늘을 뒤덮은 구름으로 그 경사를 가늠하지 못하고 걸어 오른다. 중간중간 고사목과 쭉쭉 뻗은 삼나무를 보며 천천히 올라간다. 경치를 보며 걷다 보니 봉우리에 걸쳐진 구름이 장관이다. 약간의 고산증세를 보여 쩔쩔맨 사실도 잊고 감동의 도가니에 빠진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동봉(3,201m)이 나온다. 동봉에 올라서니 저 멀리 369산장이 보인다. 몇 개의 봉우리를 다시 넘게 되지만 대체적으로 평지이거나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약 2km의 산길을 걸으니 해발 3,170m에 있는 369산장이 나타났다. 산장의 뒤에 있는 산의 높이가 3,690m여서 이런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369산장은 식수가 풍부한 편이다. 설산 등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하룻밤 쉬어야 하는 곳으로, 이곳 투숙 정원(106명)에 맞추어 입산을 허가하기 때문에 설산 등행 예약이 쉽지 않다. 

3,886m 설산주봉이다. 구름이 오르락내리락하여 주변 조망이 쉽지 않다.
3,886m 설산주봉이다. 구름이 오르락내리락하여 주변 조망이 쉽지 않다.
일출을 보기 위해 369산장에서 주봉으로 오르고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해 369산장에서 주봉으로 오르고 있다.

369산장 고도가 3,170m이고 정상이 3,886m이니 약 700m 고도를 올라야 한다. 조금만 빨리 걸어도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369산장에서 초지를 지나 30분쯤 걸으면 울창한 삼림지대가 시작되는데 흑삼림이다. 설산 최고의 명물이라 할 흑삼림지대다. 거대한 철삼목들이 대낮에도 컴컴할 정도의 숲을 이룬 지역으로 이 흑삼림만 지나는 데 30분 이상 걸린다. 해발 3,000m가 넘는 산악지대에 이런 큰 나무들을 만나니 신기하고 상쾌함을 느낀다. 9km 지점을 지나고 가파른 비탈을 올라 삼림지대를 통과하면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펑퍼짐한 계곡에 키 작은 나무들과 풍화로 쪼개진 돌들이 어우러진 분지에 이른다. 

봄기운 가득한 권곡에는 잎도 크고 꽃도 시원스런 고산 철쭉이 있다. 하지만 구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아래쪽 경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산장에서 주봉 정상까지 3.9km이다. 주봉에는 향나무류의 고사목들이 오래 된 동물의 뼈처럼 하얗다. 정상에서는 넓게 펼쳐진 첩첩산릉을 볼 수 있다. 정상부를 뒤덮은 철쭉들이 만발하면, 아마 일대 선경을 이룰 것이다. 한겨울 깊은 눈으로 뒤덮였을 때의 풍광이 궁금하다. 정상에 서면 360도로 3,000m대 연봉들을 조망할 수 있지만 답사 당시엔 비가 내리고 구름이 짙어 아쉽게도 주변 조망을 할 수 없었다.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간다. 올라올 때와 달리 내리막은 수월하다. 1시간 40분 정도면 369산장까지 내려가고 다시 치카산장을 거쳐 등산구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면 닿는다. 

샹산전망대
샹산전망대

주변 관광지


샹산전망대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상징하는 ‘타이베이 101’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야경으로 유명한 샹산전망대는 정확히 타이베이의 시그니처 야경을 그대로 구경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딘타이펑
딘타이펑

딘타이펑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선보인 샤오롱바오는 다진 고기를 얇은 만두피로 싸서 찜통에 찐 딤섬이다.

무릉농장
무릉농장

무릉농장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이 농장은 수천 가지의 꽃이 700헥타르에 달하는 땅에 서식해 압도적인 ‘꽃의 향연’을 자랑하는 대만 대표 봄꽃 여행지다. 차 재배지로 유명하다.

쟈오시 온천테마공원
쟈오시 온천테마공원

쟈오시 온천테마공원  

쟈오시는 온천 특구로 유명한 지역이다. 무료 온천공원부터 고급 온천 숙소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란양박물관
란양박물관

란양박물관  

인문과 생태 분야를 중심으로 이란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이곳은 타이완 동부 여행의 기점으로 삼기에 제격이다.

타이베이 유바이크 체험
타이베이 유바이크 체험

타이베이 유바이크 체험  

서울자전거 ‘따릉이’처럼 도시에 따라 ‘유바이크U-Bike’ ‘티바이크T-Bike’ 등 무인 공공자전거 대여 시설이 잘되어 있다. 최초 30분은 무료이거나 10NTD(한화 약 370원) 정도로 저렴하다.

스린야시장
스린야시장

스린야시장  

대만에는 야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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