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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이슈ㅣ케이투 갑질 논란] K2코리아, 대리점에 인테리어 강요 '갑질' 의혹

글 김기환 차장
  • 입력 2019.07.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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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1조 이상 매출 기업이 인테리어까지 강요하며 수익 올리나" 비난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 청원글…K2 측 "협의하에 진행, 강제로 지시한 적 없다" 해명

지난 5월 케이투코리아는 강남구 자곡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지난 5월 케이투코리아는 강남구 자곡동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케이투코리아’가 대리점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케이투코리아 정영훈 대표의 화려한 성공 뒤의 특급갑질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한 달이 지난 6월 20일 879명이 동의를 기록하고 청원이 마감된 상태로, 해당 내용에 대한 당국의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청원글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경우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케이투 대리점주로 추정되는 청원자는 해당 게시글에서 “공급자인 케이투코리아 정영훈 대표는 K2와 아이더 대리점주(대리점 계약 후 5년째)는 반드시 인테리어를 전면 교체하도록 해왔다”면서 “이에 응하지 않은 대리점들은 예외 없이 계약을 해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원인은 “정영훈 대표는 이 행위가 법 위반임을 잘 알고서, 대리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인테리어를 한 것으로 위장했다”며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온 수법을 공개하며, 당국의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케이투코리아 갑질'을 주장하는 청원글. 6월 20일로 청원이 마감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케이투코리아 갑질'을 주장하는 청원글. 6월 20일로 청원이 마감됐다.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 경영활동 간섭 금지’에 따르면 공급업자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의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청원인은 케이투코리아가 이 법 조항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테리어 교체 공사는 평균 3주가 걸리며 수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큰 평수 대리점은 거의 문을 닫거나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동종업계의 회사들은 이러한 인테리어 강요 행위를 중단했는데, 유일하게 케이투코리아 정영훈 대표만이 이러한 일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청원인은 “위탁대리점이기 때문에 대리점주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찍소리 못하고 5년 만에 몇 억 원씩 들어가는 인테리어 요구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며 “불경기로 인건비조차 버거운 상황인데 본사는 말을 듣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해지대리점 옆에 신규대리점을 바로 섭외한다”고 게시글에 밝혔다. 

이어 “대리점주 여러 명이 익명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제기를 시도해 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영훈 대표의 K2와 아이더 대리점주(500개 이상)에 대한 갑질 행위를 고발하면서, 5년 이상 된 대리점들의 전수조사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대리점주들은 “케이투코리아가 1조 이상 매출을 올리는 한국의 대표적 아웃도어업체이면서 대리점을 볼모로 수익을 착취하는 의혹이 짙다”며 “인테리어를 왜 하라고 하는지, ‘인테리어를 안 하면 대리점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조치는 또 뭔지, 이게 다 갑질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리점주들은 케이투코리아가 인테리어 업체와 특수관계에 있지 않느냐는 의혹과 함께 인테리어 강요를 통해 대리점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K2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K2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와 관련해 케이투코리아 측 관계자는 “인테리어 공사는 대리점주와 협의 하에 진행하고 있다”며 “강제적으로 인테리어 전면교체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청원글의 내용을 부인했다. 또한 “보통 운영한 지 5년 정도 되는 매장에서 인테리어를 진행하는데, 상황에 따라 7~8년이 지나도 리뉴얼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본사는 대리점주들과 매년 1~2회 워크숍을 진행하며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면서 “시즌마다 상품설명회가 끝나면 대리점 운영의 고충을 듣기 위해 별도의 간담회도 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내부 망에 대리점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게시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본사 영업사원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 대리점에 필요한 사항과 건의를 접수해 본사로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1972년 창업한 케이투코리아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안전화와 등산화 전문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IMF 사태 이후 국내에 아웃도어 열풍이 불며 종합 등산의류 및 용품 브랜드로 변신에 성공, 현재 아웃도어 브랜드 K2 외에 아이더, 살레와, 다이나핏, 와이드앵글, 케이투세이프트 등 6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케이투코리아는 설립 이후 50년을 지낸 성수동을 떠나 강남구 자곡동의 신축 건물로 사옥을 이전했다. 2018년 전체 매출 규모는 1조5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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